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선 - 인간의 역사 아우또노미아총서 60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 갈무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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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 있어, 소위 대항해시대는 모험과 낭만, 그리고 무한한 호기심과 용기 등과 같이 상당

히 긍정적인 이미지로 통한다.     그러나 점차 유럽사회가 항로개척의 길을 선택하면서부터 가

장 활발하고, 또 큰 이익을 낸 장사는 의외로 후추나 향신료가 아닌 면화, 설탕, 노예 등이 대표

적이였으며, 특히 결과적으로 이것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종과 민족을 아우르는 가장 심각

한 '차별'과 '상식'을 만들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범 인류적 '범죄'

로 생각해도 그리 큰 무리가 없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허나 후세의 인식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이미 노예무역은 '역사'의 사실로서 불변의 위치를 점

한다.   때문에 저자 역시도 중.근대의 자본주의를 설명하기 위하여 노예를 소위 상품으로 표현

할 수밖에 없을 뿐 만이 아니라, 이 책의 제목과 같이 노예선을 주제로 한 많은 역사적 사건과

의의를 설명하면서, 상당히 하드코어한 묘사를 통해 그 심각성을 드러내려 했다.


그렇기에 노예선은 이른바 '노예무역'이라는 소프트웨어와 함께 성장한 '하드웨어' 라고 이해

하면 좋을것이다.   그 증거로 노예무역이 '인기'를 얻음으로서, 당연히 국가와 개인등은 '전문

화' '거대화' 등을 통해 보다 큰 규모의 시장을 형성함과 동시에, '노예를 가장 많이 실을 수 있

는' 선박을 개발하고 건조하는데도 큰 발전을 이룬다. 


이에 쉽게 생각하면 '보통 화물선'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아?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

지만,  이는 어쩌면 가장중요한 것을 간과 한 것이다.   


실제로 노예선 선장이 가장 가지고 싶어한 '선박'은 그저 보통 화물선이 아니다.   먼저 포획한

노예를 많이 실어야 하고,또 보다 빠른 속도를 지녀야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로잡

은 노예들의 저항의지를 꺾는 난공불락의 보안시설과, 유능한 선원들, 그리고 보다 높은 안

정성과 내구성이 보장되어야만 진정 좋은 노예선이라 할 만하다.    그렇기에 노예선은 아마 해

적 다음으로 잔인한 분위기를 지닌 선박이였을 것이다.  이에 기록을 보면, 유럽인들은 '아프리

카 노예'를 거래하면서, 먼저 그들의 저항을 분쇄하기 위하여 모든것을 다한다.


바로 이때 나는 이 책이 주장하는 가장 중요한 교훈을 하나 얻었다. 

*그것은 바로 노예들이 순종적으로 팔려나가는 상품이 아닌 인간임을 다시끔 재확인

하는 것이다.*


책속의 흑인들은 정말 격렬하게 저항한다.   가장 쉽게 생각 할 수 있는 탈출부터 시작해, 선박

의 탈취, 심지어는 무게중심을 바꾸어 선박을 뒤집거나, 화악을 폭파시켜 동반자살을 꾀한 사

건에 이르기까지 그 '저항사'는 무궁무진하다.  그렇기에 선주들은 정말로 할 수 있는것을 다

한다.   구속, 감금, 성폭행, 고문, 협상, 살해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인간의 의지를

꺾게 할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 책표지에 드러난 '설계도' 의 진정한 의의는 가장 효과적인 '적재효율'을 상징하

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인간성을 가장 철저하게 망가뜨릴 수 있는 방법을 상징하는 것이라 이

해해야 한다. 


그래서일까?  이 많은 희생을 발판삼아 유럽사회는 점차 노예매매에 대한 반대의 의견을 쏟아

낸다.   학자, 정치인 일반인, 그리고 일부 상인들에 이르기까지 퍼져나간 '인도주의'   비록

너무 늦었고, 또 뻔뻔하다 생각되는 일면도 있지만, 그나마 그 인식이 떠오름으로 해서, 오늘날

의 상식이 자리잡게 된다.     그러나 혹시 유럽사회가 그 의의를 통하여 '면죄부'를 얻으려 한

다면 독자들은 이에 강력이 비난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이미 내 스스로가 느낀 것이지만, 많

은 사람들은 지금껏 노예들의 불행을 너무 작게 생각하지 않았나 한다. 


거대한 힘앞에 '어쩔 수없이' 굴복하고 유린당한 흑인들


바로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예매매의 상식이다.   그러나 '같이 유린당하고

강점당한' 민족의 후예로서 이러한 단편적인 상식은 그야말로 독과 같은 것이다.   어째서 '나'

는 이러한 상식과는 반대되는 개념을 떠올리지 못했는가?  그리고 이세상의 많은 지식인들 포

함한 일반사람들에게 있어서, '흑인노예 저항사' 는 그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이해되고 있

는가?   이렇게 이 책을 접한 독자들은 그에 대한 정말 깊은 질문과 함께 해답을 발견하는 노력

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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