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본주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개인의 이윤추구를 인정하는 것이죠.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란 논리를 들지 않더라도 자유 시장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처음엔 획기적인 경제체제인 것같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하나둘씩 발생하였습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자본주의에 대한 맹신과 선입견을 깨보고자 하는 의도로 집필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장하준 교수는 결론에 적었다시피 자유 시장주의를 배격하고 정부의 규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거나 정리해놓은 책이 아니라 장하준 교수가 옳다고 생각한 생각들을 기반으로 논리를 전개해나가고 있는 책입니다. 그러다보니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장하준 교수가 모든 것을 다 아는 신도 아니고 그저 경제학에 대해 일반인에 비해 잘 아는 인간일 뿐이기에, 그의 생각이 100% 옳거나 틀리거나 할 수는 없습니다. 장하준 교수가 제시하고 있는 통계치나 근거가 장하준 교수의 성향에 유사한 연구소에서 발표한 것이라는 점 또한 이 점을 명시합니다. 통계라는 게 입맛대로 바꿀 수 있는 마법의 숫자이기 때문에 누가 가지고 노느냐에 따라 결과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저자가 자유 시장주의의 맹신을 깨버려야한다고 지적한대로 이 책 또한 맹신하거나 불신하기보다는 자본주의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또다른 생각을 정리한 책이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가령, 저자는 인터넷이 전보에게도 지고 있다는 근거로 메시지의 전달속도로 비교를 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만을 보면 기존에 비해 2500배 빨리 전달하는 전보가 5배 기껏해야 100배 빠른 인터넷보다 월등한 발전이라고 칭하게 되지만, 이 전달 속도 비교가 과연 적당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과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순도를 50%에서 60%로 10% 높이는 일보다 99%에서 99.9%로 고작 0.9% 높이는 작업이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수학 성적을 0점에서 50점 올리는 일보다 90점에서 95점 올리는 게 몇 배는 더 힘든 일입니다. 단순히 기존보다 몇 배 빨라졌다는 숫자로 발전의 정도를 판단하는 건 너무나 안이한 생각입니다. 또한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해 옛적엔 없었던 직업이 생겨났을 뿐더러 인터넷과 시존의 제조업을 접목시켜 수많은 수익을 창조한 예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가 자유 시장주의의 맹신과 정부 당국의 허술한 규제와 감독으로 인해 벌어진 것이라는 데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인간이 100% 선함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규제와 법칙이 필요할 겁니다. 문제는 그 규제의 정도와 범위일 겁니다. 그 규제를 만드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