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짧은 연애 이야기 크레용하우스 청소년 시집
이묘신 지음 / 크레용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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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일이다. 시집 한권을 읽고나니 영화 한편을 본 것 같다.
중3짜리 어린 도경수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영화 ‘첫사랑’.
키득키득 웃으며 페이지를 넘긴다. 그때마다 쫄깃쫄깃
쫀드기 씹어먹는 거 같은 이런 재미난 시집이라니^^

 

쿠핏의 화살을 맞은 중3 도경수와 함께 두근두근
마음 졸이고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하다가
세상이 다 암전된 듯 불행하고 암울하고...
 
그렇게 시집 한 권 속에서
우리는 같이 행복하고
같이 슬퍼하였다. ^^

 

 

책 덮으며 생각한다. 아들딸의 첫사랑, 그 혹독한 예방주사에 대해.

 

까칠한 우리 아들. 중3 내내 여친이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되면 어느 결엔가 사라져 여친을 집앞에 데려다놓고 돌아오는 등 그렇게 정성을 들였건만 그해 겨울, 아들의 여친은 느닷없이 결별을 선언한 모양이었다. 어느 밤 아들은 현관을 들어서기 무섭게 무너지듯 내게 안기며 끄억끄억 마치 심장을 토해내듯이 울었더랬다. 돌잡이 이후 처음이었다. 아들이 그렇게 천둥처럼 운 것은.

그때 엄마인 나는 베인 상처에 왕소금 뿌리는 거처럼 아팠더랬다.


그래서일까. ‘내 짧은 연애 이야기’의 주인공, 원빈 닮은 중3 소년의 새콤달콤한 연애, 활주로를 맨발로 달리듯 짜릿하고 신났던 시간들, 그리고 중병에 걸린 듯 아팠던 이별 이야기.... 

 

꼭 울아들 얘기 같아서 또다시 가슴이 저려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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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보고서 작은거인 44
김경숙 지음, 박세영 그림 / 국민서관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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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훈이 아빠가 아들에게 보고서를 써내라고 말했을 때, 사실은 즉흥적으로 그냥 해본 말이었으리라고 본다. 아들과 전학 얘기 중에 마침 직장동료한테서 전화가 걸려와 보고서 써내라는 말을 하다가 엉겁결에 아들한테도 같은 걸 요구했던 게 분명하다.

이래서 뜻하지 않게 보고서를 쓰게 된 태훈.

 

그러나 태훈은 보고서를 쓰는 동안 학교생활이 조금씩 달라져 간다. 마침 공교롭게도 학급엔 강유미 볼펜 녹음기가 없어진 사건이 있었다. 태훈은 도둑을 잡고 싶은 마음에 교실에서 본 것 들은 것들에 이어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보고서'라는 형태로 정리를 해간다.

 

이런 과정에서 태훈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고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깨닫기도 한다. 이렇게 8개의 보고서가 완성되고, 어느 덧 전학 보내달라고 조르던 태훈은 마음이 바뀌어 이미 각별한 사이가 된 친구들과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게 된다는 얘기.

 

마종하 시인의 딸을 위한 시에 보면 그런 구절이 있다. ‘착한 사람도 공부 잘하는 사람도 말고 관찰 잘하는 사람이 되라고’. 관찰하는 사람은 결국 이해하게 되고 배려하게 된다. 이해하는 사람은 이해 받고 배려하는 사람은 배려 받는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서로 지켜봐주고 서로 이해해주는 것, 그게 우정이 아닌가.

 

 *

 

우리반 왕만두, 왕민우. 민우 때문에 착한보고서를 읽다가 덜컥, 심장이 내려앉기를 몇 번. 한편으론 놀라고 한편으론 어처구니가 없어 실실 웃음을 흘렸다.

 

왕민우 같은 아이. 어느 학급에나 꼭 한 명쯤 있다. 말하지 말라고 다짐 받았지만 소용이 없는 아이. 절대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5초도 안 되어 사람들 앞에서 나팔을 불어버리는 아이. 판도라의 상자의 뚜껑을 주저없이 열어버리는 아이.

 

사실은 초등 교실뿐 아니라 어른들 세계에도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말을 옮기고 갈등과 사건을 만드는 사람. 문제는 그 갈등이 마침내 전쟁이 된다는 건데.... 이 책 '착한보고서'를 읽고 아이들이 한번쯤은 왕민우의 말과 행동에 대해 집중에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나 왕민우는 설령 그렇게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라 해도 밉지가 않다. 계산이 있어서 속셈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니까. 아이들은 그래서 사랑스러운 것 같다. , 정말 중요한 사실 하나, 알고 보면 왕만두, 강유미는 우리의 어린 시절 모습이기도 하다. ^^

 

매번 느끼는 건데, 김경숙 작가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살아 있다. 그래서 재미있게 잘 읽히나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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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 캠프 사계절 1318 문고 106
김영주 지음 / 사계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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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잡으면 거의 광풍에 휩쓸린 듯 빠져들어 헤어나오지 못하고 몰입하게 되는 작품이다. 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났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이유로 아이들을 섬에 데려간 것인지 모든 것이 미스터리이기 때문에 궁금증 때문에 더욱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게다가 무섭기까지 하다. 공포와 미스터리의 조합!

 

엔딩은 매우 의외였다. 반전이라고 할 만하다. 규리와 유택이만 항체가 생기다니... 이해할 수 없었고 여기에 어떤 트릭이 있는 건가 의아하기도 했다. 그런데 작품을 다 읽고나면 알게 된다.

