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스며든 오래된 장소, 스케치북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
엄시연 글.그림 / 팜파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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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하라! ..."

 

전태일열사가 산화한 동대문 평화시장...

 

나는 엄시연님께서 저술하시고 <팜파스출판사>에서 펴낸

이책 <스케치북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을 읽다가 그 동대문

평화시장있었던 명보다실에 대한 설명을 읽다가

전태일열사가 산화하면서 외쳤던 윗말을 읽고 더욱

깊은 울림을 받았다...

 

8평정도의 작업공간에 30여명이 모여 분주하게 옷을 만들어내던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작업장...

높이도 3m밖에 되지않은 곳을 2층으로 나눠놓아 일하는 동안은

허리를 구부리고 다녀야해서 다락방공장이라고 불리었던 그곳...

잠이 안오게하는 정체모를 주사를 맞아가며 사흘밤을 새우는

어린 여공들로 가득찼던 그곳... 

점심시간에도 아침에 싸온 도시락통위에 수북이 쌓인 먼지를

걷어내고작업대위에서 밥을 먹었던 그곳...

 

분명 1960년대 후반 70년대초의 평화시장은 그런 모습이었다...

 

그런 열악한 상황속에서 전태일은 자신들의 열악한 상황을

타개하여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고자 근로기준법도

열심히 공부하고 <바보회>라는 모임도 만들어 저 명보다실에서

만나 의견도 교환하고 회의도 했었는데...

 

아 나는 이부분을 읽으면서 <청계천 평화시장의 전태일동상

있는 곳은 종종 가는데 명보다실이란 곳이 있었구나!

그곳에 가면 전태일의 체취를 느낄 수 있겠구나!

담에 갈땐 꼭한번 들려봐야지...> 바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1970년 11월 13일 오후 1시 30분...

 

<근로기준법 화형식>을 하기위해 평화시장 골목길에 몰렸던

전태일과 평화시장 노동자들...

그러나 전태일은 자신의 몸에 석유를 붓고 불을 붙여

한떨기 꽃으로 날아가고말았으니...

 

그리하여 전태일이 분신한게 이달로 벌써 45주기가 되는데 아직도

저 다실이 남아있다니 마치 옛친구를 만난듯 반가웠다...

 

그래서 나는 그곳에 가서 전태일열사의 체취와 그당시의 

분위기를 꼭 느끼고 오리라 다짐도 하게되었다.  

 

공덕동 → 회현동 → 소공로→ 을지로 → 인사동 ....

 

이곳은 내가 사는 동네인데 이렇게 이동네들을 스케치하며 걷고

그속에서 새로운 걸 또 느끼게 해준 이책 아주 잘읽었다...

 

140여년이나 된 면도칼이 지금의 면도칼보다 더 잘든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신 성우이용원...

참나 이곳은 바로 우리동네에 있는 아주 오래된 이용원이다...

 

우리집에서 몇분 안떨어진 이 이용원을 너무나도 잘알기에

나는 이책에서 성우이용원을 발견하고 넘 반가워 유쾌한 마음으로

읽어나가기도 하였다.

 

1세기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천재로서 한국최초의 독일유학생

이기도 했던 번역가이며 수필가였던 전혜린...

그녀가 자주 들렸던 혜화역에 있는 학림다방도 대학로에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러다닐때면 늘 지나치기만 했고 들어가 앉아보지는

않았는데 언젠가 꼭가서 전혜린이 앉았던 의자에도 꼭앉아보리라

다짐도 하게되었다.

 

글고 이책에서는 통인동의 이상의 집, 성북동의 수연산방,

인사동의 통문관, 대부도의 동춘서커스, 장충동의 태극당,

성북동의 길상사, 노량진수산시장의 한밭대장간,

내자동의 내자땅콩 등도 아주 따뜻한 필체로 잘설명해주어

내가 마치 그곳을 탐방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리하여 이책은 고전영화같은 향수와 클래식한 매력을

품은 장소들을 따뜻한 그림과 글로 탐방을 떠나고싶으신

분들이시라면 꼭읽어보실 것을 권유드리고싶다...

 

정말 이책은 항상 영원한 배가본드를 꿈꾸며 여행하길 좋아하는

나에게 힐링과 삶의 위안 글고 휴식도 준 참으로 좋은 책이었다.

 

 

지금도 생각나네...

 

대장장이로 48년동안 살아왔던 한밭대장간의 전만배대표께서

이야기하신 다음의 말씀이... 

 

"아무도 가지않는 길을 나혼자 걸어가고 개척하는

짜릿함이 있어요. 어느 정도 만들어놓으면 내 아들이

이어서 아빠의 꿈을 이뤄주지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고요...

그 정도면 충분히 매력있는 일 아니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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