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라틴어 문장 하나쯤 있으면 좋겠습니다
라티나 씨.야마자키 마리 지음, 박수남 옮김 / 윌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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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연구자 라티나씨, 이탈리아에서 결혼하고 40년째 정착한 만화가 야마자키 마리씨가 라틴어 문장을 선별하고 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인생의 지혜를 이야기한다. 일부는 우리가 아는 이야기도 있고, 몰랐던 이야기도 있다. 무엇보다 아 이것마저 라틴어라니 라틴어의 끝은 어디인가 감탄하게된다. 초반에 언급한것처럼 우리가 쓰는 영단어중엔 라틴어가 어원인 단어가 많다, 예를 들면 오디오같은게 그렇다. 그저 문장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속에 있는 지혜를 잊지않고 전하는 책의 매력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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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케로는 저희가 하는 것처럼 대화 형식으로 전개되는 철학서 《투스쿨룸 대화》를 남겼습니다. 거기에 vivere est cogltare (산다는 것은 곧 생각하는 것이다) 라는 문장이 실려 있습니다.

키케로는 이 책에서 ˝영혼은 비록 시간이 없어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라고 말합니다. 다만 학식 있는 사람의 경우라고 덧붙였습니다. 학식 있는 사람에게 삶이란 곧 사유이며, 그 사유 속에서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_ 51

✍ 라티나 씨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고픔‘ 이란 현재의 경제적 궁핍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탈리어로 배고픔은 fame라고 하는데, 단순히 공복뿐만 아니라 갈증이나 갈망, 강한 소망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배고픔이란 결국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느끼는 고통이라고 정의 할 수 있어요. 한편 이러한 고통에 수반하는 다른 감정들, 이를테면 포기나 질투, 실의 같은 부정적인 감정조차 일종의 에너지를 축적하도록 만들어 한 단계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multa docet fames (배고픔은 많은 것을 알려준다) 는 이러한 해석도 가능한 문장이라고 생각해요. _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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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위한 독서 모임 - 읽고 생각하고 말하는 나의 첫 번째 연습실
김민영 지음 / 노르웨이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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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북스타그램을 운영하다보면 누구나 한 번은 관심 갖게되는 독서모임, 서평쓰듯 댓글쓰듯 자유롭다고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말을 안하는 사람, TMI를 마구 뿌려되는 사람, 무례한 사람 등등 수많은 사람들을 다수로 상대해야하고 심지어 책을 ˝안˝읽고 오는 사람도 있다(에이 설마...(?)) 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독서 모임을 취미로 이어갈 수 있을까?, 저자는 20년간 독서모임을 운영하며 활동했고 책에 대한 책과, 독서모임 혹은 서평에 대한 책도 다수 집필했다. 특히 진행자로서 시간을 많이 보낸 저자는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접했고 독서모임을 장려하는 동시에 일종의 설명서를 책으로 출판했다. 저자는 우리가 쓰고 있는 서평도 독려했고, 서평이 독서모임의 밑거름이 되어준다고도 한다. 내 스스로 서평이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고백할 수 있는 건 아주 넓지만 화면 안의 작기도 한 이 온라인의 공간에서 이미 나는 독서모임의 듣는 자세를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실제 피드백과 분위기, 사회도 중요한 법. 독서모임의 매력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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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글을 쓰는 게 편하다면 아예 서평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갓도 방법입니다. 보통은 논제라는 단어만으로도 부담을 느끼는 사람은 서평이라는 말만 나와도 첫 문장이 안 써진다고 어려워하기는 하지만요. 논제나 서평, 모두 거리감이 좀 있지요? 뭔가 전문적인 내용이 나와야 할 것 같고 말입니다. 그래도 하다 보면 조금씩 익숙해지고, 그러다 보면 이전의 말하기나 글쓰기로 되돌아가기 어려운 객관과 설득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_ 93

✍ ˝누군가 나한테 그 책에 대해서 물어보려나? 말할 순서가 오면 어떡하지?˝ 하며 가슴이 두근거릴지도 모릅니다. 내 무지가 드러났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모임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기분이 들 수도 있어요. 독서 모임에 계속 나가도 되나 자기 검열까지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파리 8대학 교수이자 작가인 피에르 바야르가 쓴 에세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 하는 법》을 읽는 건 어떨까요. 그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누군가와 열정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상대도 그 책을 읽지 않았다고 해도 말이죠. 아무리 책을 많이 읽는 독자라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극히 일부를 읽을 뿐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밑줄을 그어봅니다. 그러니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기 또한 가능한 일이라는 거지요. 저자가 경계하는 태도는 교양 있는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고 스스로 속박하는 것입니다.

