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말해 경제학은 희소한 경제적 자원을 활용하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과 관련된 학문이다. 따라서 희소성(scarcity)과 선택(choice)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학의 본질을 형성하게 된다. 만약 어떤 자원이 희소하지 않다면 구태여 최선의 활용방법을 선택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물질적 욕망을 넉넉히 채워 주고도 남을 만큼 풍부하게 존재하는 자원은 거의 없다. 이렇게 한정된 자원만을 갖고 사는 우리의 경제생활은 끝없는 선택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떤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있는데도 이를 포기한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우리의 모든 선택은 반드시 어떤 대가를 요구한다는 뜻이다. 합리적 선택이란 여러 선택가능성 중 가장 작은 대가를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합리적 선택을 위해서는 각각의 선택이 요구하는 대가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이 선택의 대가를 경제학에서는 機會費用(opportunity cost)이라는 개념으로 나타내고 있다. 어떤 것의 기회비용이란 그것을 선택함으로 말미암아 포기할 수밖에 없는 많은 선택가능성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보유하고 있는 가치를 뜻한다.
<미시경제학> 5~6쪽, 이준구, 법문사
사람들은 완벽한 세상을 추구한다. 그러나 저마다 가지고 있는 완벽한 세상의 모습은 다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이상을 가지고 있다. 이상은, 현실과 만났을 때 다양한 반응을 불러온다. 누군가는 자신의 이상이 현실 속에서 타협과 공존이 가능하다고 여긴다.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이상은 이 현실 속에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 반응들 속에서 사람들의 행동이 결정되고, 위치가 생긴다.
위치라는 것을 굳이 둘로 나눠본다면, '현실의 큰 틀은 유지하되, 세세한 부분을 보완해 가면 점차 완벽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와, '현실의 큰 틀 자체가 가장 큰 문제이니, 새로운 틀을 만들어 지금의 것과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을 것이다. 각각의 위치는 저마다의 이상이 현실과 부딪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모두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느 위치에 서 있다 해도, 그곳엔 갈등은 존재한다. 현실을 보수하려는 자들의 위치에서라면, '현재의 틀에서 어떤 것을 버리고 어떤 것을 유지하는가'와 같은 갈등이 생긴다. 새로운 것으로 바꾸려는 자들의 위치에서도, '새로운 틀에서는 어떤 것이 필요하고 어떤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라는 갈등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고민은 정말로 치열하다. 세상은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사용을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상을 현실에서 주장하기 위해서는, 위치에 대해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자신의 위치에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 없이 이상만을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공허하고 덧없는 소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