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철학 - 직업적 인간을 넘어 일이 있는 인간으로
박병원 지음 / 판미동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오히려 기성세대는 지난 세월동안 이것을 당연한 사회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이미 맥이 다 빠져버린 것 같습니다만, 이제는
덩달아 코흘리개 아이들부터 청년층까지 아직 한번도
누려본적 없는 갑에 대한 열망, 마치 아메리칸 드림과도 같은
갑에 대한 강렬한 꿈을 품고있는듯 하며, 이것이 우리사회발전의
커다란 걸림돌이자 무거운 짐으로 작용하고있다고 보여집니다..."
나는 박병원님께서 저술하시고 <판미동>에서 펴낸 이책
<일철학>을 꼼꼼히 읽다가 윗글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보통 직업을 갖는 이유는 어려서부터 여러 이유를 대며
이야기해왔지만
우리가 직업을 갖고 일을 하는 것은 <자아실현>
이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이야기해왔다.
자신의 자아를 진정으로 실현시키는 것...
그것은 자신이 사람으로 태어나 진정 원하는 것을 하고
진정 그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도 실현시키고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데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리하여 경제적 부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고 그것부터
내세우는 것은세속적인 것으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책은 우리가 왜 일을 하고 직업을 갖는 것인지
자신의 일이 그사람에게 얼만큼 의미가 깊은 것인지
일에도 철학이 있다는걸 철학에도 일이 있다는걸 전제로
찬찬히 이야기해주시고 있다.
그런데, 이책에서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단 하나의 걸림돌이 있다면 그것을 <관료의식>이라고
칭하면서 이는 철밥통으로 대변되는 관료사회뿐만아니라
이나라를 이끌어갈 청년세대에서도 나타나고있다고
지적하고있다.
그러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다수가 <공무원시험>에
올인하는 것도 그러한 관료의식의 한단면으로서 제시하고있는데
나는 이렇게나 <관료의식>이 심각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되었고
동시에 이것이 이나라를 이끌어갈 청년세대에까지 은연중에
만연돼있다는데 충격받기도 하였다.
사실 제2의 빌게이츠,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고
노벨 화학상, 물리학상에 도전하는 그러한 젊은이들이
많이 나와야 그사회가 생동감있고 잘굴러가는 사회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건 너도 나도 7. 9급이나 경찰직, 법원직 등
공무원시험에나 준비하고있다니 이 나라의 미래가 참으로
한심스럽게 생각하고있는 사람중 한사람이다.
이러한 <관료의식>에 젖은 젊은이들이 <공무원시험열풍>
으로 이어지고있으니 몸은 청년이어도 마음은 늙은 쉰세대가
되버린다는 냉정한 평가가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어린아이들부터 청년층까지 <관료의식>에 젖고 기성화되어지기
시작한 것은 연예인 광풍 즉, 스타병이 시작이었다.
그후 왕따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고 성인들에게까지 번져나간
현상 즉, 키 180cm이하는 <루저>라는 소위 <위너 루저>담론까지
나왔다.
그러다가 어느 우유회사에서 시작된 <갑질논란>은 백화점에
온 모녀고객이 직원들을 무릎꿇리고 밀치기도 한 현상까지
벌어져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번져가고있다.
이것은 직업엔 귀천이 없고 서비스직업에서조차 직원과 고객은
평등하다는 생각이 확고히 자리잡고있는 네덜란드같은
나라에서는 상상조차할 수 없는 일이다.
네덜란드사람들의 직업에 대한 그러한 생각은 서비스업
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어 가게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저는 지금 바쁘니까 다른 직원에게 물어보세요!>라고
대답한다니 이건 우리로서는 전혀 상상이 안가는 현상
이기까지 하다.
아무튼 <판미동>에서 펴낸 이책 <일철학>을 찬찬히 읽어보니
임금노예로 살 것인지 일의 주인으로 살 것인지 또 일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고 어떤 자세로 일을 해야하는지 잘설명해주셨다.
그리하여 이책에서는 苦, 集, 滅, 道 등 네개부문 322쪽에 걸쳐
행복과 자아실현을 가능하게할 진정 사람다운 일이란 무엇인지
담담한 필체로 잘설명해주셨고 나도 이에 흥미롭게 잘읽었다.
따라서, 이책은 나는 왜 일을 하려는가 나는 왜 직업을
갖으려는가 의문인 분들은 물론 자신이 해야하거나
하고있는 일에 어떤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며 살 것인지
궁금하신 분들께서도 꼭한번 읽어보실 것을 권유드리고싶다...
지금도 생각나네...
자기가 원하는 방식대로 자기자신을 다 갖추고 완성시키기란
어렵다고 하시면서 들려주시던 다음의 말씀이...
"오로지 관계에 대한 무한한 애정, 자기 삶에 대한 무한한
헌신성이 있어야 그 길(道)이 끝까지 유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