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스튜어트 터튼 지음, 최필원 옮김 / 책세상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죽음과 환생을 숫자로 나타낸다면 어떤 숫자가 어울릴까요?

묘하게도 이런 주제를 다룬 영화나 스토리를 보면

자주 7이란 숫자가 나와요.

예를 들면 이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1가구 1자녀 ‘산아제한법’으로 태어나서는 안 될 일곱 쌍둥이 자매가

하나의 이름으로 일주일에 단 하루씩만 외출이 허용되는 삶을 살다가

갑자기 '월요일'에 해당되는 먼데이가 나가서 돌아오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다뤄요.

사실 이 영화는 환생, 죽음이라기보단 반복된 일상, 일주일을 말하는 거라

일곱 쌍둥이가 나오는 거죠. 맞아요. 반복...

이 영화 <7번째 내가 죽던 날>은

이번 책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과 맞닿는 부분이 많아요.

아리따운 샘은 남자 친구와의 달콤한 데이트, 끝내주는 파티까지

완벽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그날 밤,

차 사고로 목숨을 잃게되요.

하지만 그 다음부터 매일 자신이 죽던 날 아침이 반복되요.

7번째 죽을 때까지 반복...

신기하요. 반복되는 ‘오늘’, 7번째 반복되는 죽음에 갇힌 이야기.

맞아요. 이 책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도 이런 반복된 오늘에 갇힌 이야기에요.

그럼 그냥 위에서 말한 영화나 보면 되는거 아니냐구요? 아네요.

이 책은 거기 더해서 특별한 장치가 있어요.

놀라운 장치...

저도 이 책을 보기 전이라면 그냥 전에 본 영화의 아류작 정도로 생각했을텐데,

막상 책장을 넘겨서 읽기 시작하니 생각지 못한 이야기로 흘러가서 깜짝 놀랐어요.

다른 영화나 책들은 주인공이 동일한 나이, 상태, 동일인으로 다시 반복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면서 반복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반면에,

이 책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은

어떤 살인사건에 연루된 주요 등장인물들의 몸을 바꿔가면서 계속 반복되는

특별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요.

하드캐슬 가족과 손님들.. 스태프 들.

귀하를 이 미로와 같은 블랙히스 하우스의 가장무도회에 초대합니다^^

 

예를 들어 살인사건에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A, B, C, D, E가 있다면

처음에 죽을 때 A였다가, 다음 날 깨어나면 B의 몸이 되고, 또 그 다음 날은 C이 몸이 되고

다만 의식은 동일한 사람의 의식이에요.

의식은 동일인이지만, 매일 주변 사람들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 주인공.

동일한 살인사건을 맞이하고 살인을 막기 위한 노력들.

죽을 힘을 다해 단서를 찾고 비밀을 찾아내려는 이야기들이 숨가쁘게 펼쳐져요.

게다가 이 소설이 더 심장 쫄깃한 것은

다른 소설이나 영화처럼 1인에 포커스가 맞춰진게 아니라

몸이 옮겨다니는 의식의 1명이 아닌 여러명이고,

그 중 가장 먼저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해답을 먼저

찾는 사람만이 이 끝없는 저주받은 반복의 미로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거에요.

영화 쏘우 시리즈가 생각나네요.

저주받은 게임. 게임에서 이기는 것은 단 한명.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해야 하는 게임의 법칙.

어제의 상대방의 몸이 오늘의 내가 되고

오늘의 나의 몸이 내일의 상대방이 되는...

 

첫째 날. 깨어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둘째 날. 다시 새로운 몸, 주변 사람으로 깨어나면서 다시 이야기기 시작되고.

 

셋째 날. 이 저주받은 게임의 희미한 단서를 주는 덩치 큰 남자의 등장.

넷째 날. 새로운 몸, 호스트로 옮겨와서 다시 새로운 탈출구를 찾는 하루

 

재미있는 건 이렇게 순차적으로 날짜가 흐르다가도

다시 둘째날(계속)처럼 앞뒤의 이야기가 병행해서 입체적으로 진행이 되네요.

그래서 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이 있어요.

일단 이 책은 재미가 있네요. 매 회 정신없이 빨려들어가서

결국 밤 새면서 정주행을 해서 전 편을 다 보게 만드는 미드 같은

사람을 빨아들이는 읽는 재미를 주는 신박한 소설이에요.

일곱 번째 내가 죽던 날 같은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보셨다 하는 분들은

이 책도 정말 너무 좋아하실 것 같아요.

스토리가 넘 재미있는데 구체적으로 서명을 쓰게 되면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일부러 스토리는 자세히 적지 않았어요~

이 책을 한 마디로 한다면?

"숨막힐 듯한 미드같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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