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6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6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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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원숭이의 해'다. 원숭이는 다른 어떤 동물보다 사람과 모습이나 행동이 흡사하기 때문에 친근함을 느끼면서도, 그로 인해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재주 많은 사람을 '원숭이'에 빗대 이야기할 만큼 원숭이는 영리하고 민첩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속담처럼 자기 재주만 믿다가 순간의 실수로 낭패를

​볼 수 있는 가능성도 공존한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매년 10대 트렌드 키워드의 첫 글자를 조합해 그 해의 띠 동물이 되도록 작명하고 있는데, 2016년의 키워드는 바로 'Monkey bars'다. 어린이 놀이터에 있는 '구름다리'를 영어로  Monkey bars라고 하는데, '원숭이가 구름다리를 넘듯 신속하고 현명하게 무사히 건너, 안정된 2017년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은 키워드'(p. 8)다. 거기에 오방색 중 '붉은 색'에 해당하는 2016년은 그래서 '붉은 원숭이의 해'이다. 책 표지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붉은 색을 활용해 디자인한 것이 눈에 띄는 책이다.

Monkey bars에 해당하는 2016년의 키워드를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플랜 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 / 과잉근심사회, 램프증후군 / 1인 미디어 전성시대 /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 연극적 개념소비 / 미래형 자급자족 / 원초적 본능 /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 / '아키텍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 / 취향 공동체 이다. 2016년의 10대 트렌드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전방위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개인화 매체인 SNS, 계속되는 사건사고에 대한 사회적 트라우마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는 불안과 불신이 작용하고 있다(p.10)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인간의 변하지 않는 본성이 더해졌다.

다르게 생각하면 위의 10가지 키워드는 조금만 관심있게 들여다보면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다. 모두가 조금은 알고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내용을 '키워드'로 묶어버린 그 솜씨를 일품이라 하겠다. 여기에 신한카드 빅데이터센터와 협업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의 정량적 기법이 가미되어 트렌드 조사의 정확성과 타당성을 확보했다. 신문 기사를 보듯 다양한 그래프와 표를 통해 한 눈에 들어오게 본문을 작성해 신문의 경제면을 읽는 듯 간결한 구성이다. 다만 정부 정책과 신문 기사를 토대로 내용을 작성하다 보니 내용 자체가 '정부와 기업에 친화적'일 수 밖에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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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의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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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대하는 다른 시선.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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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너머 편 (반양장) -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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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인문서를 더욱 찾게 만들었던 책.
을 읽고 난 후에 찾아볼 책이 더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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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1201호(김민섭)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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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대학원 다닐 생각 없어"
"네?"
"너 공부하고 싶어했잖아. 이번에 'BK21'지원 사업에 선정되서 학비는 걱정 안해도 되는데."
"아......, 생각 좀 해 볼게요."
대학교 4학년 때 일이다. 평소 친분이 있는 학과 조교가 대학원에 다닐 생각이 있는 지 넌지시 물어보았다. 순간 수 만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중학교 때부터 장래 희망이 '학자'였던 나다. 무언가가 되기보다는 무언가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래서 장래 희망란에 항상 '학자'라고 적었던 꿈만 크던 소녀였다.

그런데 하고 싶은 공부를 하려고 원하던 학과에 들어가니 '먹고 살아가야 할 날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주변의 많은 친구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고, 아니면 토익 등을 준비하며 일반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던 시기다. 다들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데 나만 제자리 뛰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먹고 사니즘'을 해결해야 다른 주변 것들을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내일 당장 먹고 살아갈 길이 막막한 나는 학비만 해결된다고 해서 공부를 시작할 용기가 없었다. 타지에서 대학을 다녔기에 학비보다 생활비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읽으며 13년 전 그때가 계속 떠올랐다. 가보지 못한 길이기에 '그때 그 길을 걸었다면 나의 현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하는 생각이 머릿 속을 맴돌았다. 아마 공부가 '미치도록' 하고 싶었다면, 다른 길로도 갈 수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버틸 자신'이 없었다. 학부생 때 학과 사무실에서 근로 학생으로 일했던 나는 '교수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닐 지라도 수많은 시간을 비정규직 '시간강사'로 지내는 그들을 보았다. 강의를 위해 수차례 대학교를 지나다니지만, 편하게 쉴 장소조차 없는 그들이 있었다. 10년 째 '시간강사'라는 이름으로 이 학교 저 학교에 수업을 다니며 '언젠가 교수'가 되려고 노력했던 아주 오래된 선배의 모습도 그 안에 있었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는 1부에서는 대학원생의 시간을, 2부에서는 시간강사의 시간을 담담한 어조로 그려낸다. 충분히 화가 나고 비참하며 눈물나는 일임에도 담담하게 '자신의 청춘'을 이야기한다. 프롤로그에서 '내가 이후에 어떠한 삶을 살아가든 나의 과거를 미화하거나 추억하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썼다.(p.15)'고 밝혔을 만큼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가고, 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든 동화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했다'로 끝이 나지만 우리 이야기는 항상 '진행 중'이다. 그래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만, 모두가 '시간강사'의 모호한 경계의 삶을 걸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평범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진짜'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다.

