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이 슝, 환경미화원이 사라졌다! 나는 새싹 시민 13
최은옥 지음, 김재희 그림 / 초록개구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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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이 슝 환경미화원이 사라졌다!>를 읽고 아기들의 첫 놀이인 '까꿍놀이'가 생각났다. 6개월 정도의 유아들은 엄마가 얼굴을 숨겼다가 “까!” 하면서 얼굴을 보여주면 까르르 넘어갈 정도로 웃으며 좋아한다. 



아기들은 앞에 있던 사람이 안 보이면 영영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까꿍놀이는 비록 '안 보여도 존재하고 있다'는 걸 가르친다. 결국 까꿍은 아기에게 존재에 대한 믿음을 길러주는 놀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책은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까꿍놀이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의 여러 고마운 직업인들. 그들은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소명감을 갖고 묵묵히 일하고 계신다. 특히 환경미화원. 우리는 그분들의 한결같은 노고를 통해 청결한 환경에서 안심하며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공짜인 공기를 고마워하면서 눈물 흘리는 사람 없듯이,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존재는 너무 당연해서 사라지는 상황에 상상력이 필요할 정도이다. 다행히 이 책에서 또래친구 동훈이와 서준이가 겪는 이야기는 구체적이며 실제적이다. 


이 까꿍놀이 같은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은 '우리 곁에 있어 주어서 고마운 분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것이고, 이를 계기로 사유와 토론의 폭 또한 넓어지리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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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반려동물 뽑기 내 멋대로 뽑기
최은옥 지음, 김무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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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멋대로 반려동물 뽑기』--책 읽기의 즐거움을 막 알아가는 어린 친구에게 내가 어린이날 선물로 고른 책이었다.
선물 전하기 전에 내가 먼저 살짝 읽었는데, 흡인력 최강이다. 


얼마전 친구들 모임에서의 대화가 떠올랐다. 
한 친구가 ‘과학의 발달로 완벽한 반려동물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나는 어떤 반려동물을 선택할지. 그 동물의 장점을 무엇인지?’를 물었다. 다들 주문이 대단했다. 사자처럼 용맹하고 독수리처럼 날아다니고 아기곰처럼 귀엽고 거북이처럼 손이 별로 안 가고 영화에 나오는 강아지처럼 영리하고 말귀 잘 알아듣는 반려동물을 원했다.


우리는 말을 하면서도 웃었다. 세상에 그런 반려동물이 어딨겠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웃음이 나왔던 것이다.


그 이야기 끝에 우리는 반성했다. 반려동물 얘기하기 전에 우리는 가족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내 가족인데 왜 이렇게 내 마음을 몰라주는지, 내 뜻을 따라주지 않는지, 왜 내 속을 썩이는 것인지에 대해 분노하고 속상해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장점만 뽑아놓은 완벽한 반려동물 얘기를 하다가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완벽한 가족이란 게 사실 허상이라는 걸 깨달았던 것이다.


놀라운 것은 『내멋대로 반려동물 뽑기』에 바로 이런 철학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엄청난 깨달음이 들어 있는 철학동화인데, 아이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가장 쉬운 이야기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반려동물 싫어하는 아이들은 없다. 이 동화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 얘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생각과 깨달음을 유도한다.

 

장점만 있는 반려동물은 없다.
장점만 있는 사람도 없다.
장점만 있는 상황도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반려동물을 ‘뽑는다’(선택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내가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건 단점까지 받아들이겠다는 의지이구나, 하는 걸 아이 스스로 눈치채게 된다.


이 책의 장점은 이런 것이다. 읽을 땐 상황이 너무 재밌어서 이야기에 빨려들어간다. 다 읽고 나면 뭔가를 생각하게 된다. 훗날 아이는 반려동물 뽑기라는 상황이 은유였음을 알게 된다. 그러니 얼마나 멋진 동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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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은 광복선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김경숙 지음, 서영경.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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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일본에 유학간 친구로부터 8월이 되면 일본은 원폭 희생자를 기리며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위기, 라는 얘기를 들었다.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어이없다는 생각을 했다. 어째서? 어째서 너희가 전쟁 희생자라는 생각을 하는 거지?  실로 어처구니 없었다.

 

 

자기들이 벌인 전쟁이 아닌가. 물론, 전쟁을 벌인 사람들은 위정자들이고. 그렇게 전쟁을 벌이고 나면 희생되는 사람들은 죄 없는 국민들이다. 일본 국민들도 전쟁에 동원되어 죄 없이 죽어갔다. 원폭에 희생된 많은 일본 국민들에 대해 안타까운 생각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더욱더 자신들의 과거를 돌아보고 과오를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잘못한 건 잘못한 것이다. 과오를 깨끗히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게 옳다. 불을 보듯 뻔한 일을 끝까지 발뺌하고 끊임없이 왜곡하고 지금도 역시 호시탐탐 전쟁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않으니, 이렇게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 또 어디 있을까. 

 

*

 

 

 

특히 이 책의 서사인 우키시마 호 비극은 알면 알수록 놀랍고 가슴 아픈 이야기다.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종전되자 당시 일본에 노동력으로서 강제 동원되었던 우리 국민들은 이제야말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부풀어 있었다. 

 

그들은 우키시마호 좁디좁은 방에 쪼그려 앉아 일본에서의 고생담을 털어놓으며 서로를 위로했고 몇날 며칠을 반복해도 하나도 질리지 않는 고향 이야기로 희망을 품었다.

