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월든 (일러스트 에디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정윤희 옮김 / 오렌지연필 / 2025년 6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국내 최초로 그림과 함께 읽는 ‘월든’의 일러스트 에디션이다. 정윤희 번역가님의 유려한 번역으로 월든의 완역본이 독자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 소로의 자연주의적 삶을 표현하는 글과 그림들이 함께해있어 월든 호수로 독자를 데려다준다. 해질녘의 부엉이와 토끼, 물고기, 통나무집 등 숲의 풍경을 담은 그림이 깊은 상념으로 가득하며, 소로의 호흡이 담긴 ‘월든’이 펼쳐진다.

소로는 청년시절에 실험적인 월든 호수에서의 생활과 자연에 대한 명상을 일기로 쓰면서 ‘월든’은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불멸의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여전히 새롭고 생생한 영감을 주고 있다. 톨스토이, 법정스님, 마하트마 간디처럼 후대에 존경을 받는 분들에게도 소로는 많은 영향을 주었고, 지금 나도 월든 호숫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에서 소로가 소개하는 ‘월든’은 낮이 밤처럼 고요하고, 숲의 새들이 친구처럼 소로 주변에 둥지를 틀었다. 호숫가는 숲으로 뒤덮여있고 인적이 드물었다. 명상과 폭풍우와 올빼미를 좋아하고, 숲에서 태양과 바람, 계절이 주는 활력을 누렸다. 3천평의 땅에 콩을 심고, 새벽에 일어나 맨발로 일하여 발에 물집이 잡혔다고 한다. 오전에 독서와 글쓰기를 하거나 호수에서 헤엄을 치고, 가끔 마을로 가서 세상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이 책에서 월든의 생활을 소개해주고 있다.

‘월든’의 첫 주제는 ‘경제’다. 직접 통나무집을 짓고, 농사일을 하면서 자급자족의 2년 2개월을 살았다. 이때 소로는 현대 사회의 물질 만능주의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삶의 본질을 탐구하였다. 이 책은 자연에 대한 문장이 매우 아름답고, 현대사회의 소비를 추구하는 삶에 대한 비판과 함께, 무엇을 위해 살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소로는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생필품과 사치품은 꼭 필요한 것도 아니며 '인류의 진보에 걸림돌이 된다'고 말한다.(p.29)
소로는 ‘월든’을 통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 보다 단순하고 간소한 삶의 원형을 보여주었다. 자연의 본질에 다가갈수록 행복이 있으며, 내게도 삶의 방향을 제시해준다.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를 마음에 새기고, 또 발견할 수 있었다. 소로의 삶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지 그 이유가 매우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소로의 글이 너무나 맑고,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을 느낀다.
마치 내가 ‘월든’에 살고 있는 것 같다. 호수와 숲의 향기가 코끝에 느껴져 온다. 월든이 내게 특별한 것은, 소로가 직접 숲에서 집을 짓고 밭일도 하고, 호수에 앉아 내면의 사색을 즐기고, 자연 그대로의 소박함을 경험하면서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월든 호수는 왕관에 박힌 빛나는 보석과도 같다!’ 찬란한 대자연 월든 호숫가에서 자연으로의 회귀를 통해 인간의 행복을 보여준 소로가 2백년이 지난 지금도 내 마음속에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월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