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스튜어트 터튼 지음, 최필원 옮김 / 책세상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죽음과 환생을 숫자로 나타낸다면 어떤 숫자가 어울릴까요?

묘하게도 이런 주제를 다룬 영화나 스토리를 보면

자주 7이란 숫자가 나와요.

예를 들면 이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1가구 1자녀 ‘산아제한법’으로 태어나서는 안 될 일곱 쌍둥이 자매가

하나의 이름으로 일주일에 단 하루씩만 외출이 허용되는 삶을 살다가

갑자기 '월요일'에 해당되는 먼데이가 나가서 돌아오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다뤄요.

사실 이 영화는 환생, 죽음이라기보단 반복된 일상, 일주일을 말하는 거라

일곱 쌍둥이가 나오는 거죠. 맞아요. 반복...

이 영화 <7번째 내가 죽던 날>은

이번 책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과 맞닿는 부분이 많아요.

아리따운 샘은 남자 친구와의 달콤한 데이트, 끝내주는 파티까지

완벽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그날 밤,

차 사고로 목숨을 잃게되요.

하지만 그 다음부터 매일 자신이 죽던 날 아침이 반복되요.

7번째 죽을 때까지 반복...

신기하요. 반복되는 ‘오늘’, 7번째 반복되는 죽음에 갇힌 이야기.

맞아요. 이 책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도 이런 반복된 오늘에 갇힌 이야기에요.

그럼 그냥 위에서 말한 영화나 보면 되는거 아니냐구요? 아네요.

이 책은 거기 더해서 특별한 장치가 있어요.

놀라운 장치...

저도 이 책을 보기 전이라면 그냥 전에 본 영화의 아류작 정도로 생각했을텐데,

막상 책장을 넘겨서 읽기 시작하니 생각지 못한 이야기로 흘러가서 깜짝 놀랐어요.

다른 영화나 책들은 주인공이 동일한 나이, 상태, 동일인으로 다시 반복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면서 반복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반면에,

이 책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은

어떤 살인사건에 연루된 주요 등장인물들의 몸을 바꿔가면서 계속 반복되는

특별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하드캐슬 가족과 손님들.. 스태프 들.

귀하를 이 미로와 같은 블랙히스 하우스의 가장무도회에 초대합니다^^

 

예를 들어 살인사건에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A, B, C, D, E가 있다면

처음에 죽을 때 A였다가, 다음 날 깨어나면 B의 몸이 되고, 또 그 다음 날은 C이 몸이 되고

다만 의식은 동일한 사람의 의식이에요.

의식은 동일인이지만, 매일 주변 사람들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 주인공.

동일한 살인사건을 맞이하고 살인을 막기 위한 노력들.

죽을 힘을 다해 단서를 찾고 비밀을 찾아내려는 이야기들이 숨가쁘게 펼쳐져요.

게다가 이 소설이 더 심장 쫄깃한 것은

다른 소설이나 영화처럼 1인에 포커스가 맞춰진게 아니라

몸이 옮겨다니는 의식의 1명이 아닌 여러명이고,

그 중 가장 먼저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해답을 먼저

찾는 사람만이 이 끝없는 저주받은 반복의 미로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거에요.

영화 쏘우 시리즈가 생각나네요.

저주받은 게임. 게임에서 이기는 것은 단 한명.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해야 하는 게임의 법칙.

어제의 상대방의 몸이 오늘의 내가 되고

오늘의 나의 몸이 내일의 상대방이 되는...

 

첫째 날. 깨어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둘째 날. 다시 새로운 몸, 주변 사람으로 깨어나면서 다시 이야기기 시작되고.

 

셋째 날. 이 저주받은 게임의 희미한 단서를 주는 덩치 큰 남자의 등장.

넷째 날. 새로운 몸, 호스트로 옮겨와서 다시 새로운 탈출구를 찾는 하루

 

재미있는 건 이렇게 순차적으로 날짜가 흐르다가도

다시 둘째날(계속)처럼 앞뒤의 이야기가 병행해서 입체적으로 진행이 되네요.

그래서 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이 있어요.

일단 이 책은 재미가 있네요. 매 회 정신없이 빨려들어가서

결국 밤 새면서 정주행을 해서 전 편을 다 보게 만드는 미드 같은

사람을 빨아들이는 읽는 재미를 주는 신박한 소설이에요.

