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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ㅣ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평점 :
나 스스로 명상록에 대한 글을 쓰는것은 이번이 두번째가 된다. 물론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
도, 번역의 완성도와 이를 받아들이는 '나'의 변화에 따라, 과거와 오늘의 감상은 (완전히는 아
니지만) 분명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많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과연 무엇이 있을까?
이에 나는 과거 고대 로마가 가지는 이미지와, 그 국가의 황제인 '저자'가 가진 생각과 이념의
차이를 느끼는 것에서 부터 말하고자 한다.
과거 로마제국은 지중해세계 최대. 최강의 국가로 군림했다. 때문에 고대 로마는 오늘날에
도 영광과, 화려함의 대명사로 알려지고 또 제국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업적과 유적을 남긴 문
명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인간이 이룩한 역동성과 화려함, 웅대함을 증명하
는 존재가 되어있다. 끝없는 영토확장, 스스로 이룩한 '로마시민'이라는 자부심... 그렇기에
로마시민들은 스스로를 '진정한 문명인'으로 인식했고, 또 그에 걸맞는 행동과 문화를 보유하
게 된다.
때문에 당연히 그들을 대표하는 '지도자' 또한 그 '주문'에 걸맞는 행동을 보여주어야 했을 것
이다. 과거 카이사르처럼 (비록 절대자는 되지 못했지만) 언제나 자신만만하고, 주변 국경을
정비함에 있어 로마에 대한 공경심과 공포심을 심어주며, 세상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자질과 성
과를 끝임없이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또 평가받아야 하는 강한 압박을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로마는 시민들에게 '끝없는 즐거움'을 제공해 왔다. 그 유명한 빵과 서커스. 그야말
로 고대 로마의 사회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이 아닌가. 하고 한번 생각해 본
다.
앞서 언급했지만, 이를 종합해 보면 고대 로마는 '현실의 즐거움'이 극대화된 사회를 구축했다
볼 수 있다. 그들은 신을 믿었지만, 이집트인들처럼 불확실한 '보상'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
리고 그리스인들처럼 철학을 통한 '인간의 본모습'을 생각하고 추구했지만, 그들처럼 그 이상
의 (내면의) 발전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실제로 고대 로마가 자랑하는것은 '현실의 삶'
과 민접한 가치에서 발전된 것들이다. '행정' '기획' '군사' '법률' 이들 모두가 볻 행복한 삶을
위하여 만들어진 일종의 보호장치가 아니던가?
허나 그러한 가치를 지닌 나라에서 '명상록'이 만들어지고 '아루렐리우스' 라는 인물이 등장한
것은 매우 특이하다 생각된다.비록 저자 스스로의 가치에 머무를 수도 있지만, 그의 글에서 보
여지는 가치는 오히려 고대 그리스와 현대인들이 공감하고, 납득 할 수 있는 수준을 보여준다.
그는 먼저 겸손을 말한다. 그리고 내면의 진정한 휴식처를 말한다. 거기에 더하여, 죽음을 통
한 인생무상의 가치를 말하고, 더 나아가 사회에 만연한 지나친 명예욕과 욕망에 제동을 거는
듯한 자기주장을 펴고 있다.
조금 과장하자면 오늘날 '내려놓기 연습'의 선구자 라고 해야 할까?
허나 정작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을 처음 접할때 '지도자의 자질' 을 키워주는 필독서라 쉽게 오
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물론 그 이유에는 '세계의 지도자가 선택한 필독서' 라는 요란한 광고
의 탓이 크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라도 읽게 된다면, 결국 독자는 기대한 것과는 다른 새로운
가치에 눈을 뜰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