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는 죄가 없다 - 우리가 오해한 신화 속 여성들을 다시 만나는 순간
나탈리 헤인즈 지음, 이현숙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대 그리스의 판도라 이야기에서 완전히 빠져있는 질문이 있다. 바로 동기다. 헤시오도스조차 판도라가 왜 항아리를 열고 모든 재앙을 세상에 내보내는 것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녀는 그냥 그렇게 할 뿐이다. (35쪽)"

나는 나탈리 헤인즈님께서 저술하시고 <매경출판(주)>에서 출간하신 이책  <판도라는 죄가 없다>를 읽다가 윗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판도라...
그녀는 제우스가 인간세계에 내려보낸 최초의 여자이다. 
근데, 그녀는 프로메테우스의 집에 있던 피토스를 열어버려 인간세계에 질병, 재앙, 분노, 질투 등의 만악의 근원들이 퍼지게한 악녀로만 인식이 되왔는데...

그러나, 우리가 판도라의 상자로 알고있던 그것이 실은 상자가 아니라 흙으로 만든 입이 큰 항아리인 피토스였다는 것이다. 

근데, 그것은 뚜껑조차없는 항아리였고 이는 16세기 에라스무스가 그리스신화를 라틴어로 옮길때 항아리를 작은 상자인 픽시스로 혼동해 번역했다니 어이없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판도라에 대해서도 정확한 해석과 고증이 따라야겠다는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글고 이책의 저자이신 나탈리 헤인즈님께서는 작가이자 방송인으로서 BBC 라디오 4 프로그램 <나탈리헤인즈 스탠드 업 포 더 클래식>의 시리즈 두편을 직접 쓰고 진행했다. 
2015년 고전을 더 많은 청중에게 전해준 공로로 고전학회상을 수상했다.

그리하여 이책에서는 판도라에서부터 
페넬로페까지 총 10명의 여성 캐릭터를 386쪽에 걸쳐 신화속 여성들이 어떻게 바보로 만들어졌는가에 대해 날카롭고 유쾌한 고찰을 해주시고 있다.

판도라
이오카스테
헬레네
메두사
아마존 전사들
클라임네스트라
에우리디케
파이드라
메데이아
페넬로페

아~ 이렇게 이책에서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10개의 여성캐릭터들에 대해 사로잡혀있는 선입견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잘알려주고 있다.

나는 특히, 클리타임네스트와 메데이아는 악당으로 그려지고, 에우리디케와 페넬로페는 희생자로 그려지고, 메두사는 괴물로만 그려지고 있는지 안타까운 생각만 들뿐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들은 하나의 캐릭터로만 단정짓기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헬레나는 간음한 여성이 아니었고, 메두사는 항시 괴물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이렇게 실체를 알고나니 신화도 다양한 시각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책 아주 잘읽었고 이에 나에게도 뜻깊은 독서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책은 그리스신화속 대표적 10개 여성캐릭터들의 실상을 알고싶어하시는 분들께서는 
놓치지않고 꼭읽어보시길 권유드리고싶다.

지금도 생각나네...
저자께서 궁극적으로 들려주고자하셨던 다음의 말씀이...

"우리는 더이상 영웅과 악당의 세계에 살고있지않다.
우리가 그림의 나머지 절반을 무시해 버리면 우리의 이야기나 우리자신을 완전히 이해하기를 바랄 수 없다. 이책은 그 여백을 조금이나마 채우려는 시도다. (36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