일곱 번째 내가 죽던 날 같은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보셨다 하는 분들은

이 책도 정말 너무 좋아하실 것 같아요.

스토리가 넘 재미있는데 구체적으로 서명을 쓰게 되면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일부러 스토리는 자세히 적지 않았어요~

이 책을 한 마디로 한다면?

"숨막힐 듯한 미드같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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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영화 보셨나요?

그 원작을 쓴 작가로 알게 된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 미스테리 소설의 거장이라고 해요.

뭐 잘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저처럼 책을 통해서 이런 작가가 있구나 하고 알게 되는 경우도 많을 것 같아요.

제목이 좀 신선해요.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이라니.

꼭 작가 자신같은 직업을 패러디한 느낌 같아서 더 오싹한 느낌이 들어요.

책 뒷표지에 절대 대중교통에서 읽지 말 것!이라고 쓰여 있어요.

그만큼 몰입도가 뛰어난 소설이라는 거겠죠?

이 책은 총 8편의 단편 추리소설이 묶어있는 책이에요.

다 다른 이야기지만 하나의 공통된 주제가 있어요.

바로 제목에서 이야기한 '추리소설가'가 나온다는 것이죠.

그 중 재미있던 몇 편을 소개해보려고 해요.

세금대책 살인사건은 베스트셀러가 없는 어떤 작가가

어느 해에 꽤 대박을 터뜨려 수입이 늘어서 발생하는 무지막지한 세금 때문에

발생하는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에요.

세금과 살인. 미스터리. 뭔가 묘하죠?

살인적인 세금 이야기는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도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더 섬찟하네요.

예고소설 살인사건도 특별히 재미있던 부분이에요.

음... 우리가 아는 예고소설 이야기는 뭐가 유명할까요?

약간 데쓰노트 분위기가 나는 스토리라고나 할까요.

데쓰노트는 누군가 죽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어떤 특별한

노트에 써넣으면 그 일이 일어나서 그 사람이 죽게된다는 이야기였죠.

이 예고소설 살인사건도 그런 비슷한 소재로 보이지만,

정말 반전을 거듭하는 묘미가 있어요. 작가의 천재성이 보이는 단편이에요~

마쓰이는 스크랩을 받았다. 신문 가사는 작았다.

사회면 구석에나 실렸으리라,

하지만 마쓰이는 그걸 읽고 흠칫 놀랐다.

제목은 "간호사 교살 사체 마쓰도 병원에서"였다.

"재밌지?" 엔도가 싱글거리며 말했다.

"자네 소설 제1회에 나오는 상황과 아주 똑같아.

우연의 일치겠으나 이런일도 있나 싶었네. 신기해."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p.166, 히가시노 게이고>

고령화사회 살인사건은...

치매에 걸린 추리소설 작가 때문에 일어나는 에피소드에요.

이 책을 쓰신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올해로 만 62세로 나오네요.

아직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나이지만, 추리소설 작가가 치매에 걸려서

조금씩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상상하고 쓰신 소설 같아요.

어쩌면 추리소설 작가의 골치아픈 현실을 패러디해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구요.

무언가 대반전을 기획해내야 하고, 작품 하나 하나마다 짜릿한 추리의 결과로

범인이 잡혀야 하고, 뭔가 자극적이어야 하는 골치아픈 현실이요.

이 책을 쓴 저자가 추리소설 작가라는 사실이 이 각 단편의 추리소설가 주인공과 뒤섞이며 현실과 상상이 하나로 이어지는 묘한 느낌이 들어요. 작가로서 직업적인 고민과 스트레스가 이 책의 소재로 쓰인다고나 할까요?

오기는 목소리를 더 낮췄다. "내용은 이대로 좋습니다. 바꿀 건 하나도 없죠. 다만 현재 두 줄로 그리고 있는 것을 세 줄로, 세 줄로 표현한 것을 네 줄로, 이런 식으로 조금씩 늘리면 됩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그렇게 하면 전체적으로 상당히 매수가 늘어날 겁니다."

"그럼 너무 늘어지지 않을까"

"괜찮습니다. 요즘 독자들은 장황한 소설에 익숙합니다.

그보다 독자는 단가와 분량에 더 신경을 씁니다. 어차피 2천 엔을 내고 책을 살 거라면 긴 작품이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p.202, 히가시노 게이고>

참신한 소재가 많아 흥미로워요.

