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쑥쑥 어휘편 1 - 한자와 영어 어휘를 동시에 익히는 ㅣ 문해력 쑥쑥 어휘편 1
신영환.정고을 지음 / 헤르몬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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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바쁘다. 노느라 바쁘고, 공부하느라 바쁘고, 말썽 부리느라 바쁘고, 엄마를 사랑하느라 바쁘다. <문해력 쑥쑥>은 바로 그런 우리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사실 이 책의 표지만 보고 "또 문해력이야?" 하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하지만 어떻게 그 어려운 한자와 영어 어휘를 동시에 익힐 수 있다는 건지 궁금했다. 한 장, 두 장 매의 눈으로 책 내용을 살펴 보니 곧 이 책의 정체성을 알게 되었다. 이 책 <문해력 쑥쑥>은 국어든 수학이든 영어든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며 절망했던 엄마를 위한 특별한 책이다. 또 책 읽기와 한자 공부, 그리고 영어 공부까지 후딱 해치우고 놀고 싶은 엉덩이 가벼운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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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90개의 소재를 바탕으로 360개의 한자어와 270개의 한자 성어가 제시돼 있다. 1권에서는 일상 및 관계, 학교와 학습, 기초 개념, 자연과 환경, 교통 수단과 여행, 취미 활동의 소재로 각각 5개의 소주제가 있다. 일상 및 관계를 자세히 살펴 보면 가족, 친구, 인사, 집, 손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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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家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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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부/아버지) - father

母(모/어머니) - mother

兄(형/형) - older brother

弟(제/아우) - younger brother

姉(자/윗누이) - older sister

妹(매/누이) - younger sister

子(자/아들) - son

女(녀/딸) - daugh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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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母(부모) - parents

兄弟(형제) - brothers

姉妹(자매) - sisters

子女(자녀) -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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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제나 학습한 한자어와 관련이 있는 한자 성어까지 한 번에 학습할 수 있다. '가족'을 예로 들어 보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Harmony in ther family brings success in all matters, 부전자전(父傳子傳)-knowledge or traits passed from father to son, 가부장제(家父長制) - a syster where the father is the head of the family and has authority over everyon 같은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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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한자어로 이루어진 '어휘'가 발목을 잡는다. 국어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수학마저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자꾸 틀린다. 이런 와중에 만난 <문해력 쑥쑥>은 한자, 영어, 우리말까지 동시에 배울 수 있는 1석 3조의 효과를 제공한다. 하지만 돌멩이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든 세 마리를 잡든, 중요한 것은 돌을 던지는 것이다. 아이들이 매일 꾸준히 이 책과 함께한다면 문해력이 쑥쑥 향상 되는 것은 물론이고, 좋은 습관도 쑥쑥 자랄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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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스토리 - 잘 팔리는 콘텐츠에 숨은 4가지 스토리텔링 법칙
캐런 에버 지음, 윤효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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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책을 읽었고, 글을 썼다. 당연히 잘 읽고 싶어졌고, 잘 쓰고 싶어졌다. 그래서 선택한 이 책 <이기는 스토리>는 글쓰기로 승리하는 법을 전수하주기 전에 중요한 한 가지부터 짚어 준다. 바로 글쓰기, 즉 스토리텔링은 예술이지만 과학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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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목표는 단 하나다.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것. 하루를 무사히 보내고 나면 되는 당신에게 축하를 건네며 "훌륭해. 내일도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이 일하면 돼."라고 말한다.

이기는 스토리, 43쪽

저자의 말에 따르면 뇌는 가장 인색한 은행원과 같아서 칼로리가 고갈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한다. 뇌의 이같은 게으름은 칼로리 소비과 연관이 있다. 뇌는 사람이 하루에 소비하는 전체 칼로리 중 약 20%를 소비하며, 이는 모든 장기 중 가장 큰 비중이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등 새롭고 낯선 일을 할 때마다 뇌는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한다.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이름 쓰기를 연습한다고 생각해 보자. 삐뚤빼뚤 울퉁불퉁 용을 쓰다 보면 금새 기진맥진해질 것이다.