✍ 저도 그런 적이 있는데요. 독서 모임에서 다른 사람 말을 듣다보면 어느세 말은 들리지 않고 내 생각에 빠져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할 말도 잊어버리고요. 나중에야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르니, 왜 적절한 때에 말하지 못했나 속상하죠. 늦게나마 말을 하면 너무 나서는 것처럼 보일까 걱정하다 결국 기회를 놓치기도 합니다. 나만 너무 떠드는 것 아닌가,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말을 못 하는 건가 하며 자기 검열도 하면서요. 어쨌든 말할 기회를 놓칠 이유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대형 트럭˝에 실을 정도로 많을 겁니다. 하루키는 에세이 《달리기를 말하고 싶을때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에서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이지만 달리기를 그만둘 이유는 대형 트럭에 가득하다고 말한 바 있지요. 말하기도 마찬가집니다. 말할 기회를 놓칠 수 밖에 없는 수 많은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 길지만 발췌할수밖에 없었다... 1부터 10까지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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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실 - 완벽이란 이름 아래 사라진 나에 대한 기록
송혜승 지음, 고정아 옮김 / 디플롯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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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잃어서도, 실패해서도 안된다는 어머니와 아버지, 그들은 무시당하는게 두려웠고, 딸이 아니라 자신들이 무시당할까봐 딸을 휘둘렀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나는 토종 한국인이지만 아무리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밀고 갔다한들, 이렇게 무모할수가 있나. 그들이 생각해낸 꿈과 대책은 결핍에 대한 집착이었고, 말도안되는 꿈들이었다. 그들에게 유일하게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목숨같은 딸 뿐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계속 속으로 외쳤다. 어머니 이쯤되면 알아주세요, 알아주세요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어머니와 화해했기에 이 책을 쓸수있었겠지 라는 생각은 뜬구름 같은 환상이었다. 나는 그러며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이렇게 담담한 문체를 쓰다니 엄청 끔찍하다고 느끼게 될줄 알았는데.. 그리고 존경스러웠다. 평소 힘든걸 뱉고싶어 안달이난 나에게 평생을 끔찍이 버티고 산 작가가 이제껏 올때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않고 살아왔다는것이.. 나도 큰맘먹고 상담을 하면 왜이리 담담하냐는 소리를 듣지만, 담담하면서 적당히 침묵하는 건 더욱이 어렵다.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끈질기에 변호사를 포기하고 작가의 삶을 택하려한 그 옹집이 지금도 계속되어 발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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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인생 최초로 맞은 큰 위기로 흩어지는 정체성을 수습하기 위해, 내가 살아 있는 걸 확인하기 위해 달려간 사람은 나 자신이 아니라 엄마였다. 내가 영위하는 이 처량한 인생에서 성적이 딸어지거나 상을 못 받았을 때처럼 불가피하게 실망했을 때 내 가치를 확인할 대본이 내게는 없었다. 행여 그 대본이 있었다고 해도, 파편적이고 허술하며 남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물론 그중에는 좌절 속에 찾아온 내게 친절을 베푼 목소리의 엄마도 있었다. 엄마는 나를 안다고 말했다.

돌아보면 그때 누군가 죽은 그 병실에서 우리 엄마, 내 삶의 근원인 엄마가 온 세상이 미워해도 너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고, 심지어 엄마인 내가 미워해도 너는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해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엄마에게 전보다 더 밀착되어 내 심장과 가치 감각을 엄마에게 넘겨주고 떠났다.

