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마음속 108마리 코끼리 이야기
아잔 브라흐마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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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나 간절히 원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탈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기도하고, 노력하고, 교육받고, 경쟁하고.., 사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원하는 항목을 채크아웃(check-out)하기위해서 사는 것 같기도 하다. 아잔 브라흐마는 우리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코끼리를 키우느라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더구나 그 코끼리가 술에 취했다면? 술취한 코끼리는 행복의 부재에 대한 슬픈 일상과 고통, 즉 두카(Duka)이다. 붓다가 6년간의 깨달은 첫번째 진리하고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 두카라는 것이다. 삶은 고통의 바다 즉 고해라는 것이 우리가 지금까지 흔히 듣던 해석이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술취한 코끼리를 길들이려하다가  결국은 우리는 허무하게 죽음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망각한다. 아잔 브라흐마는 원한다는 것이 곧 고통이라는 것, 행복하고자 한다면, 그 원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조언을 한다. 그러면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깨달음에서 아름다운 순간이 온다고 한다.

  사랑에 관해서도 진정한 사랑이란 에고가 사라질 때라고 한다. 나자신의 이기심을 버리고 상대방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진심으로 당신이 행복하길 바래요. 그리고는 떠나보낼 수도 있는 마음이 사랑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고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그렇게 생각해보면 더 잘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내 옆에서 불편해도 거기서 버티며 나와 많은 것을 나누어주는 그 사랑하는 사람이...불편해도, 상대의 뜻을 받아주고, 화합하는 것을 성가시지 않게 받아들이는 그대의 지력와 명석함과 너그러움에 감사할 수 있지 않을까.

  화를 내는 것에 대한 탐색도 흥미롭다.

 

   화를 내는 것이 일을 해결하는 영리한 반응이 아니라는 것이다. 화를 내는 대부분의 경우는 기대가 무너진데서 촉발된다. 우리는 때로 어떤 일에 너무 많이 집착하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가 찾아오지 않으면 화를 낸다. 모든 원하는 결과는 미래에 대한 기대이며 예측이다. (pp. 95-96) 

 

  우리의 기대는 어긋나기 쉽상이고, 희망은 종종 깨어지며, 계획은 자주 변경해왔다. 미래에 대한 많은 기대, 즉 우리가 좋아하는 꿈꾸는 삶이라는 것이 오히려 족쇄를 채우고 우리속에 내재한 술취한 코끼리를 더욱 난폭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하는 새로운 각도를 제시한다. 자신이 기대하는 결과가 미래에 발생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총력을 다해서 현재를 희생하는 것을 불사한다. 현재의 모든 관계, 현재에 천천히 깨달아가야하는 과정에서의 배움, 그리고 깨달음의 즐거움이 그러한 미래적 결과에 대한 기대와 집착때문에 간과된다. 

  분노하는 것의 더 큰 문제점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을 때이며 우리는 그 억지 효과를 즐긴다. 분노는 중독성이 있고 당장의 묘한 쾌감이 있겠지만 지나고나면 빼아프게 후회하고 자신의 인격에 대해서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분노에는 위헙이 따르고 그 결과는 결코 바람직하게 이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분노의 끝과 결과까지 기억하고 그 후에 후회의 막바지까지 되새길 수 있다면 화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잔 브라흐마는 이러한 분노를 먹고 사는 악마가 있다고 비유한다. 이 악마는 분노한 자들 옆에서 그 분노를 먹고 거대해지고 추해지며 악취를 내뿜는다. 반면에 친절한 말에는 바로 이 악마가 소멸된다는 것이다. 주변에 사람들에게 화를 낼수록 그들에게서 자신의 실수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가까이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악마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바라지 않는다. 나의 분노를 먹고 그들이 악마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할, 분노가 가져다주는 또 다른 결과가 있다. 분노는 관계를 파괴하고 우리를 주위 사람들로부터 갈라놓는다. 여러 해 동안 사이좋게 지내다가 한 번의 실수로 심한 상처를 입고 화를 내며 영원히 관계를 끝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가 함께 한 그 모든 아름다운 순간들은 세어보지도 않는다. 오로지 한 번의 끔찍한 실수만을 보고 전체를 파괴하는 것이다. 그것은 공정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외톨이가 되기 원한다면 자주 화를 내라. (p. 103) 

 

  흔치 않은 경험이지만 그러한 경험이 있을 수 있다. 순간의 실수로 어떤 누군가를 떠내보내거나 결별하고 다시는 생각하고싶지 않은 상처로 남은 경험말이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잔 브라흐마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듯하다.

 

갈곳이 아무데도 없음을 깨달을 때, 우리는 달아나는 대신 문제와 마주한다. 대부분의 문제들은 우리가 다른 방향으로 달아나려고 하기 때문에 그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것이다. (p. 105)

 

  칭찬의 효과에 대해서 우리는 가끔 아첨과 헛갈린다. 댓가를 바라고 마음에 없는 말을 했을 경우 아첨일 것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지만 칭찬의 댓가도 바랄 때도 칭찬은 여전히 칭찬일 것이다. 마음에서 우러나고 댓가도 바라지 않을 때 더욱 고귀한 칭찬이 된다.