이렇게 익숙함과 편안함으로 칼로리를 비축하려 하는 뇌를 일하게 하려면 "이렇게 될 줄 몰랐어!"하는 긴장감이 필요하다. 몇 년 전 저자는 '뇌가 이야기에 반응하는 방식과 이야기가 리더에게 중요한 이유'라는 주제로 TED 강연을 했다. 그 강연은 마리아와 월터의 이야기로 문을 열었다.

한 손에는 휴대폰을, 다른 한 손에는 서류철 더미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탄 마리아가 가까스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믿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 그녀의 휴대폰이 손에서 미끄러지더니 바닥에 부딪친 뒤 튀어 올랐다. 그러더니 엘리베이터 문 사이 좁은 틈으로 쉭 하고 미끄러져 들어갔다. 잠시 후 마리는 저 아래에서 무언가가 땅으로 곤두박질쳐 부딪치는 소리를 들었다. 이 장면에서 나의 뇌는 더욱 부지런히 일하기 시작했다. 먼저 마리아에 빙의된 듯 엘리베이터가 터져나갈 듯 포효할 것 같은 상태가 되었다. 다음으로는 그동안 내가 탔던 수도 없는 엘리베이터 안의 상황을 떠올렸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 '마리아'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제부터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 뿐 아니라 모든 물건을 더 잘 챙겨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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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는 평균 4.0의 학점을 유지하던 촉망받는 학생이었다. 마지막 비즈니스 과목 시험을 앞둔 그는 평소처럼 철저히 준비를 했고, 필요한 모든 공식은 다 외웠다. 시험 날, 자신감으로 무장한 월터에게 교수는 양면이 모두 백지인 종이 한 장을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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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주 동안 여러분에게 비즈니스에 관한 모든 것을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은 이것입니다.

이 건물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의 성함은 무엇인가요?"

이기는 스토리,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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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나의 뇌는 즉시 바삐 일하기 시작했다. 먼저 내 귓가에 월터를 비롯한 학생들의 심장이 '쿵' 내려앉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다음으로는 오며가며 마주쳤던 청소 아주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망연자실해하는 월터의 모습어 떠올랐다. 나의 뇌는 왜 이 두 가지 이야기를 들으며 딴짓을 하지 않거나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을까. 그것은 내가 마리아와 월터, 두 사람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내집단'이라 칭한다. 유사성을 갖고, 연결되며,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만나 내집단을 이룬다. 이들은 예리하게 위험을 감지하고, 서로를 보호하며,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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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잃어버린 마리아는 경비원 레이를 찾아가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마리아는 매일 아침 출근길 안내 데스크에 있는 레이에게 웃으며 말을 거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레이가 가장 좋아하는 식당, 지난 휴가, 커피 취향, 심지어는 레이가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무엇인지 기억하는 사람이었다. 오지랖이 넓어서라기보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주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 마리아의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자초지종을 들은 레이는 마리아만큼 진지해졌다. 마리아의 휴대폰을 꺼내려면 건물 내 엘리베이터를 모두 멈추고 통로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비용이 못해도 500달러는 될 터였다. 운전면허증, 신용카드, 회사 출입증, 그리고 휴대폰을 전부 교체해야 한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던 마리아의 심정을 이해 못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때, 레이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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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식이 있어요!

엘리베이터 점검 증명서를 살펴봤는데, 다음 달까지 연례 점검을 받아야 하더라고요.

오늘 전화해서 점검 신청할게요.

