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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외로움을 두고 왔다 - 시로 추억하는 젊은 날
현새로 지음 / 길나섬 / 2016년 3월
평점 :
"동구밖 언덕에 서서 서울에서 엄마가 타고올 버스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엄마만 있으면 돼. 엄마만 옆에 있으면 육성회비 좀
못내도 괜찮아.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아 나는 현새로작가께서 저술하시고 <길나섬출판사>에서 펴낸
이책 <거기, 외로움을 두고 왔다>를 꼼꼼이 읽어보다가 문득
기형도시인의 명시 <엄마걱정>이라는 시에 대한 작가님의
단상을 읽다가 특히 윗구절에 마음이 뭉클했다.
기형도시인의 명시 <엄마걱정>은 내가 <입속의 검은잎>,
<질투는 나의 힘>과 함께 무척 좋아하는 시이다.
열무 30단을 이고 시장에 간 엄마를 기다렸던 꼬마 기형도...
그 어렸을때의 애잔한 추억을 회상하며 이렇게 가슴을 울리는
시를 지으실줄이야...
나는 기형도시인께서 참으로 순수하고도 맑은 영혼의 소유자라고
생각되었다. 그렇게 훌륭한 시인이 일찍이 이세상과 이별하시다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아무튼 기형도 시인의 시에 현새로작가님의 단상 글고 이 이시
주제와 연관된 사진까지 실으셔서 나는 이책 아주 따뜻한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먼 길에 오를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나는 <길나섬출판사>에서 펴낸 이책 <거기, 외로움을 두고 왔다>
를 찬찬이 읽어나가다가 문득 김현승시인의 명시 <플라타너스>의
한소절이 생각나 잠시 감상에 젖어보았다.
그런데, 사실 저 시구절이 저를 뭉클하게 만들었던 시였는데
학창시절 이 시에 얼마나 열광하며 빠졌는지...^^*
김현승시인은 내가 중학교 국어시간에 배웠던 <가을의 기도>
라는 명시외에도 <절대고독>, <인간은 고독하다> 등 인간의
고독과 그 의미를 읊은 시들도 많이 남기신 분이시다.
인생이라는 먼길을 걸어가지만 옆에 플라타너스가 같이 걸을
수 있었기에 나는 덜 외로웠다는 그 심정...
외로운 인생길에서 플라타너스라는 좋은 친구가 같이 걷는다면
덜외로울거라는 이 시는 참으로 모든 이들의 가슴을 아리게하는
시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글고 <막차는 좀처럼 오지않았다>로 시작되는 곽재구시인의
<사평역에서>, 슬픔의 힘이 기쁨의 힘보다도 더 세다고 이야기
하는 정호승시인의 <슬픔이 기쁨에게> 등 이 주옥같은 명시들에
얼마나 가슴이 시리고 짠해졌는지...
이렇게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명시에다 그에 연관된 작가의
경험담을 곁들인 에세이한편 글고 이어서 1990년대 후반,
더러는 2000년대 초반의 영국 풍경을 담고 있는 사진들과함께
그 느낌들을 들려주셔서 이책 아주 잘읽었다...
그사진들은 작가께서 직접 찍으셨던 사진들이라 더욱 실감나게
다가왔다.
그리하여 이책을 통해 나는 지나간 학창시절의 시여행은 물론
어렸을때의 추억에도 젖어보게한 좋은 기회를 갖게되었다.
따라서, 이책은 잠시 멈추어서서 시세계에 젖어보고 어릴때로
추억여행을 떠나보고싶은 분들이시라면 꼭한번 읽어보실 것을
권유드리고싶다...
글고 이책을 통해 김승희, 신동엽, 오규원, 정현종, 장석주, 이형기,
정호승, 조병화, 황동규 등 여러 시인분들의 시세계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고 뜻깊었다.
그리하여 아련한 추억의 책갈피속으로 떠나기도했던 삶의 단상을
노래하고 이야기들려준 참으로 유쾌 상큼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