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5학년, 3학년 두 아들들은 이 책이 온 날부터 오늘까지도 매일 이 책을 보고 있다. 책장을 앞으로 넘겼다 뒤로 넘겼다, 웬일인지 1권과 2권을 사이좋게 번갈아 보며 책을 끼고 있는 바람에 내 차례가 돌아오질 않았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니 북유럽 신화도 재미있나 보다 생각하고, 어디 나도 한 번 보자하며 받아들었는데, 예상과 기대를 뒤엎는 책이었다.
한참동안 <본격 북유럽 신화 만화> 1권을 붙들고 씨름하던 나는 아이들에게 고백하듯 푸념했다.
"이거 왜 이렇게 어려운 거야."
두 아들 모두 깜짝 놀라며 "에? 그게 어렵다고요?"하며 달라붙어 저마다의 북유럽 신화 강의를 시작했다. 아이들은 사뭇 진지해 달리 보일 정도였다. 들어도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내가 문제였다. 명색이 그래도 내가 12년 차 엄마인데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지. 나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일단 처음 만나는 사람과 알아보는 단계를 가지듯 1권과 2권을 읽어나갔다. 이해가 안 되고, 한글인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말들이 많았지만 일단 한 번 쭉 읽고 나니 '이게 뭐지?'하는 마음은 조금 누그러졌다.
그 일등 공신은 바로 '천둥의 신 토르'에 대한 이야기였다.
'토르'하면 '묠니르'다. 이 망치는 온 힘을 다해 휘둘러도 망가지지 않는다. 적을 향해 이 망치를 던지면 목표를 백발백중으로 맞추며 일을 마친 뒤에는 부메랑처럼 날아 돌아온다. 크기가 줄어들면 셔츠 안으로 넣을 수도 있는 이 묠니르는 결혼식 날 신부를 축복할 때, 태어난 아이를 축복할 때, 장례를 치를 때 등의 상황에 요긴하게 쓰였다. 이 망치가 남근을 뜻하는 상징물로 여겨지면서는 다산을 기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다. 한 가지 더. 바이킹의 망치 장신구는 기독교의 십자가에 대응되는 물건으로, 10세기 덴마크 장인들은 하나의 거푸집에서 십자가와 망치를 같이 만들기도 했다.
영화 <어벤저스>에서 아무나 들 수 없는 엄청난 무게의 묠니르를 들고 적과 상대하는 토르의 모습은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최고신 오딘의 첫째 아들인 그는 '북유럽 신화의 주인공'에 가장 가까운 신이기도 하다. 모든 신과 인간을 통틀어 가장 강했던 토르는 평민들 사이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였다. 교활하고 비겁한 아버지 오딘과 달리 그는 맹세와 언약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원전 <에다>를 저자인 만화가 '동굴트롤'이 작가의 재해석과 창작을 가미한 2차 창작물이다. 재미있으면 그만이라는 그는 너무 깊이 고민하지 말고 재미있게 읽어주기를 당부했다. 낯설고 어려운 사람도 자주 만나면 친해지고 정이 들듯 <본격 북유럽 신화 만화>도 가까이 두고 오며가며 만나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