_ p.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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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마음 공부 - 소란과 번뇌를 다스려줄 2500년 도덕경의 문장들
장석주 지음 / 윌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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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오랫동안 시를 써왔다. 25년간 《도덕경》을 공부했고, ˝도˝와 가까워지고자 오랫동안 싸워왔다. 나도, 그도 점점 도와 가까워질뿐 도를 깨달았다는 말은 못할것이다. 그렇다면 노자는 도를 깨달아서 《도덕경》을 쓴 것일까?, 그것에 대해서는 이 책만으로는 답을 얻지 못했다. 도를 깨닫는 책을 보다보니 어제 일이 떠올랐다. 오랫동안 만난 남자친구는 대뜸 ˝평소에 감사할 줄 알아야되˝라고 말했다. 놀란 나는 맘에 안들면 나를 왜 만나냐며 펄쩍뛰었다. 그러며 너 운동하고 많이 나아졌어~라고 말했다. 하룻동안 책을 읽으며 떠올려보니 아무나 해줄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그리곤 말했다. 아마 시간이지나면 너가 해준말이 지금보다 감사할때가 올거야. 그는 웃어넘겼다. 연달아 생각했다. 노자와 이 책을 쓴 저자도 책을 쓰기까지 인간관계를 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깨닫게 되면서 《도덕경》, 저자는 이 책을 쓸 수 있게되지 않았을까. 지금껏 깨달은 바를 세상에 자신있게 내놓은만큼 그 안에 담긴 지혜는 가히 시대를 뛰어넘는다, 그 책을 쉽게 쓴 저자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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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는 말한다. ˝큰 도는 스스로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끝내 그 위대함을 이룰 수 있다.˝ 노자가 이르는 것은 욕망과 공명심에 빠지는 일을 경계하라는 것이다. ˝도는 늘 하고자 함이 없다.˝ 이것은 도의 본질이 무욕과 무위에 있음을 말한다. 나는 이름을 가졌으나 그 이름을 써먹지 못했댜 누구나 무명 생활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동안 괴로움이 떠나질 않는다. _ 61

✍ 분명한 것은 한 가지뿐, 즉 미래는 오늘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미래의 씨앗이고 징후다. 그 누구도 알 수 없느 것은 미래가 불확실함과 불연속성에 감싸여 있는 까닭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미래의 비전을 품는 것, 그 비전을 위해 오늘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미래는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고 빚는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 오늘을 불꽃으로 다 태워버릴 듯이 뜨겁게 살자. _ 66

✍ 도는 하늘과 땅과 사람에게 두루 작용한다. ˝그러므로 도는 크고, 하늘도 크고, 땅도 크고, 왕 역시 크다˝ 도에서 멀어지면 소박함에서도 멀어진다. 소박함에서 멀어지면 욕심이 커져 그 주체를 집어 삼킨다. 욕심이 커지면 다툼이 잦아지고 세상이 요동친다. 반면 만물이 기꺼이 소박함에 처한다면 세상은 고요해질 테다. _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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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다정한 말
수정빛 지음 / 부크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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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때까지도 무슨일이 날까봐 이러면 어쩌지 저러면 어쩌지하고 불안에 떨며 살았거늘, 10여년정도 흐르니 ˝이 선택지를 할까, 저 선택지를 할까,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 있을까˝ 하는 경지에 올랐다. 예전에는 ˝내가 이상해보이면 어떡하지‘가 ˝남들도 이걸 똑같이 느낄까?˝라는 궁금증으로 보였다. 수정빛 에세이를 보며 그동안 느꼈던것이 남들도 변함없이 똑같음을 알게되었다. 사람사는거 다 똑같구나 다행이다하며, 하다못해 내 숨기고싶고 부끄럽고 고치지 못하는 말과 행동, 생각까지도 다 거쳐가는 과정이었다. 아무래도 책을보고 세월도 시간이 흐르니 점점 여유로워 졌던것이 모두의 삶도 똑같이 흘러간단걸 확인하면서 더 겸허하고 소중하게 대하며 여유를 가지고 살것같다. 인생의 거쳐거쳐 생각하는 것을 빠짐없이 담으려고 노력한게 책속에서 느껴졌다.

👉 내가 생각하고 있는것에 대한 확신이 없고 외롭고 흔들릴때 나는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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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마 넘겨지지 않는 감정을 억지로 욱여넣어 소화하려 했던 것이다. 많은 계절을 다르게 살아온 우리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음을. 가까운 관계라 해도 마음에는 시차가 있음을. 어차피 몇 번의 계절 뒤에는 당신을 더 사랑하는 내가 있음을 인정하고 믿기로 했다. _ 92

✍ 기특함이었다. 다른 말로는 자기 효능감, 평소엔 성공이라 여기지도 않았던 작은 행동들을 하나씩 해내며, 나도 무거운 감정에서 스스로 벗어날 힘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잠자코 있던 나에 대한 믿음이 기지개를 켠 순간이었다. _70

✍ 특별하고 위대한 사람은 없다. 그저 자신이 잘하는 것이 우연히 남들의 시야에 포착되고 발견되는 것일 뿐. 한 사람의 인생은 그 자리에서 저마다의 빛을 내뿜는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도 어쩌면 이러한 인생의 특별한 장치 덕분에 생겨난 것이 아닐까. _ 39

✍ 그러니 제시간에 머무르자. 지나간 기억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마주해야겠다. 그래야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온전한 나로 존재할 수 있다.

🤦‍♀️ 발췌하기 힘들다, 다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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