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 이정 장편소설
이정 지음 / 책만드는집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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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한강...

 

위제목은 허영만화백의 걸작만화 <오! 한강>의 제목이다.

내가 이만화를 접하게된것은 1980년대후반이었다.

이만화가 1987년에 나왔으니 얼마 안됐을때였다...

그때 만화를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 또 충격을 받았다.

아니 서울에서 태어난 이강토가 첫사랑의 상대인 지주의 딸

혜린에 의해서 사회주의사상을 접하게 되고 이윽고 자진월북하여

열성공산당원이 돼 북한의 선전부장이라는 직책을 맡다니...

거기에다가 곧이은 한국전쟁으로 말미암아 의용군으로 참전하게

되다니...

 

나는 이장면에서 그당시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초등학교때는 북한을 이리떼로 묘사했다.

그리하여 머리에 뿔나고 침을 질질흘리며 교활한 웃음을 짓는 이리떼로

묘사했고 학교에서 <반공그림경연대회>를 할때도 그렇게 그렸다.

그것도 붉은 이리떼로...

<똘이장군>이란 만화를 볼때에도 아얘 붉은 이리로 묘사해 이리가 말도

하고

남한을 침략할려는 본성을 감추지않은 집단으로 그렸었다.

또 중학교때까지도 해마다 6월이 되면 <반공웅변대회>가 열리는 것도

연례행사였다.

 

우리나라 정세는 어떠했는가!

1961년 5.16군사쿠데타로 정권을 강탈한 박정희는 18년 6개월동안 갖은

 인권유린과 요인암살, 학생운동탄압, 유신독재를 일삼다가 1979년 10월 26일 여자들 끼고 술먹다가 자신의 양아들인 김재규前중앙정보부장에게

머리와 복부 등에 총알 7발을 맞고 피를 흘리며 즉사하게된다.

이제 한시대가 종언했는가!

 

그러나, 늑대가 물러나니 호랑이넘이 온다더니...

그보다 더한 악질의 독재자가 나타났다.

박정희의 심복이었던 전두환은 12.12쿠데타를 일으켜 총격전끝에 비서관 김오랑소령을 사살하고 전의 상관이었던 정승화前육군참모총장을 체포구속수감시킨후 군권을 장악하게 된다.

그후 광주민중항쟁을 유발시켜 광주땅을 피로 물들이며 5,000명의 사망자,

14,000명의 부상자를 낳게한후 정권을 탈취하게된다. 그리하여 1980년대는 5공정권의 독재가 극악에 달은 암흑의 시대였다. 그러다가 뜻있는 학생들의 시위와 넥타이부대의 궐기로 1987년 6월항쟁이 있게되고 6월 29일

정권은 마침내 대통령직선제를 받아들이고 항복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았던 나로서는 주인공 이강토가 의용군을 입고

1950년 한국전쟁시 남한의 국군과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만화에선 처음 본

장면이기에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된 것이다.

그후 <오! 한강>만큼의 충격파를 던졌던 작품을 잘 볼 수 없었다가 이번에

이정작가의 장편소설 <국경>을 통해 그느낌을 근 몇십년만에 맛보게 된것이다.

 

지금까지의 남북을 다뤘던 작품들은 간첩이나 첩보전을 다뤘던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다가 2000년 9월에 이병헌, 송강호, 신하균주연으로

개봉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북한에 대해 좀 더 잘알게되었고 북한군으로 나오는 배우 송강호를 통해 북한사람들이 좀더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왔었던 적은 있었지만 소설로는 참으로 간만에 접하게 된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이 계기가 되어 알게된 남한의 이인철기자와 황철호 참사...

이인철 기자의 방북을 도와주는 계기로 친해지게 된 두사람은 의형제까지도 맺게 된다. 그러다가 문화재밀매를 하게된 황참사는 신라금관의 거래를

이인철기자에게 맡긴다.

이렇게 남북한의 사람이 만나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협력을 꾀하는 장면은

나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참으로 이야기는 느리지도 그렇다고 빠르지도않게 적당한 속도감으로

전개가 된다.

