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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너를 묻었다. 흙속에 너를 묻었다
이제 검은 띠 두른 장례차도 떠나고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차를 타고
묘지의 역방향으로 달린다.
죽음에도 속도계가 있는가보다.
0에서 300킬로까지.
대시보드의 스피드 미터바늘이
점점 높은 숫자를 향해 움직인다....
딸이 먼저 이세상을 떠났다.
이 비통한 마음이란...
자식을 땅에 묻는 아비의 비통함은 또 어떤 심정일까...
바로 위 시에서 그 편린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나는 초대문화부장관을 역임하신 이어령님이 저술하시고 <열림원출판사>에서
펴낸 이책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꼼꼼이 읽어보았는데 정말 딸에 대한
애틋한 부정이 느껴져 읽는내내 마음이 짠하기만 했다.
그누가 얘기했던가!
자식은 가슴으로 묻는다고...
80을 바라보는 연세에 금쪽보다 더 귀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여식을 먼저
묻고올줄이야... 그 아비의 애끓는 심정이란...
나는 405페이지에 달하는 이책을 통해 한페이지 한페이지마다에서 그아비의
비통한 마음을 다 읽어낼 수 있었다...
1959년 서울출생, 이대 영문과졸, 캘리포니아대 헤이스팅스 로스쿨 졸업,
1989~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지역 부장검사역임, 2009년 목사안수,
2011년 위암판정, 2012년 별세...
이어령前문화부장관이야 워낙 유명하신 분이니까 잘알지만 그분의 따님이신
이민아목사님은 어떤 분이신가 궁금해서 약력을 찾아보니 와~ 캘리포니아주
LA지역 검사로서 13년동안 활약하셨던 분이셨다는데 나는 깜짝 놀랐다.
연약한 여성의 몸으로 LA지역 검사로 13년간이나 종횡무진 활약해오신 분이라니...
그후 신앙인으로서 열심히 살아오셨던 분이 이렇게 허망하게 가실 수 있나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되었다. 화려한 이력같이 보이셔도 남모를 역경도 많이 이겨내셨던
분으로 아는데 이렇게 아버님보다 먼저 가시다니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이민아목사님의 3주기를 맞이하여 아버지로서 딸에게 보내는 잔잔한
이야기가 주는 그 울림에 가슴을 여미며 애잔한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다...
사실 이민아목사님께서는 어려서 아버지를 살갑게 대하고싶었지만 항시 원고
마감에 대학강의에 바쁘셨던 아버님을 두셔서 그런 시간을 많이 갖지못하였다.
그래서,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는 그때 어렸을때 아버지와 같이 편하게 놀아본
기억이 없어 안타깝게 아쉽게 생각된다고 회고하셨는데 그 심정을 아비된 분은
모를리 없다.
이어령님께서도 이책에서 그때 같이 못놀아줬던 아쉬움을 토로하신걸 보면...
글고 나는 이책을 읽고 우리 부모님을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짠해졌다.
부모님께 더욱더 효도해야지 잘해드려야지 다짐하게되었다...
그리하여 이책은 이어령님이 먼저 떠난 딸을 그리며 쓰신 글들과 시들을 읽어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은 물론 한분의 아버지가 딸을 위해 부르는 그 애잔한 목소리를
듣고싶으신 분들도 꼭한번 읽어보실 것을 권유드리고싶다...
지금도 생각나네...
이어령님이 딸을 향해 부르던 그 절규의 목소리가...
네 생각이 난다...
해일처럼 밀려온다...
그 높은 파도가
잔잔해질때까지
나는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