위에 인용한 '장편소설 살인사건도' 뭔가 웃픈 현실을 반영해요.

독자들이 같은 값이면 양이 많은 장편소설을 선호한다는 가정을 깔고 쓰여진 내용이에요.

뭔가 무게를 달아서 파는 물건처럼, 책 조차 그런 식의 무게달기로 사람들의 선호를 받게된다는 것이

소재인데 우습기도 하고 뭔가 짠하기도 하고, 요즘 사람들의 독서습관이나 책에 대한 선호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하는 같기도 하네요^^

마감떨이 세일, 옷을 kg당 달아서 파는 것처럼.

책도 분량이 많을 수록 혼신의 역작으로 마케팅이 되고, 많이 쓴 사람이 승자가 되는 출판계의 세태를 통해

더 많이 늘이기 위한 작가의 처절한 노력. 넘 참신한 것 같아요^^

전에 공포영화를 패러디한 코믹 패러디 <무서운 영화>가 떠오르는 작품.

막 슬래셔 무비처럼 무지막지한 살인마가 사람들을 다 죽이는 그런 식이 아닌,

뭔가 수트를 입은 점잖은 사람이 교묘한 방식으로 특정 상황에서 살인을 하는 그런 느낌의

살인사건들이 이 책에는 나타나요.

이 책을 보니 작가가 단순한 추리소설을 써내려 가는 것이 아니라,

완숙한 추리소설 작가로서 작품들을 비틀고 그 속내를 현실과 버무려서

우리앞에 또 다른 신선한 느낌으로 요리해서 내놓는 느낌이에요.

추리소설의 추리소설? 이런 느낌?

약간 시니컬한 느낌의 추리소설,

꽤나 매력적인 느낌, 새로운 느낌의 추리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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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명화 - 그림 속 은밀하게 감춰진 인간의 또 다른 본성을 읽다
나카노 교코 지음, 최지영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보이시나요?

저는 왜 이 책 리뷰의 첫 사진을 작품 일부 클로즈업 사진과 전체 작품 사진을 같이 넣었을까요?

그 답은 천천히 아래의 리뷰에서 설명해드릴께요^^

이번에 리뷰할 책은 그림 읽어주는 여자로 유명한 작가 나카노 교쿄님의 새 책 '욕망의 명화'랍니다.

미술 책이 이렇게 흥미진진해도 되나요?

이 책 '욕망의 명화'는 완전 추리소설같기도 하고 오싹하기도 한 이야기라 진심 놀랐답니다!

이 책은 총 5개의 욕망과 욕망의 끝으로 나누어 미술작품을 소개하고 있어요.

1. 사랑의 욕망, 2. 지식의 욕망, 3. 생존의 욕망

4. 재물의 욕망, 5. 권력의 욕망, 6. 욕망의 끝

여러분은 자신이 어떤 욕망이 가장 강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모두가 조금조금씩 다 비슷하게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책 표지를 장식하는 관능적인 작품은 바로 앵그르의 <그랑드 오달리스크>에요!

얼굴만 클로즈업한 모습과 전체 작품을 비교해보면 또 다른 느낌이 있어요.

배경의 희미한 어둠, 짙푸른 커튼, 베개와 침대 커버의 청회색, 하얀 시트, 값비싼 보석 등이 내뿜는 냉랭함을 줄무늬 터번, 다갈색 양가죽, 공작 깃털 부채 그리고 피가 통하는 여체의 온기가 누그러뜨린다...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 기다란 물 담배, 제각각 재질이 다른 직물들이 만들어 낸 주름 등 소품들이 전부 진짜라고 착각할 정도로 완벽히 그려져 그림 속 여인의 몸이 기묘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한참 후다. 기묘하달까 이상하게 기분이 꺼림직하달까...

나카노 쿄고의 <욕망의 명화> p42

작가가 알려주는 놀라운 비밀이 있어요. 놀랍게도 이 여인의 몸은 몸체와 팔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요. 척추뼈가 보통 사람보다 다섯 개나 더 많게 그려졌다고 해요.. 앵그르의 미학적 설계가 들어갔다고 해요. 마치 비늘없는 흰 뱀처럼 여체를 신비하고 요염하게 그려내기 위해서. 당장이라도 보는 사람을 휘어 감을 듯이요.