  

"우리 고향은 영동 비단강이에요. 강이 비단처럼 보인다고 붙여진 이름이에요. 노을이 질 땐 강이 붉은 비단처럼 보여지요. 여름엔 초록 비단이 되고 겨울엔 흰 비단이 되는데, 아주 장관이지요."

 

 

그들은 고생되었던 일본에서의 일들은 잊고 싶었다. 아이들을 고향에서 기르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가. 곧 그리운 가족을 만난다. 다시는 헤어지지 말아야지. 고향땅에서 열심히 일해서 행복하게 살아야지! 그들은 그런 생각으로 배에서의 지루한 항해를 견디며 이제나 저제나 부산에 도착할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고향땅을 밟지 못했다. 여전히 구천을 헤매고 있을 그들 영혼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 어떤 것이 그들에게 위로가 될까.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만이 그들의 영혼을 아주 조금,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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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섬 환상책방 12
이귤희 지음, 박정은 그림 / 해와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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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토피아는 없다.

 

나중에 나중에, 집을 사면 그때 행복해질 것이다. 그네 매달고 마당에서 강아지 기르고 화단 가꾸고 감나무도 심을 것이다. 행복은 모두 집을 사서 이사를 한 그때 이후로 유예하겠다, 라고 말하는 독자가 있다면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은 것이다.

 

이 작품을 읽은 나는 집을 사지 않아도 지금 당장 아이와 함께 놀이터에서 그네를 탈 것이다. 집안에서 기를 수 있는 반려견을 찾을 것이다. 감나무는 포기하고 베란다에 작은 화단을 만들 것이다.

 

나중에 나중에 세계여행을 가기 위해 국내의 소소한 나들이를 포기하거나 유예하고 있다면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일 것이다. 세계여행이라니, 그런 거창한 꿈은 필요 없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지금, 이번 주말에 당장 아이와 함께 놀이동산에 갈 것이다.

 

놀이동산에서 느릿느릿 열차를 타고 빙글빙글 목마를 타고 비누방울을 만드는 마술사를 만나고 얼음궁전에 들르고 피에로의 풍선을 얻어 팔에 끼울 것이다. 가족들과 그렇게 즐거운 하루를 보낼 것이다. 소떡과 우동을 사먹고 분홍분홍한 솜사탕을 녹여 혓바닥을 만든 후 우리중 누구 혀가 제일 빨간지를 내기할 것이다. 하하호호 깔깔깔 요란한 웃음소리까지 다 찍히는 사진을 아낌없이 찍을 것이다. 그렇게 오늘을 소중하게 살아갈 것이다.

 

이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라도 그러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누군가가 먹이를 주고 그것을 받아먹으며 살아가는 안온한 삶은 좋은 걸까 좋지 않은 걸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삶. 이 삶의 하루인 오늘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작가는 고양이 인생(묘생)에 대해 썼지만 사실 이 작품은 우리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고양이 이야기로 은유했기 때문에 우리는 더 쉽게 이입된다. 더 절박한 느낌을 얻는다. 

 

작품에 나오는 여러 캐릭터들도 실상은 인간의 모습이다. 그런데 희한하게 고약한 행동의 나쁜 캐릭터조차도 작품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모두 이해가 되고 애틋해진다. 어쩌면 내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이리라.

 

그러므로 많은 슬픈 일을 겪고 나서 고양이섬 따위는 필요 없다. 난 그냥 여기서 오늘을 행복하게 살겠다라고 말하는 벨이 이해된다. 절반의 포기와 절반의 희망으로 지금 서 있는 여기에 뿌리 내리려는 벨, 정글같은 세상을 슬프고 따듯하게 바라보는 벨에게 완벽하게 감정이입 된다.

 

생각해보면 우리 인간도 또한 따듯하고 약한 존재였다. 슬픈 일을 겪으면서 강해지고 나이 먹으면서 더 지혜로워지는 존재였다. 이귤희 작가의 '고양이섬'에 나오는 고양이, 고양이들처럼…….

 

재미있고 슬프고 따듯한 이야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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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 하얀 카페 심쿵 레시피 푸른숲 어린이 문학 9
박현정 지음, 신민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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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는 말.

 

부모 초년병 시절 나는 '부모'라는 존재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그래서 내 애들이 어렸을 때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뒤늦게 깨달음을 가졌고 부모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며 실수했을 때는 미안하다, 잘못했다는 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아이들과 어떤 사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릴 때도 아이들이 내게 "그건 엄마가 잘못하신 거예요" 라고 말하면 얼른 사과한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많은 친구들을 만난다. 이러한 인간관계는 처음이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해 몰라서, 그리고 나와 많은 것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실수를 한다.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그래도 미안하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알면서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갈등은 계속 부풀어 오르고 곪아버린 마음의 상처는 드디어 임계점을 넘어 빵, 하고 터진다. 그러면 그제야 다들 주목한다. 갈등의 주인공들은 너덜너덜 찢어진 마음을 어찌 수습해야 할지 몰라 그냥 울고만 있는 상황이다.

 

외동 아이들이 대다수인 요즘 같은 세상엔 모퉁이 하얀 카페 역할을 하는 공간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걱정, 불안, 분노, 슬픔, 나의 실수, 미안함과 속상함을 다 털어놓는 곳.

레시피는?

 

나 정말 미안했어.” “실은 내게 너를 질투하는 마음이 있었어. 너 되게 잘하더라.” “하고 싶은 대로 해봐. , 너를 응원할게.” “, 아니? 나 너 좋아해!”

 

쿵! 마음을 울리는 진심의 말들이 하얀 카페의 레시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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