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배 아파."
아이들을 키우며 종종 듣게 되는 말이다. 그나마 배의 어느 쪽이 어떤 식으로 아픈지 말이라도 할 수 있을만큼 컸으니 다행이다. 22번째 의사 어벤저스는 복통이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처럼 일상 생활에서 자주 겪게 되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라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이번 신간에는 뉴 페이스가 등장한다. 이름은 천재수. 이름에서부터 풍기는 뛰어난 실력으로 어린이 의사 양성 프로젝트 3기에 선발된 그는 모두의 시기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월반에 월반을 거듭하며 이름값을 했다. 이후 미국에서 천재 외과 의사로 그 이름을 더욱 날리다가 최근 다사랑 어린이 종합 병원의 어린이 전용 권역 외상 센터에 팀장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자신감이 지나쳐 '왕재수'라 불리는 천재수의 행보는 이 책을 단숨에 읽어 버린 첫째 아이의 눈살마저 찌푸리게 했다.
"삐뽀삐뽀~."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응급실에 도착한 앰뷸런스에는 고통스럽게 신음하는 하는 성훈이가 타고 있었다.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타다 전봇대에 들이박았는데 다행히 머리 쪽은 이상이 없었지만, 한 쪽 다리의 부러진 뼈가 피부를 찢고 밖으로 튀어나오는 개방성 골절 상태였다. 평소 시도때도 없는 개그로 남들을 웃기는 걸 좋아하는 인턴 우기남이지만 손자를 걱정하는 성훈이 할머니를 안심시킨 후 차분히 진단과 처치를 해나갔다.
하지만 얼마 후 성훈이는 배가 아프다고 하더니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병원 구조를 알아보기 위해 응급실에 와 있던 천재수가 앞뒤 상황을 살펴 보더니 성훈의 장 파열을 진단한다. 자전거나 자동차의 핸들이 둥그렇게 삐져 나와 있어서 사고 시 복부를 찌를 확률이 높고, 그로 인해 복부에 심한 충격이 가해져 창이 파열되기도 한다. 성훈이 배 아프다는 말을 안 해서 장 파열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며 얼버무리는 우기남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천재수는 신속한 기관 내 삽관으로 성훈의 호흡을 안정화하고, 다발성 골절에 장 파열까지 있는 환자가 한참동안 수술을 대기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기막힌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부터 이 환자는 권역 외상 센터에서 치료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