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추파춥스 키드
최옥정 지음 / 문학의문학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제대로 이별하고 싶어요. 이별의 형식 말이예요. 영화에서 본 것처럼.”

 
난 제대로 이별해 본 적이 있었던가?
흠...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참 좋기는 한데 항상 내 사랑의 기억까지도 되살려주어서 힘이 들때가 있다. 제대로 이별하고 싶어하는 여자 주인공의 대사를 읽으면서 나의 이별이 어땠는가를 생각해보니 딱히 생각나는게 없다.
우리 헤어져! 라고 말해놓고는 후회와 미련을 반복했을 뿐.

20대의 평범한 취업준비생 희수와 운명 같은 만남으로 시작된 남자 대희의 사랑.
아직은 어느 것 하나 완전하게 자리 잡지 못한 불안한 20대의 남녀였기에 애당초 사랑 또한 불완전 할 수밖에 없던 것일까?
평범하게 사랑할 것 같던 그들은 어딘가 모르게 자꾸 어긋나는 묘한 불협화음을 내고 담담하게 그런 생활을 즐기는 대희와는 달리 희수는 점점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어느 날, 대희는 아무말 없이 홀연히 사라져 버리고 희수는 그런 대희를 찾으려 애쓰는데 나에게는 서로가 가진 상처가 꽤나 아픈 듯 보였다.
사랑하는 남녀가 이별하는데서 오는 아픔보다는,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각자의 상처가 너무 커서 서로의 아픔을 찾아보고 보듬어주는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같이 있지만, 마음은 어딘가를 배회하는 듯한 쓸쓸함을 나는 매번 느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사랑이 끝나간다.

하루 아침에 감쪽같이 사라진 남자를 찾아 일본까지 쫒아간 여자를 보며 나는 말했다.
참 바보 같네.
그냥 잊어버리지..
처음부터 해피앤딩의 결말은 없을거라는 걸 여자는 알았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끝까지 그의 손을 잡으려 했던 건 어쩌면 정말 그 사랑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이지 않았을까?
그녀에게 납득할 만한 “끝맺음”이 없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건 불완전한 사랑을 다시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대희를 만나지 못한 그곳에서 이제 정말 끝을 내겠다고 생각한 여자는 낯선 인연에게 말한다.

“나를 한번 안아주고 등을 쓰다듬고 마지막으로 내 손을 꼬옥 잡아주세요.”라고.
 

바로 이 순간 그녀는 자신의 방식으로 상처와 조우하고 따뜻한 위로를 받게 된다.
이제 그녀는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말하고 싶다.
사랑했으니까 아파도 괜찮다고.
그리고 당신은 그런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도 이제는 알고 있으니 앞으로 더욱 사랑하라고 말이다.
당신의 자리에서 또 다른 달콤한 추파춥스를 기다려 보라고.
그렇게 당신의 자리에서...

“그동안 행복했고 우리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는 거라고 말해주세요. 그리고 그 손을 놓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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