이렇게 모든 작품들의 놀라운 비밀들을 하나 하나씩 알려주니, 전에 무심코 보았던 명화 한 점 한 점이

다시 살아나서 욕망과 어우려져 움직이는 것을 느껴요. 살짝 소름끼치기도 하고... 이런 느낌이라니...

그냥 명화에 얽힌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겠지 라던 제 선입관은.. 몇 장 넘기지도 않아 무너지고

쫄깃한 심정으로 바쁘게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요. 몰입감이 상당한 책...

 

다음 잠시 소개드릴 작품은 반전의 명화, 외젠 들라크루아의 <격노한 메데이아>에요..

이 부분 보다 소름이 돋았어요. 여러분은 이 그림이 어떤 장면을 그린거라 상상되시나요?

나쁜 사람에게 아이들을 지켜내려는 강인한 엄마의 모성애?

하지만.... 이건 완전한 반전이 있어요... 날카로운 단검의 그 불길한 징조를 나타내죠.

남편 그리스의 영웅, 금발의 이아손.

그림의 여인은 그의 아내 메데이아에요.. 작품 이름은 <격노한 메데이아>에요.

이아손은 메데이아를 저버리고 자기나라 여인과 정식 혼인을 하죠.

복수에 눈이 번 메디이아는 이아손을 가장 아프게할 죽음보다 더한 괴로움을 줄 결심을 해요..

바로... 아이손과 자신이 낳은 두 사랑하는 아들을...해치려는 계획...

엄마의 품에 안겨있는 아이들은 두려움에 가득차 있어요.

이렇게 그림의 배경을 정확히 알고나면 그림이 완전히 다르게 보여요. 무서울 정도의 반전...

작가는 이렇게 단순히 자신의 느낌만으로 그림을 볼 때 어떤 오류가 생기는지에 대해서도 말해줘요~

치밀한 계산으로 그려진 메디이아의 눈가는 어둡게 그늘졌지만, 자세히 보면 부릅뜬 두 눈에 광기에 찬 분노로 핏발이 서 있다. 이성도 모성도 모두 사라졌다. 잡히기 전에 어서, 빨리, 이 아이들을 처리해야 한다! 엄청난 피를 흘리게 되리란 예감은 강한 색채로 드러난다... 치맛자락에도 붉은 안감이 피의 강처럼 물결치고 있다. 이아손이 황급히 도착했을 떄 아이들은 이미 싸늘한 주검이었다.

나카노 쿄고의 <욕망의 명화> p.19

 

이 강렬한 눈빛을 한 이 작품의 제목은 뭘까요?

바로 일리야 레핀의 <볼가강의 배 끄는 인부들>이란 작품이에요.

이 작품은 제3장 생존의 욕망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작품이에요.

러시아의 대표 화가 레핀은 어느날 강가를 산책하다 소나 말처럼 배를 인력으로 끌고 있는 인부들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요. 볼가강에서 그려낸 이 극한 노동에 대한 고발적인 작품으로 세상에 이름을 날리게 되요.

레핀이 초상화가여서 더 생생하게 얼굴 하나하나의 모습을 더 실감나게 그려냈다고 하네요.

달관한 듯 보이는 초로의 남자, 가슴께 벨트를 저도 모르게 잡아당겨 떼려고 하는 젊은이, 배를 끌면서 여유롭게 담배를 피우는 남자, 얼굴을 뒤로 돌려 배 간판에 진 치고 있는 고용주를 노려보는 남자, 그저 온몸으로 절망을 발산하는 남자...

그림 앞에 선 사람은 러시아의 비참한 현설 한복판에 내동댕이쳐질 뿐만 아니라, 인부 한 명 한 명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해 곱씹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우리와 같은 인간임이 뼈에 사무치지 않을 수 없다.

이 그림이 명작이 이유다.

나카노 쿄고의 <욕망의 명화> p.102

책을 읽다보니 왜 작가님이 오랜 기간동안 일반인들에게 미술작품 소개로 사랑받아 왔는지 짐작이 가네요.

이 책에는 더욱 흥미진진 가슴 쫄깃한 26점의 작품과 생생한 이야기들이 가득차 있어요.

제가 이번 리뷰에서 언급한 작품은 총 26점 중 고작 3개 작품밖에 되지 않지만,

소개안한 나머지 23개의 작품의 숨은 이야기들은 제 리뷰보다 더 흥미롭고 다채로우니 놓치면 안될 것 같아요!