 

책을 읽고 나서 하나의 바람이 생겼다. 이 책의 작가는 자신의 이름 대신 '309동 1201호'라는 닉네임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언제가 될지라도 자신의 이름으로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문서적을 써주길 바란다. 책 속에서 그가 강조했던 생활에서 익히고 접할 수 있는 인문학을 그의 다른 글을 통해 접하고 싶다. 그래서 그가 추구하는 학생과 교사가 서로 성장하고 배우는 '교학상장'이 책으로도 실현되길 바란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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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저울 - 수평사회, 함께 살아남기 위한 미래의 필연적 선택
김경집 지음 / 더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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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무언가 가슴을 내리누르는 것 같고, 마음 속 응어리가 풀어지지 않는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 전날 국가장학금으로 일본에 공부하러 간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은 아쉬움만은 아니다. 버스 좌석에 오도카니 앉아서 내 기분이 왜 이렇게 찜찜한 지를 하나씩 짚어보았다. 아! 이제서야 생각났다. 오늘은 그 분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날이다. 정말 '한국'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하루다. - 2008년 2월 25일 일기

지금 돌아봐도 그 날 버스에서의 기분이 생각날 정도로 우울한 아침이었다. 이후의 시간은 말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겪었고, 현재도 진행중이다. 내가 지지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되어 느끼는 기분만은 아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왠지 모를 답답함이 느껴져 앞이 보이지 않는 기분이었다.

나는 투표권을 가진 이후로 투표 전에 모든 후보의 공약을 읽어보고 투표에 임한다. 집으로 오는 공약집을 모두 펼쳐놓고 꼼꼼히 읽으며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선심성 공약은 아닌지'를 따진다. 그리고 투표 후 공약이 잘 이뤄지는지 지켜보는 것이 유권자가 할 일이라 생각해 나름 열심히 감시한다. 투표로 세상이 얼마나 변하겠냐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적어도 뽑히지 않았으면 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하지만 2007년 대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대다수의 노동자가 부자를 위한 정치가에게 투표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아마 내 마음 속 답답함은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다는 다른 표현이 아닐까 싶다.

<엄마 인문학>에 이어 두번째로 만난 김경집이다. <고장난 저울>은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말하는 책이다. 1997년 이후 승자독식 체제가 굳어져 버린 우리 사회에 '이제라도 고장난 저울을 고치고 수평사회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명확한 메세지를 전하는 책이다. <고장난 저울>은 민주주의, 교육, 세대 갈등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함께 고민하며 해결해나가자고, 지금이라도 함께 하자고 계속 외치는 책이다.

책을 읽는데 아들이 다가와 "엄마, 책 표지가 이상해요. 가벼운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요"라고 말하는데 뜨끔했다. 초등학생의 눈에도 명확하게 보이는 고장난 저울. 나는 뻔히 보이는 고장난 저울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금 당장 내 일이 아니니 괜찮을거라고 애써 태연한 척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책장을 덮은 뒤에 더욱 머리가 복잡하고 한숨이 나왔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시끌시끌한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을 정도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생각이 많아지니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이 보이지 않는 아득한 기분이다. 책을 읽고 이렇게 우울해지는 건 오랜만의 일이다. 책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우리가, 사회가 제대로 가고 있지 않다는 증거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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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비대칭성을 무너뜨림으로서 다른 비대칭성을 어느 정도 바로잡을 수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개인이 해야 할 일은 각자가 자신의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선전에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평소에 다양한 정보에 대한 공부와 사고가 필요하다. 국내 신문뿐 아니라 가능하다면 외국 신문도 다양하게 읽어야 한다. 국내에만 정보가 있는 게 아니다. 예전 같으면 엄두도 못 낼 정보들을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 있다. 정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결정하고 필요한 정보를 심층적으로 탐색하는 것이, 정보의 비대칭성에 빠지지 않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합리적 대안이 될 것이다. - 48~49p.

민주주의는 인간은 모두 기본적으로 평등하다는, 또한 인격적으로 대우하고 대우 받아야 한다는, 모든 이의 생명은 동일한 가치를 가지며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무엇보다 모든 이가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 59p.

 


그렇게 민주주의는 정치가 아니라 오히려 경제에서 퇴색하고 무참히 유린되고 있다. 공감 능력조차 상실한 사회, 그리고 99%를 약자와 빈자로 내몬 1%의 행태는 머지않아 사회적 저항이나 무기력 둘 중 하나로 나타날 것이다. 그 어떤 쪽도 바람직하지 않다면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사람을 포기한 사회는 결코 성장할 수 없고 제대로 유지되지 못한다. 그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그런데 지금 21세기에, 그것도 매우 중요한 전환의 시기에 여전히 구시대적 발상에 머물러 있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 77p.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중요한 덕목은 연대감이다.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이 목표라면, 그래서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인간으로 키운다면 학교교육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중략) 연대감은 바로 민주시민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그것을 가르쳐야 한다. 이전의 전체주의적 사고나 집단 우선주의적인 그릇된 방식이 아닌 '자유로운 개인'의 공동체적 연대를 가르쳐야 한다. 혼자는 쓰러지고 넘어지지만, 함께 가면 굳건히 이겨낸다. - 135p.

 


지금 대한민국 상류층의 가장 큰 문제는 공감능력의 부재다. 그러나 공감능력의 부재는 비단 그들에게만 해당된 것은 아니다. 세대 간의 공감능력도 부족하다는 점에서 우리는 타인의 불행과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 1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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