점검하다 보면 휴대폰을 찾을 수 있을 거고, 그러면 비용이 들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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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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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에요.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이기는 스토리, 16쪽

졌다. 결국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을 관찰하고 배우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술술 풀리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팬케이크나 김밥을 처음 만들었을 때를 떠올려 보자. 뭐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어 그만두고 싶지 않았던가. 하지만 세 번째, 네 번째 도전을 이어가다 보니 마침내 층층이 쌓아올릴 수 있는 폭신한 팬케이크도, 매끈한 옆구리를 자랑하는 김밥도 내 손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기는 스토리든, 지는 스토리든, 일단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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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의 공부 비법 초등학생을 위한 노트 필기 자습서
정훈실.정상은 지음 / 책다락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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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커 갈수록 '엄마의 말=잔소리'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먼저 경험해 본 자로서 실패와 좌절을 줄여주고자, 좀 더 쉽고 밝은 길로 안내해 주고자 하는 마음이 아이들에게 닿지 않지 않아 속상하기도 하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책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빌려 엄마의 고운 바람을 거친 잔소리답지 않게 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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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학창 시절을 돌아 보면 한 교실 안에 여러 부류의 학생들이 있었다. 노트 필기를 예술적으로 하는 학생, 그런 친구의 노트를 빌려 보는 학생, 노트 필기 따위 거들떠 보지도 않는 학생. 나는 이리저리 오가는 학생이었지만 노트 필기의 중요성과 필요성, 효과를 체험해 본 학생이었다. 그런 선배의 입장에서 초등 고학년이 된 첫째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이 책에 전부 들어가 있다.

예를 들면 중심 내용을 찾기 위해서는 문단의 처음과 끝에 주목하라, 글의 내용이 이해되지 않을 때는 몇 번이고 천천히 반복해서 읽어라, 그리고 무엇보다 필기는 정보 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니 글씨를 제대로 써라 하는 것들이다. <초등학생을 위한 노트 필기 자습서>는 이러한 잔소리들을 아주 보기 좋고 눈에 잘 들어오게 정리해 놓아 거부감이 덜하다. 여러 가지 표와 다양한 글을 통해 가볍게 접근할 수 있고, 깔끔하게 정리된 노트의 예시를 보면 초등학생이라도 엄마가 이 책을 준비한 이유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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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벤다이어그램과 마인드맵, 그리고 표로 내용을 정리하는 부분이 유용해 보였다. 평소에 재미 삼아 마인드맵을 해 왔던 터라 아이들이 무척 반가웠했다. 아직 그림 없는 긴 글을 제대로 읽어내기에 만만치 않으니 그림이나 표를 이용하면 글을 구조와 핵심 내용을 파악하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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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모든 학습의 기본은 국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고 나니 길고 험난한 국어 공부 여정에서 지름길을 만난 기분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배우고 익힌 것들을 독해 문제집을 풀 때나 수업 시간에 잘 활용하여 종국에는 더 넓고 다양한 세상을 만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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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 어차피 살 거라면, 개정증보판
이근후 지음 / 메이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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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於此彼