하나하나 작품마다 넘 흥미로워서 다 소개하고 싶지만, 나머지 이야기는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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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을 씁니다 - 엄지로 글 쓰는 시대 X 가장 강력한 무기
히키타 요시아키 지음, 백운숙 옮김 / 가나출판사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글을 잘 쓰려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까요?

글쓰기를 도와줄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요?

글쓰기에 목마른 사람들을 위해 나온 책이 있어 소개해봅니다. ^^ 리뷰쓰는 저부터 꼭 필요한 책이네요.

사람들은 긴 글을 싫어해요.

중딩인 첫째 딸도 식탁위에 신문을 잘 안봐요~

신문 좀 보라고 하면 건성으로 헤드라인 위주로 슬쩍 읽고 가버려요.

모든 활자체의 스마트폰화가 되었다고나 해야할지...

긴 글의 시대는 막을 내렸어요.

각자 지금까지 보았던 가장 긴 장편, 대하소설이 어떤 것이 있는지 떠올려볼까요?

전 아직 태백산맥도 못보았고... 기억나는 건 영웅문 같은 대하 무협소설만 떠올라요;;

감각적인 시대.

이 시대의 글쓰기는 광고 카피 같이 짧고 굻어야 해요.

이 책은 일본 작가가 쓴 책이에요. 일본 사람들 특유의 장인정신이 깃들여 있어서

이런 OOO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책으로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되어 있어요.

1장. 문장력은 요약력으로 판가름 난다.

2장. 글의 골격은 단단하게 세워라.

3장. 글의 인상은 한끗 차이다.

4장. 단순에 시선을 사로잡는 글쓰기 훈련법

5장.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상황별 글쓰기

2016년에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에서 연설했다. 연설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74년 전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갠 아침, 하늘에서 죽음이 내려왔고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아름다운 서사시 같다. 하지만 여기에는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속내가 숨어 있다. 감추고 싶은 사실, 말할 수 없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서 세상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천재 스피치라이터 벤로즈 미국 전 대통령 부보좌관의 재능이 유감없이 발위된 하이드 문장이다.

짧은 글을 씁니다. p37. 지킬문장과 하이드 문장

이 책에는 글쓰기를 위한 효과적인 팁들이 많이 나와요.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할께요.

1. 세 가지 중 베스트 원 찾기

- 무언가를 설명할 때 그 자체로 특색이 밋밋하다면 가상의 2개와 비교하며 특색을 강조하는 방법

2. 지킬 문장과 하이드 문장 찾기

- 행간에 숨어있는 뜻을 찾아내는 능력은 지킬박사와 하이드 처럼, 지킬 문장과 하이드 문장을 찾는데 있어요.

3. 요약문을 40자로 정의하기

- 모든 대화, 회의, 이야기를 40자로 요약하는 훈련을 수시로 하기

4. 말풍선으로 사람을 움직이기

- 말풍선같은 감각적이고 직관적인 글

5. 무엇이든 타이틀 붙여보기

- 모든 것에 특별한 제목을 붙여서 브랜드 만들기

지인 집에 놀러 갔을 떄의 일이다. 역에서부터 곧게 뻗은 길을 따라 쭉 걸었다. 주변이 논이어서 하늘이 한층 넓게 느껴졌다. "매일 이 길을 걸어서 출퇴근하려면 보통 일이 아니겠다"고 지인에게 말했더니 "이 길을 푸른 하늘 활주로라고 불러. 이 길을 따라 쭉 걸으면 하루 종일 날 수 있을 것 같거든"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말을 듣고 별다를 것 없는 시골길이 하늘로 이어지는 활주로처럼 보였으니 신기하다. 이름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짧은 글을 씁니다. p.53>

작가님이 예로 든 '푸른 하늘 활주로'처럼 저도 빅워크 앱에서 지어준 '걸음여행'이라는 단어를

매일의 만보여행에 이름붙여주고 있어요. 만보는 너무 직설적이고 딱딱한 느낌이 있는데, 걸음여행이라고 하면

정말 일상의 걷기가 특별한 여행처럼 느껴지는 마법이 생기거든요. 전 작가가 말한 이름의 힘이 바로 이런 것과도

같다고 생각했어요.

여러분들은 평소의 습관에 어떤 특별한 네이밍을 해주고 싶나요?

