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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야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심지영 옮김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8년 9월
평점 :
한번에 이해하지 못해 두 세번 반복하여 읽은 책, 그러나 그 속에서 단순한 이야기를 발견하며
헛웃음을 짓고야 만 책... 이렇게 책 십이야는 각본이라는 형태와 역사 속 세월이 가져다주는
'의식의 장벽'이라는 높은 장애물에 가로막혀 한동안 허둥대야 했던 책으로 기억에 남는다.
분명 이 책은 단순히 활자를 정독한다는 '부지런함'만으로는 그 참맛을 느낄 수 없다. 그보다
는 먼저 과거 나름 개방적이였던 프로테스단트에게 있어서, 과연 이 작품은 어떻게 받아들여졌
을까? 그리고 크리스마스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그 당시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까지의 장
난을 허용했을까? 하는 많은 물음들이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독자인 '나'를 덮쳤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속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나름 '동성애'의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물론
오늘날의 세상은 그러한 가치에 매우 너그럽지만, 분명 셰익스피어와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에게는 그 한순간의 '일탈'이였다 하더라도 그리 쉽게 흘려 듣기에는 어려웠을것이라는 생각
이 미친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도 이를 웃어넘기는 희극으로 받아들였다. 여자가 남자행세를 하고, 그러
한 여성을 지체높은 귀족처녀가 사랑한다는 이 기묘한 줄거리를 당시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또 웃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이는 단순한 희극의 등장이나,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서의 작
품성을 따지기에 앞서, 당시 시대와 인식의 변화를 일깨워 줄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다는 생각
이 든다.
'쌍둥이로 인해서 발생한 혼란'
각설하고, 이 각본의 이야기는 비교적 단순했다. 풍랑을 만나 헤어진 쌍둥이남매가, 다시 만
나기까지 과정중 '오해'와'갈등' 이 무수하게 만들어지고, 또 교차한다는 이야기가 이 십이야
의 전부라 할 수 있다. 거친 풍랑에 겨우 목숨만을 건진 두 남매는 서로가 살아있다는것을 알
지 못한체 각각의 현실을 받아들이려 한다. 이때 여성인 비올라는 낮선곳에서 스스로를 보호
하기 위하여 남장을 하고, 결국 똑같은사람이 두명이 된 그 환경속에서, 주변 인물들이 이
를 통해 수많은 오해를 하게된다.
이때 가장 극적인 사건은 공작가의 올리비아가 남장의 비올라를 사랑하게 된 것, 그리고 결
국 (오빠)세바스찬과 올리비아가 사랑해 결합하는 순간, 그 남자를 '자신의 하인(비올라)으로
생각한' 올시노 공작이 이에 격렬하게 분노를 표출한 그 순간이다. 그러나 이들의 오해는 곧
풀어지고, 또한 결과적으로 신의 섭리에 따라, 각각의 남.여는 새로운 사랑을 발견해 결합한다
는 '누이좋고 매부좋은 결말'로 이어지면서, 이야기는 그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매듭지어진다.
바로 그렇기에 당시의 시대또한 이를 '유희'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을 고전
이자, 영문학의 자료로 삼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과연 그 가치는 어떠한 것을 전해줄까? 솔
직히말해 나는 이 작품을 희극으로 인식하지도 못했다. 아니... 이미 위에서 언급했듯이 책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야말로 미아처럼 이리저리 헤메이는 과정을 겪어야 했다. 이처
럼 고전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야말로 현대인의 입맛은 중세의 요리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접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인내'라
고 생각된다. 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전집에 도전하고, 또 중도하차하는 이유 또한 그것이 그
저 방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쉽사리 이해하지 못한다는 장애의 탓이크다. 그러니 이는 공부하
고 또 인내해야 한다.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전진하자. 그러면 분명 많은것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