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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남기지 않기 - 아잔 브람의 위빠사나 명상 강의
아잔 브람 지음, 지나 옮김 / 불광출판사 / 2018년 3월
평점 :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는 호흡관법을 통한 위빠사나 명상 강의이다. 저자는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로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알려진 불교의 수행승으로 아잔 브람 스님이다. 2018년 세계를 움직이는 100인에 저자가 포함되었다고 한다. 붓다의 초기의 가르침이 거의 그대로 전승되어져온 남방불교의 수행법을, 디지털이 주도하는 현대인의 다양한 삶의 방식에 알맞게 이해하기 쉽도록 소개하고 있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 내용을 펼쳐보기 전에 제목의 의미를 새기게 된다. 책을 펼치지 않고 제목만으로도 깊은 사색으로 안내해주는 것 같다. 이 책에 새의 비유가 나온다. 두 날개의 무게 외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않는 것이 명상을 시작하는 기본자세일 것이다. 자신을 지탱하는 영성의 두 날개는 빛(마음챙김)과 따뜻함(자애로움)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Anapanasati(아나빠나사띠 안반수의); 들숨과 날숨에 대한 마음챙김(호흡관법). 붓다가 가르친 명상법 가운데 호흡을 통해 집중과 통찰을 함께 닦아가도록 고안된 수행법. 이 호흡관법은 몸, 감각, 마음, 법의 4념처를 16단계의 관찰을 통해 점진적이고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의 상호과정을 충분히 탐구해 해탈에 이르게 한다고 한다. 저자는 이 호흡관법을 현시대와 현대인에 적합하게 현실적이고 실제적으로 주석하였다는 생각을 한다.
1. 숨 (호흡수행 1단계~4단계) ; 몸에 대한 관찰(身) ;신체에 나타나는 숨에 대한 알아차림이다. 첫 단계로서 움직이는 마음을 그저 바라보라!
2. 고요한 숨 (호흡수행 5단계~8단계) ; 감각에 대한 관찰(受) ;모든 감각과 느낌에 대한 관찰의 단계이며, 고요해진 호흡을 통해 행복감을 느낀다.
3. 마음의 빛, 니밋따 (호흡수행 9단계~11단계) ; 마음에 대한 관찰(心) ;니밋따는 마음에 나타나는 빛이다.
4. 선정(禪定;호흡 수행 12단계) ; 니밋따가 더 안정되고 밝아지는 상태라고 한다.
5. 위빠사나의 지혜(호흡수행 13~16단계) ; 법에 대한 관찰(法) ; ‘들숨날숨 마음챙김 경’에서 이 단계는 지혜(통찰지)에 대한 것이다. 호흡수행의 이 마지막 네 단계가 위빠사나 수행이다.
수행이나 명상에서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 마음을 놓아버리고 고요히 머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천 겹의 꽃잎을 가진 연꽃’ 비유는 매우 아름답다. 아마도 마음의 차원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아침에 빛과 따뜻함이 지상에 퍼지면 꽃잎은 서서히 피어난다. 그처럼 수행이란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열리게 놓아둠’이라는 것을 저자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은 개인의 수행에 알맞게 적용할 수 있는 삶의 수행서라고 말하고 싶다. 16단계의 호흡관법에 토대가 되는 것이 바로 ‘숨’이다. 알아차리기 전에는 숨을 인식하고 있지 않지만, 지금 여기에 깨어있도록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복잡한 현대를 살면서 중요한 것이 넘쳐나는 이때에 자신의 호흡에로 회귀의 시간을 자주 갖는다면, 붓다가 전 생애를 통해 인류에 남겨놓은 수행법이 내면으로 인도하는 길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책이 안내해주는 호흡법을 숙지하고 따라해 본다면 삶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먼저 저자가 수행하는 법을 제시하고 있는(p.16) 마음챙김을 갖추고 자리에 앉아 호흡을 의식하는 동안 마음이 한결 고요해지고, 마음과 몸에 대한 알아차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명상의 시작에 머물러 있는 단계이다. 명상을 어렵다고 느끼지만 초보자의 마음으로 자주 고요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이 책은 무척 친절하고 아름다운 비유들로 호흡관으로 이끌어준다. 일상에서 마음, 호흡을 주시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보려고 한다. 책의 한 단어, 한 문장의 의미를 생각할 때가 많아서 단숨에 읽기보다는 조금씩 사색하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명상 안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