이런 류의 책들이 많이 나와야할텐데...

 

근데 이책의 저자이신 이정작가께서는 경향신문 민족문화네트워크연구소

부소장재직시인 1998년부터 북한에 관심을 갖고 왕래를 시작해 중국과

북한에서 북한사람들을 수백차례에 걸쳐 만나면서 대화를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북한사람들의 생각이나 가치관, 성향들도 많이 파악하셨으리라

생각되는데 이작품속에서도 잘녹아나있었다^^*

글체도 절제된 간결체로 전개되었고 주점에 들어가서 흘러나오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명곡 <My way>를 들으며 이곡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장면도 신선했다^^*

 

어떻게 이런 소설이 이렇게 남북교류협력시대이후의 남북현실을 반영한

최초의 장편소설이 2012년 12월 5일이 되어서야 출간되었다니...

참으로 만시지탄을 느끼지않을 수 없다.

 

예전에 북한과 연관된 소설로 이사회에 신선한 느낌과 충격파를 던져줬던 

작품이 1960년 11월에 발표된 최인훈작가의 <광장>이라는 소설이었다.

이작품의 주인공 이명준도 남과 북 모두 개인의 밀실은 없고 집단적

가치에만 몰입케하는 그현실에 환멸을 느껴게된다. 그리하여 중립국으로 가는 배를 타고 동지나해를 항해하게 된다. 그런데, 지상에서 볼 수 없었던 푸른 광장을 바다에서 본 그는 갈매기의 환각속에서 투신자살하게 된다.

남과 북 어느 땅에도 자신이 눕고 쉴 장소는 없었지만 편안한 안식처같은

개인의 푸른광장을 바다에서 보고 그바다속으로 침잠해 들어가고싶은 

주인공 이명준...

이책을 보면서도 참 어떤 이데올로기나 체제보다도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자유가 더 소중하고 짙게 다가오는구나 그걸 느꼈다...

 

아무튼 허영만화백의 <오! 한강>이나 최인훈작가의 <광장>이후로 전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대한민국땅에서 이책 <국경>이 신선한 바람을 몰고오게 되기를 두손모아 기대해본다.

금강산관광객피습이후로 남과 북의 교류가 단절되었고 북한도 김정일국방위원장사망후 김정은체제가 들어섰는데...

중국에도 시진핑체게가 들어서고 일본에는 수구꼴통 극우정장 자민당의 아베내각이 출범했고 미국도 오바마대통령체제가 2기출범을 앞두고 있는

이시기...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속에서 한반도에도 계속적인 평화체제가 공고히 구축되야할텐데 수구정권 이명박체제의 쇄국정책으로 단절되는 바람에 남북한은 중대한 고비를 맞고있는 시기에 있다고 본다.

 

그러한때에 이책은 새대통령으로 취임예정인 박근혜당선인이나 통일부

장관도 꼭한번은 필독해야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문득 아동소설이지만 분단문학의 새지평을 열었던 권정생작가의 <몽실언니>에서 등장인물이 이야기했던 그말씀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몽실아! 남북한은 절대 피를 흘려서는 안된다...

적대해서는 안된단다...

서로가 잘 못 생각하고있구나...    

 

글고 어둠이 내리는 북경 왕징거리를 걸어가면서 주인공이 대학운동권

학생시절 불렀던 통일을 염원하던 가수 김원중의 민중가요 <직녀에게>를 부르던 그장면...

참 그장면도 신선하게 다가왔었다^^*

내가 그당시에도 즐겨불렀던 그노래의 가사를 책에서 발견하했을땐 옛친구를 만나듯 반가웠다.

그래서 새삼스럽게 그때 생각이 나 그노래가사를 내추억의 한페이지로

기억해놓기위해 다시한번 불러본다...

 

♬오작교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 딛고 다시 만날 우리들~

 

연인아 연인아 이별은 끝나야한다

슬픔은 끝나야 한다

우리는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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