부사 이렇게 하든지 저렇게 하든지. 또는 이렇게 되든지 저렇게 되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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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어차피'라는 말의 뉘앙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엄마가 된 후로는 더욱 그렇다. 할 일을 미루고 대충하다 일이 더 커진 후에 하는 아이들의 '어차피 타령'은 참고 기다렸던 나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 <어차피 살 거라면,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을 읽고 난 후 생각이 바뀌었다. 때로 '어차피'는 포기나 체념이 아닌 수용과 재건의 의지를 담을 수도 있다.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이것 또한 우리의 의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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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것 아닌 가족 나들이가 나에겐 가장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다. 가끔 팔각정을 지날 때, 아이의 손을 잡고 지나가는 젊은 부모를 볼 때, 아이들과 공을 차는 아버지를 볼 때, 이제는 장성한 내 아이들이 손주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볼 때, 나는 거북이 마라톤의 추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들의 소중한 한 때가 잊히지 않기를, 가능한 한 그런 기억을 많이 만들며 살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빌게 된다. 작지만 아름다운 추억들이야말로 우리의 인생을 진정으로 빛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어차피 살 거라면,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3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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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아이들과 개그콘서트를 보러 간 적이 있다. 공연 시작 시간이 다 되도록 아이들은 준비는커녕 작디작은 레고 조각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보통 둘 사이의 다툼이 있을 때 알아서 해결하라고 두는 편이지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참고 참았던만큼 불같이 화를 내며, 공연에 가지 말자고, 늦게 들어가서 다른 사람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계속 이런 식이면 다시는 공연 예약을 하지 않겠다고 온갖 협박을 퍼부었다. 터져버린 화를 주체하지 못한 채 위험한 운전을 해서야 겨우 공연장에 들어간 그날, 아이들과 나는 참 많이도 웃었다. 사람이 사람을 웃긴다는 것은 참 신성한 일이다. 하하호호 깔깔낄낄 한참을 배꼽을 잡고 웃다 보니 공연이 막을 내렸다. 너무도 아쉬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들은 개그 공연에서의 몇몇 장면을 흉내내며 여운을 이어갔다. 아이들에게 그날은 어떤 추억으로 남았을까. 부디 공연 전의 괴물같은 내 모습은 말끔히 잊고 한바탕 웃었던 시간만 반짝반짝 빛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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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작인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싶다> 역시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3대가 한 건물에 살면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생활하는 모습은 꽤나 바람직해 보였다. 그 책을 읽은 저자들이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고 한다.

"선생님은 어떻게 그렇게 재미있게 사시나요?"

그의 대답은 이렇다.

"내가 언제 재미있게 살았다고 했나요? 재미있게 살고 싶다고 했지."

아흔의 저자는 아직도 노력중이라는 것이다. 인생을 재미있게 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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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넘긴 나의 인생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사는 게 재미있었나. 지금 사는 게 재미있나. 물론 나는 이제 알고 있다. 재미나 행복같은 것은 순간이라는 것을. 어떤 것도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기에 더없이 소중하다는 것도 알고는 있다. 하지만 당장은 뾰족한 수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현실에 타협하고 순응하며 살 수 밖에 없다고 자위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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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의 첫 장을 넘길 때와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난 후에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달라질 뿐이다. 앞서 가고 있는 저자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나는 이제 바꿀 수 없는 것보다 바꿀 수 있는 일이 더 집중할 것이며, 멈춰야 할 때 멈추는 법을 연습할 것이다. 몸의 아픔은 품격 있게 표현할 것이며 자식에게는 좀 더 무심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쨌든, 하루하루 재미있게 살 것이다. 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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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기 ㅣ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 6
서윤빈 지음, 조현아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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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소원은 뭐야? 해결하고 싶은 고민이 있어?

무엇이 널 재미없게 만드니?"

장난기, 23쪽

편의점 음식을 한 번 먹어본 이후 다영은 엄마의 달지도 짜지도 맵지도 않은, 아무 맛도 안 나는 음식을 먹는 일이 더 곤욕이다. 10년 넘게 먹어 왔는데 안타깝게도 엄마가 해 준 밥이 영 입맛이 안 맞았다. 오늘도 밥과 반찬을 반 넘게 남긴 다영은 꼬르륵대는 배를 부여잡고 학교로 향한다.

'하루라도 좋으니까 맛있는 걸 내 맘대로 잔뜩 먹어봤으면....'