각종 모임들에 그런 특별한 이름을 붙여주면 모임도 오래가고 꾸준히 유지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하니,

지금 지인들과 하는 모임들이 있다면, 특별한 이름을 붙여주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요?

사실 저도 이 책 리뷰를 하면서 책에서 제시한 몇 가지 팁을 써보았답니다.

예를 들어 첫 문장에 클라이맥스를 넣어서 환기를 시키라는 내용(이걸 어쩌란 말인가?)와 같은

그런 느낌을 주기 위해 리뷰의 첫 문장을 "글을 잘 쓰려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까요?"라고 적어보았답니다.

배운 건 바로 써먹어야 맛이지 않나 해요. ^^

또 생각나는 팁은 접속사를 쓰지 말기. 주어를 의식적으로 지우리는 거에요.

접속사를 일부러 쓰지 않으면 읽는 사람에게 호기심을 안겨주고 글을 끌고 나가는 데 집중시킬 수 있어서에요.

주어를 의식적으로 지우라는 것은 주어가 나오는 FM문장은 좀 고리타분만 문장이 될 수 있어서에요.

이 책에서 배운 것을 40자로 요약해본다면 어떨까요? 저는 이렇게 썼어요.

"이 책은 전통적 글쓰기가 아닌 스마트 시대 사람들에게 요약된 짧은 글을 써내려가는 힘을 길러주는 실천서'?

이제 저도 회의를 하거나 할 때 장황한 이야기들을 40자로 요약해보는 훈련을 해봐야 겠어요.

 
 

짧은 글 중의 대표주자는 아마 댓글일 것 같아요.

저는 댓글을 좋아해요. 댓글은 가벼움 속에 따스함이 있어요.

짧은 댓글이 상처를 치유하고, 심장을 파고들 때가 있어요.

짧은 글을 쓴다를 짧게 리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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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 수의사가 되고 싶은 수의사의 동물병원 이야기 김야옹 수의사의 동물병원 이야기 1
김야옹 지음 / 뜻밖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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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를 하기 전에 고양이 이야기를 잠깐 할께요.

얼마 전부터 딸아이가 고양이에 푹 빠졌어요.

길냥이들을 보러 다니고, 고양이카페에 가자고 사정을 해서 같이 몇 번 가고.

혹시나 마주칠 길냥이들을 위해 추르 간식과 사료, 밥그릇까지 사서 가방에 들고다니기도 하고요.

전 사실 고양이에 대해 애정이 별로 없었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같이 다니면서 보다보니

저도 고양이에 같이 호감이 생기더군요. 까칠하지만 가끔씩 곁을 내주는 그 모습이 매력있어요.

사실 제게 고양이가 심쿵하게 다가온 계기는 고양이 카페보다

어느 비오던 여름날 서울대공원에 갔을 때에요.

코로나19로 실내동물원은 폐쇄되서 별로 볼 수 있는 동물이 없어서

사람들이 없었고, 게다가 그 날은 비도 오락가락해서 정말 사람을 찾기 어려운 날이었죠.

사람이 없으니 리프트도 운행을 안하고 있었는데, 리프트 표를 사면서 부탁드려서

저희를 시작으로 리프트가 운행할 정도였으니, 정말 조용한 동물원이었죠.

근데 고양이 한마리가 데크에서 쉬고 있다가 우리 뒤를 졸졸 따라와서

앉자 강아지처럼 제 무릎에 올라와서 누워서 눈을 감고 핧아주고.

넘 사랑스럽고 한참을 자고? 있어서 어디도 못가고 꼼짝않고 저희도 냥이와 함께

동물원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그런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해준 고양이에 대한 책. 특히나 작가님의 이름에

김야옹이라고 쓰여 있어서 이 책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목도 너무 따뜻하고. 일러스트도 넘 따스하고.

이 책은 한 눈에도 동물을 사랑하는 여린 수의사님의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더군요.

목차는 크게 3개로 되어 있는데,

1. 사연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2. 그래서 우리가 매일매일리 즐거운 거군요.

3. 아픈 너를 끝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에요.

첨엔 귀여운 고양이들 사진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던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가...

중간 중간 책 곳곳을 뜨겁게 적시는 김야옹 수의사님의 동물을 진심으로 아끼고

아파하는 마음을 가슴 깊숙히 느낄 때마다, 넘 벅찬 느낌에 책을 잠시 덮었다가

다시 읽고 또 덮었다가 다시 읽기를 반복했어요.