 

칭찬은 돈을 절약하게 하고, 우리의 관계를 풍요롭게 하며, 행복을 가져다준다. 우리는 그것을 주위에 더 많이 전파시킬 필요가 있다. 칭찬을 해주기가 가장 어려운 사람은 바로 가지 자신이다.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은 자만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나는 어려서 배웠다. 그것은 그렇지 않다. 그는 마음이 큰 사람이다. (pp. 122-123) 

 

  어려움이 닥쳤을 때, 흔히 지인으로 부터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조언을 받는다. 그러한 지인이 있다면, 아잔 브라흐마와 같은 경지에 이르렀거나, 그 경지를 보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아잔 브라흐마의 책을 읽은 모양이다.  

 

절망은 우리 모두가 통과해야만하는 감옥이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상황을 견뎌 내게 도와준다. 그것은 또한 절망의 가장 큰 원인인, 행복한 시기를 너무도 자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버리게 해준다. (p. 128)

 

  절망은 삶의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아잔 브라흐만은 이것을 '소똥을 퍼 나르는 것'으로 비유한다.

 

'소똥을 퍼 나르는 것'은 그 비극들을 삶을 위한 거름으로 환영해 맞아들이는 것의 비유다. 그것은 우리가 혼자 해야 하는 일이다. 여기서 아무도 우리를 도울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을 우리 가슴의 정원으로 날마다 퍼 나름으로써 고통의 더미는 점점 줄어든다. 그것은 여러 해가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아침은 오고야 만다. 우리가 더 이상 우리의 삶 속에서 고통을 발견할 수없는 아침이. 그리고 우리 가슴 속에서 하나의 기적이 일어난다. 친절의 꼿이 만발한다. 그리고 그 향기가 우리의 길 아래쪽으로, 이웃에게로, 친구와 심지어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에게로 날아간다. 그러가 하면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의 열매가 가득 매달린, 구석에 서있는 지혜의 나무가 우리를 향해 구부러진다. 우리는 그 맛좋은 열매들을 전혀 아무런 계획 없이도, 지나가는 행인과도 무료로 나눈다.

  우리가 비극적인 고통을 겪고 그것이 가져다 준 교훈을 배웠을 때, 그리고 그것으로 우리의 정원을 가꾸었을 때, 그 때 우리는 깊은 비극 속에 있는 다른 사람을 우리의 팔로 껴안을 수 있다. 그리고 부드럽게 말할 수 있다.

" 그래요, 나도 다 압니다." (p. 132)

 

  이 부분의 마지막 "그래요, 나도 이해해요."로 바꾸고 싶다. 이 때 안다는 것은 안다는 것을 넘어서서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까지를 표현하는 것일 것이다. 이러한 마음을 남들에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자신의 정원을 가꾸는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앞마당에 널려진 고통의 소똥을 정원으로 나르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내적 부드러움과 성숙함일 것이다. 어쩌면 지성적으로, '나도 알아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안다는 것을 넘어서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일 것이다.

  아잔 브라흐마는 삶의 철학에서 지혜를 갖게하는 질문을 제시한다.

 

1.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인가?

2.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3.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우리모두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고 있지만, 너무도 자주 그것을 잊어버린다. 우리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시간은 오직 그 시간뿐이다. 따라서 만일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당신이 얼마나 그들을 사랑하고 감사히 여기는지 말하고 싶다면, 지금 하라. 내일로 미루지 말라. 5분 뒤에 하려고 하지 말라. 지금 하라. 5분 뒤면 종종 너무 늦다. 배우지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당신이 그렇게 할 수 없는 온갖 이유들을 늘어놓지 말라. 지금 하라.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이 순간을 붙잡으라.

  두 번째 질문에 대한 해답은 대단히 심오하다. 정확한 답을 알아 맞히는 사람도 드물다. 학생 시절 그 해답을 처음 읽었을때, 그것이 며칠 동안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것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이 그 질문을 들여다보게 해주었다. 해답은 이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다.

...

소통이라는 것은, 그리고 사랑이라는 것은,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 그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여길 때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도 그것을 느낀다. 그 사람도 그것을 알고, 그것에 반응한다.

....

삶에서 당신은 대부분의 시간을 당신 자신과 마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당신 자신에게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당신이 자각하는 최초의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당신 자신이다!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는가?

"좋은 아침이야. 멋진 하루를 보내기 바라!"

나는 날마다 그렇게 한다.

그리고 잠들기 직전 당신이 자각하는 마지막 사람은 누구인가? 또다시 당신 자신이다! 나는 날마다 나 자신에게 잘 자라고 말한다. 하루 중 많은 개인적인 시간에 나는 나 자신에게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한다. 그것은 효과를 발휘한다. ...

 

1.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인가? 지금

2.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지금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

3.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보살핌과 배려(pp. 154-158)

 

 

  지혜는 평범하게 오는 것 같다. 아잔 브라흐마의 지혜는 평범한 말과 평범한 행동, 그렇지만 삶의 어려움을 해결해 나갈수 있는 평범해보이지만 비범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 같다. 자신에게 닥치지 않았거나 경험하지 않은 남의 사례는 너무도 평범하게 보이고, 자신에게 당면한 문제에 해결책이 있을 때 비로소 평범한 지혜의 비범한 진리를 깨닫게 하는 것 같다. 

  베게 맡에 두고 잠자리에 들기전에 세 달동안 읽은 책이다. 이런 책을 만나 삶의 지혜를 차근 차근 되세겨보는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이다. 고민과 고통을 짊어지고 가야하는 것이 강요되는 시절이다. 잠자리에 들기전에 적어도 잠시 그것을 그것을 내려놓으라고, 잠시라도 멀리 떨어지게 해주는 안식의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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