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숲을 보다 - 리처드 포티의 생태 관찰 기록
리처드 포티 지음, 조은영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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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숲을 보다>는 1년동안 숲을 관찰하고 기록한 숲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런던 자연사 박물관에서 고생물학자, 과학저술가로 활동한 저자 리처드 포티가 박물관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각 계절을 겪어내는 숲의 일상을 이 책에 담고 있다. 자신이 경험한 사계절의 자연이 주는 기쁨과 변화와 숲 그 자체를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저자가 박물관에서 한 생애를 거의 다 보내다시피 골몰해 있었던 것처럼, 현대인들도 디지털이 주도하는 삶을 살면서 자연과 멀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저자가 숲에서 다양한 생명체들을 만나고 관찰하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성장하고 숨쉬고 공존하면서 이 세상이 존재하고 있음을 숲 체험을 통해 알려준다. 가끔 삶에서 벗어나 숲이나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많은데, 바쁜 일상에서 책을 통한 간접적인 체험을 하기 위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의 순수한 감성과 과학자로서의 사명감으로 모든 생명체들을 호기심으로 들여다보는 모습을 닮고 싶고, 숲의 묘사는 경이롭기까지 하였다.

 

이 책 속에 소개된 숲은 전형적인 영국의 너도밤나무 숲이다. ‘그림다이크 우드’라는 지명을 가진 약1.6 헥타르의 180그루가 넘는 나무숲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요정 같은 보랏빛 블루벨이 땅의 표면을 차지하고 있는 저자의 소유 숲인데, 책을 읽으면서 4월의 꽃향기가 책에서 흘러나오는 느낌과 숲을 소유한 사람에 대한 부러움이 가득했다. 요즘의 경제적 관념은 재산을 소유하는데, 저자는 하늘과 대지와 무수한 나무와 꽃들, 갖가지 생명체들을 관찰하기 딱 좋은 숲에서 자신의 재능을 쏟아 붓고, 또 책으로 결과물을 세상에 내어놓은 저자의 친절함이 매우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에서 숲을 보다>는 다양한 시각으로 숲을 바라보고, 관찰하고, 숲을 공유하는 동물과 새, 식물과 꽃들과 균류들의 다양성을 일지로 남겨 이 책을 통해 1년 주기의 숲을 보여준다. 4월에서 다음 해 3월까지의 숲의 모습은 빛의 움직임, 계절의 순환, 탐험과 생명체들, 그리고 저자의 마음을 벅차게 했다고 한다. 저자는 숲을 ‘자연이 설계한 숲 속 대성당’이라고 표현하고, 4월의 숲에 내리는 봄비와 빛과 너도밤나무 낙엽들을 통해 숲의 냄새를 독자에게 전해주는 듯 했다. 5월은 꽃의 계절이 돌아와 숲 바닥 전체가 수천수만의 꽃송이로 가득하고, 고사목 통나무를 탐험하는 무수한 생명체들을 볼 수 있었다. 6월은 나방 이야기로 숲의 여름이 시작되고, 7월은 무한으로 쏟아지는 빗줄기를 묘사하고 있다. 숲이 그리워지고 숲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마다 이 책을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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