바로 그 때 다영에게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진다. 인적이 드문 골목 구석에 처음 보는 자판기가 눈에 띄었는데, 글쎄 그 자판기가 말을 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좀 특별한 자판기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자판기 코앞까지 다가간 다영은 더욱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생김새는 여느 자판기와 같았지만, 보통 음료수나 과자가 늘어서 있어야 할 곳에 커다란 물음표 하나만 붙어 있었다. 게다가 지폐를 넣는 플라스틱 투입구에서는 번쩍거리는 빛이 새어 나왔다. 자판기의 정체를 알려 줄 만한 것은 반짝거리는 물음표 위에 붙은 기계의 이름밖에 없었다. 어울리지 않게 나무로 만들어진 사각형 이름표에는 '장난기'라고 적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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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하면 뭐든 이루어지기 해 주겠다는, 해적이 나오는 만화에서나 들어 본 이야기를 하는 자판기에게 다영은 밥을 좀 맛있게 먹고 싶다는 푸념을 한다. 크게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자판기가 내 놓은 맷돌을 보니 의구심은 더욱 커져갔다. 그런 다영의 마음을 읽은 듯 자판기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며 맷돌의 사용 설명서를 잘 읽어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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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점심, 급식실에 간 다영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맷돌을 꺼내들었다. 사용 설명서대로 음식 위에 맷돌을 두고 돌돌돌돌 돌렸다. 그랬더니 반짝거리는 하얀 가루들이 음식 위에 떨어져 내렸다. 대여섯 바퀴 정도 돌린 후 급식을 맛 본 다영은 눈이 번쩍 뜨였다. 흐물거리는 시금치 무침은 자꾸만 손이 가는 밥도둑이 되었고, 연근 조림은 마치 초콜릿 같았다. 맛없기로 유명한 급식을 한 숟가락도 남기지 않고 싹싹 비운 다영은 그날 저녁 집에서도 맷돌을 사용했다. 이번에는 무려 열 바퀴 돌렸다. 맨 밥만 먹어도 환상적이었다. 밥이 맛있어서 행복한 다영과 딸이 밥 그릇을 싹싹 비워 뿌듯한 엄마는 아주 오랜만에 배부르고 행복한 저녁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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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며칠을 밥 먹는 시간을 기다리며 지내던 다영에게 문제가 생긴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난 다영은 어쩐지 얼굴이 조금 당기는 것 같더니 붓기가 점점 심해졌다. 그제야 맷돌을 너무 많이 돌리지 말라는 편지의 경고가 떠올랐지만 소금 맷돌에 길들여진 입맛을 잠재우기 쉽지 않았다. 조금만, 조금만 하며 맷돌을 돌려대던 다영의 얼굴은 이제 당장에라도 터질 것 같이 팅팅 부어 버렸다. 너무 아파서 볼과 이마를 문지르며 울며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엄마가 물을 잔뜩 마시게 하고, 오이를 얇게 썰어 얼굴에 붙여 주기도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괜찮을 거라고 다영이를 다독이는 엄마의 손도 벌벌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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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에도 부기가 가라앉지 않으면 병원에 가기로 한 다영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배고픔에 눈을 떴다. 이리저리 몸을 비틀며 잠을 청해 봤지만 결국 또 맷돌을 돌리고 만다. 딱 한 바퀴만 더...딱 한 바퀴만 더...

몇 시간 후 딸의 상태를 살피러 온 다영의 엄마는 충격적인 모습을 맞딱드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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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몇몇의 아이들이 이 의문스러운 자판기를 만나게 된다. 찾고 싶은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게 해주는 깜짝 피리를 갖게 된 동우, 갖고 싶은 것을 생각하면 뭐든 꺼낼 수 있는 화수분 상자를 갖게 된 다혜,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의 눈에 띄지 않게 해 주는 도깨비감투를 받은 서진, 그리고 만년 2등의 삶이 서러운 경태는 황금 두꺼비를 갖게 된다. 장난기 자판기가 건네준 선물을 통해 크고 작은 깨달음을 얻게 되는 친구들을 보며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자신의 소원과 꿈이 무엇인지, 그 꿈이 이루어진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다음의 다혜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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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상상력이야.'

다혜는 생각했다. 화수분 상자에서 원하는 건 뭐든지 뽑을 수 있으니까. 다혜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아는 일이었다.

장난기, 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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