그냥 동물을 귀엽다는 정도로 생각했던 가벼운 제 생각이 참 부끄럽기도 하고,

이런 분들이 정말 수의사를 해야 동물들이 행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또 늦그막?에 수의사 공부를 시작해서 이 길을 걷게 된 김야옹님의 노력하시는 삶에

뭉클해지기도 했구요. 저도 대학을 2번 나와서 전공을 바꿔서 취업하느라 남들보다

나중에 출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얼마의 자신을 초월한 노력이 필요한지

조금은 알고 있어요.

야옹님의 수의사 도전기.

수의사가 되고 싶은 수의사라는 야옹님의 자기소개가 어찌나 가슴에 와 닿는지요.

 

수의대 이야기와 수의사가 되기 위한 고군분투 시절이야기는 3장. 아픈 너를 끝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에 잘 나와있어요. 막연하게 수의사를 꿈꾸는 친구들이 있다면, 김야옹님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수의사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다시 새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봐요.

김야옹님은 정말 따뜻한 분인것 같아요. 정말 자신이 좋아서 나이먹고 수의사의 길로 들어선 분.

책을 읽다보면 정말 소명, 천직이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요. 이렇게 수업시간에 눈물을 흘리며 실습을 가르치는 그 정성. 누구라도 온전히 그 감정을 느끼며 배운다면 정말 어떤 맘으로 동물들을 치료하고 보살펴야 하는지 가슴으로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변을 보지 못해 죽을 뻔했던 고양이 미루. 항문에 손을 넣어서 치료하는 성스러운 손길..

책 속에 정말 수많은 감동적인 사연들이 있지만...저는 길냥이 동글이 이야기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수영을 좋아하시는 김야옹 수의사님. 그냥 운동만 신경쓰며 다니실 수 있는데도,

수영장 근처 배수구에 갇히게된 아가 길냥이의 존재를 알게된 후 밤낮으로 구조방법을 생각하시게 되요.

119도 배수구나 너무 좁아서 구조를 포기한 절망적 상황. 곧이어 닥칠 장맛비에 배수구에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절박한 상황. 온종일 고민하던 야옹님의 기막힌 아이디어로 동글이는 배수구에서 극적으로 구출되게 되요.

이 부분은 꼭 책을 보시고 자세한 내용을 읽으시면 좋겠어요. 정말 감동적인 부분이라 뭉클했답니다.

길위에 달리는 치와와를 구출하기 위해 몸을 날려서 구한 이야기도 감동적이에요.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동물을 구하려는 그 마음, 그 이후 왼팔이 아파서 힘들어 하시다가

또 다른 선행을 베풀고 다시 좋아지시게 되요. 그 선행, 도움을 준 생명체가 정말 신기한 데요.

궁금하시다면 책을 보시면 됩니다. ^^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가 되서 참 다행스러워요~

동물 관련 일을 하면서 느낀점 'No.2'

안타까워하기만 하면 아무 일도 안 생긴다.

인생도 그렇지만, 동물 관련 일을 하며 더욱 느끼게 된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있기보다는 '뭐라도 해야 뭐라도 된다'는 것.

사연 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맞아요. 보통 사건사고가 나면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옆에 많지만, 그건 아무 소용이 없죠.

소리지르거나 울기보다 전화기를 들고 119를 불러주는 뭐라도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아무 것도 안하고 있기보다 뭐라도 해야 뭐라도 된다는 말, 항상 기억해야 할 것 같아요.

 

박쥐란 애칭을 가진 아이에 대한 이야기도 여운이 많이 남아요.

2AM의 죽어도 못 보내란 가사를 인용한 김야옹 수의사님.

그 가사를 적어주신 마음에 그 따뜻함에 가슴이 뜨거워지네요.

책을 읽으면서 정말 정말 동물을 직업이 아닌,

생명 대 생명으로 측은지심, 사랑을 손에 담아

영혼으로 가슴으로 치료를 하시는 분이 김야옹 님이라고 생각되었어요.

항상 돈이 되지 않는 치료를 도맡아서 힘들게 사실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했고, 더 잘되시길 그래서 더 많은 사연많은 귀여운 환자들이

김야옹 수의사님의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수의사의 길을 택해주신 김야옹님의 따스한 생명존중의 맘을 담아갑니다.

따뜻한 울보 수의사, 김야옹님을 리뷰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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