 

그들에게만 항체가 생긴 것, 그 수수께기의 열쇠. 우정이나 사랑이 아니었고 동정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뭐 대단한 휴머니즘이나 이타적인 정신도 아니었다. 대체 뭘까. 더욱더 궁금했다. 그렇다고 희생이라든가 봉사정신도 아니다.

 

‘미안함’이라는 감정이었다.

 

굉장히 놀랐다. 작가는 왜 이런 결론을 냈을까. 작품을 읽는 것보다(작품은 단번에 몰아치듯 읽은 반면) 이 수수께끼를 푸는 데에 더많은 시간이 들었다. 


친구의 외로움, 고통에 대한 반성 자책 죄의식.... 결국 미안함은 존엄성에 대한 자각이었다.

 

내가 소중하면 남도 소중하다. 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의 감정을 함부로 하지 못한다. 휴머니즘이나 이타적 정신, 우정이라는 말은 뜬구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미안함'이라는 말은 구체적이다. 손에 쥐고 있는 손수건만큼이나 분명하다. 

 

미안함이라는 알아듣기 쉽고 명료한 감정은 앞으로 많은 철학적 해석이 뒤따를 것으로 생각된다. 미스터리 공포소설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막판에 철학을 만날 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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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짱 비법서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95
최은옥 지음, 안은진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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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이들과 친구, 왕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물론 인기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지만

 

그보다도 우선 왕따가 될까봐 두려워한다는 것을.

 

이책은 친구들로부터 인기를 얻는 비법서인 동시에 왕따가 되지 않는 '확실한' 방법이 실려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작가님이 제안한 4가지 비법을 살펴보면 이렇다.

 

*단정한 차림으로 좋은 인상이 풍기는 친구. 맞는 말씀!이런 친구는 왕따가 되기 정말 지 않다. 아마 누구라도 관심을 갖고 친구가 되고 싶어하지 않을까.

 

*뭐든 열심히 하는 친구. 그렇다. 열심히 하면 그 일을 잘하게 된다. 공부든 노래든 축구든 열심히 하고 잘하는 친구들은 대체로 자신감이 있고 씩씩하다. 이런 친구들은 사실 남이 나를 왕따시키든 말든 관심 없다. 난 그냥 내 좋아하는 것을 하고, 그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오히려 이런 친구들은 나를 왕따 시키는 찌질한 애들과 같이 놀 생각이 없다이런 친구들에겐 당연히 친구들이 몰려든다.

 

*유머 감각이 있고 남을 즐겁게 해주는 친구들. 이런 친구들은 상황 파악을 할 줄 안다. 또 분위기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런 친구들은 네버네버 왕따가 되지 않는다친구들의 사랑을 받는 게 자연스럽다.

 

*아이들은 무엇을 주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이 말씀은...?  설마 내게 없는 걸 사서 주라는 말일까? 아닐 것이다. 똑같은 걸 2개 갖고 있으면 없는 친구에게 나눠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말하는 것 같다. 아울러 용기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친구에게 선물을 주고 싶지만 쑥스러워서 도저히 줄 수 없다고 말하는 친구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서 내 마음을 전해야 한다. 처음엔 잘 안되지만 해보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듯한 마음과 용기가 있는 친구! 누군들 좋아하지 않을까. 절대, 왕따가 될 리 없다.

 

고로 그러므로 이 책은 인기 짱 비법서라는 제목으로 나왔지만 사실은

 

친구 만드는 비법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왕따 안 되는 방법이 적혀 있는 책이기도 하고 말이다.

친구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들에겐 '희망의 책'이다.

매년 새학기가 되면 꼭 다시 읽고 적극적으로 친구 만들기에 돌입하자.

학교생활이 참말로 즐거워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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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으로 책을 쓰는 돼지
최은옥 글, 오정택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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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광화문 서점에 갔더니 한 어린이가 책에 구멍이 날 정도로 눈을 떼지 않고 열심히 읽고 있었다. 저렇게 재밌는 책이 대체 뭘까. 궁금해서 흘깃 넘겨다보았더니 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였다.

 

이렇게 인기가 많았던 레옹 이야기. 그 뒤로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했는데 작가님이 레옹 이야기를 이어서 써주셨다.

책 읽는 재미에 홀딱 빠진 레옹은 이제 작가처럼 글을 써서 책을 만들고 싶어했다.

과연 레옹은 우리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인 듯하다.

엉뚱하고 천진하고 구김이 없다.

 

그런데 아무리 인기많은 레옹이라 해도 책을 쓸 수 있을지?

정말 쉽지 않을 텐데…….

은근슬쩍 걱정이 되었다.

게다가 글쓰기를 도와줄 줄 알았던 늑대 선생님의 하는 행동이란 아무리 봐도 수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나의 예감은 맞아떨어졌다. 레옹이 선생님의 비밀을 알아챈 순간부터 나는 두근두근 가슴이 뛰었고 레옹이 몹시 걱정되기 시작했다.  결국 레옹은 비오는 숲속길을 도망치다가 넘어져 정신을 잃기까지 한다

 

마침내 학예회가 되었고 레옹은 자기가 쓴 책을 발표한다.

레옹의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버드나무 마을 동물들은 책을 정말 좋아해요. 책을 읽게 된 뒤로 더욱 그렇지요.’

 

그렇다. 바로 이 책이 레옹의 책이다!! (나는 이걸 알아차렸다.^^)

책을 쓰기 쉽지 않았던 그 과정을 모두 적은 것이 바로 레옹의 책이 된 것이다.

(어째서 이런 중요한 사실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걸까?)

 

레옹의 책 이야기와 늑대 선생님 비밀 이야기가 함께 들어 있는 이 이야기가

나는 정말 재밌었다. 레옹,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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