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작은 신 반올림 21
하은경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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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무당, 이라는 직업을 어떻게 생각할까.
어쩌면 무당에 대한 선입견으로 보통사람과는 다른,
광기의 사람으로 바라보며 가까이 다가가기를 무서워할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어린시절이나 학창시절에 무당을 그렇게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우리는 제대로 그려진 무당을 만난다.
제대로 된 무당이란 ‘휴머니즘을 가진 무당’이다.

사람을 사랑하고 더 약한 사람 가난한 사람 몸이 아픈 사람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 핍박받는 사람 고난을 겪는 사람 들을
결코 외면하지 못하는 참사람인 무당.
참 신앙인 같은 무당을 나는 이 작품을 통해 만났다.
돌아보면 우리의 역사 속에서 무당은 기실 그런 역할을 해온 사람들이었다.
정말 말 그대로 ‘우리들의 작은 신’이었다.

무속인이 샤머니즘에 뿌리를 둔 비과학적인 논리를 말한다는
이유로 근대화의 과정에서 비난을 받았고 지금은 사라져가는
직업의 하나가 된 게 사실이지만 우리 역사 속에서 민초들의
곁에는 주인공 연화와같은 무당이 존재했다는 건 지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들은 (제대로 된 무당들은) 소위 있는자 배운자 잘난자들보다는
없는 이들, 슬픔에 빠진 이들의 편이었다.  


그들의 위로와 따뜻한 말 한마디에 민초들은 스스로 기적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슬픔을 위로받았으며 또다시 용기를 내어 살아갈 힘을 얻곤 했던 것이다.
이 책은 그것을 놓치지 않고 잘 잡아냈다.  

아울러 동학농민운동의 정신을 짚고 넘어갈 수 있음은
이 책이 갖는 두번째 미덕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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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의 책 낮은산 너른들 12
하은경 지음, 권문희 그림 / 낮은산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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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사랑하는 것’은 결국
‘마음속에 꿈을 키우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너는 이다음에 무엇을 하고 싶어?
무엇이 되고 싶어? 하고 물으면 다들 멍한 얼굴로 대답이 없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보면 백산이 홍길동을 꿈꾸었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정의롭고 자유로운 영혼을 꿈꾼다.
배트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트랜스포머 등등....

백산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이야기에서 얻는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 즉 꿈이 갖는 주술적인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백산이 엄마친구네 잘난 아들같은 캐릭터가
아니어서 나쁜 손버릇도 갖고 있고 실수도 하는 우리 옆집 아이같은
캐릭터라는 게 더욱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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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자국 담쟁이 문고
조재도 지음, 노정아 그림 / 실천문학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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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심성이 여리며, 남 앞에서 자기 이야기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 구승재.




승재에게는 정신지체 1급인 장애인 큰형이 있다.

남이 보거나 말거나 으아아 소리를 지르며 머리를

마구 내젓고 온몸으로 버퉁기고 몸부림치며 벌러덩

뒤로 자빠져 눕고… 입에 주먹을 넣고 죽죽 빨거나




손톱을 계속 물어뜯고, 언제나 침을 질질 흘려서

새 옷으로 갈아입혀도 곧 가슴팍이 번질번질한,

나이는 스무 살이지만 세 살 어린애 같은 형.

바보 같은 형. 엄마 아빠에게 고통만 주는 형.

친구들에게 “우리 형이야!” 라고 말할 수 없는 형.

승재의 장애인 큰형은 승재의 고통이며 갈등이고 상처이다. 

(언젠가 형이 물어뜯었던 주먹 위의 이빨자국처럼)

 

큰 기대 없이 책을 펴들었는데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고

나중엔 승재의 마음과 내가 하나가 되었다. 나도 역시

승재가 열심히 만들어놓은 것을 망쳐놓은 큰형이 미웠고

형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하는 엄마 아빠가 불쌍했고

그래서 읽는 동안 계속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어쩌랴…. 가족인데….




가족이 버리면 더 이상 아무 데도 갈 데 없는 큰형.

바보같은 형이지만 그래서 우리가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주어야 할 우리들의 형.




작가 선생님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치고 강요하기 보다 그냥 저절로 깨닫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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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자국 담쟁이 문고
조재도 지음, 노정아 그림 / 실천문학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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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에게 길을 묻다
송정림 지음, 유재형 그림 / 갤리온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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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도 명작이지만 명작으로 우리를 이끄는

가이드에게서 물씬 사람냄새가 나는 책이다.


방학중인 우리 아이들이 밥 먹을때 내가 식탁머리에

서서 한두 개씩 읽어주고 있는데 아이들도 무척 좋아한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일 때는

반색을 하면서 듣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일 때는

호기심에 가득찬 눈으로 듣는다.


정말 좋은 책이다. 모름지기 위대한 명작을 소개

하는 글은 이래야 할 것 같다.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치 뼈를 녹여서 쓴 듯하다. 이 책은 단순히

명작의 줄거리를 소개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인구에 회자하는 그 명작을 통해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즉 깨달아야 할 것들을 조근조근 일러준다.


[산다는 일은 어쩌면 앙상한 뼈만 남은 고기를 이끌고

해안으로 돌아오는 일, 그런 게 아닐까? 그러나 노인은

작살이나 밧줄 하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상어 때와

싸우며 혼잣말을 했다. 인간은 파멸될지언정 패배당할

수는 없다고. 그리고 죽을 때까지 그들과 싸워보겠다는

희망을 버린다는 것은 죄악이라고… (p196에서)]


이 책이 아니면 내가 어떻게 이런 류의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말해 줄 수 있겠는가.

이 책이 아니면 내가 어떻게 이토록 무릎을 치고

싶을 만큼 좋은 구절을 들려줄 수 있었겠는가.


[오래 품은 꿈이 실현되어 정말 푸른 하늘을 날 때가

됐을 때, 그때에는 족쇄로 묶였던 시절이 있었으므로

자유를 절감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더 높이, 더 멀리,

더 자유롭게 날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결국 굴레가 없다면 비상도 없다. 슬픈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그후에 오는 기쁨이 더 크고, 고배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승리하기 위해 더 달리게 되고,

눈물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과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러므로 굴레의 슬픔, 패배와

눈물은 곧 인생 수업료이다. (p132에서)]


이 책에는 이처럼 애틋하고 따뜻한 사랑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단순히 명작을 소개하는 차원이 아닌,

이 책을 쓴 작가의 인간과 세상에 대한 뼛속 깊은

사랑이 갈피갈피에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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