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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세밀화가가 사랑하는 꽃 컬러링북
송은영(보태니컬 아티스트 미쉘)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21년 7월
평점 :
<식물세밀화가가 사랑하는 꽃 컬러링북> 보태니컬 아티스트 송은영 작가의 컬러링북은 마치 갤러리의 직품을 감상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 컬러링북은 식물세밀화 요소를 기본에 담고 있으면서, 플라워 페인팅을 할 수 있어 무척 흥미로웠다. 저자의 첫 작품 ‘보태니컬 아트’가 식물세밀화의 백과사전과도 같았다면, 이번 신간은 쉽고 친밀하게 꽃과 식물 등 자연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컬러링북에 대한 예상을 뛰어넘어 작품집 같기도 하고, 대중적인 취향에 맞춰져 쉽게 채색하면서 즐거운 컬러링이 되었고, 한편으로는 실력도 높일 수 있는 배움의 시간이 되었다.
이 컬러링북은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데, 커버가 두 개(수선화, 아가판서스)가 있고, 독자의 그림으로 커버로 활용해 볼 수 있다. 180도로 펼쳐지면서 사철 제본이 노출되어 멋스럽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자의 30가지 꽃그림의 컬러링 도안이 두 가지 버전이 있다는 점이다. 첫 도안은 펜선이 드러나 있어서 쉽게 채색할 수 있고, 두 번째 도안은 독자가 라인을 따라 드로잉을 하거나 자연스런 채색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인 것 같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식물들을 관찰하고 그리는 식물학과 예술이 결합된 보태니컬의 심플한 매력이 담겨있는 컬러링북이다.
그림을 보면서 따로 도안을 그려볼 수도 있었다. 펜선으로 스케치를 하면, 펜화가 형태를 잡아주면서 컬러링이 자유롭게 잘 이루어질 수 있다. 편집과 디자인의 노력, 컬러링북의 다양한 새로운 시도는 독자에게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저자의 모든 그림이 단순히 예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닌, 헤아릴 수 없는 펜 자국이 지나간 흔적에서 경외감을 느꼈다. 깊은 몰입과 생각을 품고 피어난 듯한 장미꽃(p.84)과 클레마티스(p.18) 꽃양귀비(p.90)를 마주할 때 얼마나 치열한 성장과 변화가 있었는지, 생명의 무한한 경이를 마주 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작은 잎사귀들, 열매들, 꽃송이들, 허브들, 리스, 꽃다발, 크리스마스 식물들까지 다양한 색채의 식물세밀화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되었다. 색연필로 채색과 드로잉, 플라워 페인팅을 하면서 도안을 활용해볼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서 활용도가 매우 높았다. ‘영국 보태니컬 아트 협회(SBA)’의 정식멤버인 송은영 화가가 그린 아름답고 클래식한 꽃 컬러링북을 만날 수 있어서 이 여름이 행복하다. 활짝 핀 꽃송이와 세밀한 잎들을 감상하고 컬러링을 해볼 수 있는, 멋진 친구 같은 컬러링북과의 만남으로 한동안 설렘이 계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