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너의 환상

 

 

 

                          카르마

 

 

날씨가 따스해지면

몸속에서 스물 스물 돋아나는

너를 향한 환상

눈을 감으면 어제처럼 쏟아지는

햇살 부서지는 창문

검정 깨알같이 톡톡 튀어오르는

젊은 단어들

밑줄그어 붙잡는다.

 

너의 표정이 변화하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우둔한

안테나를 달고 있던 무척추 동물

그 날의 죄의식에 사로잡힌

아직도 그 때의 무척추 동물

무딘 안테나로

너에게 전화하면

현실의 네가 웃는다.

 

고마운 그때의

고마운 너의 따스한 환상

단 한 줄로 줄일 수 없는

프루스트의 길이

시간을 멈추고 과거로 돌아가

무디고 느린 안테나로

너의 이름을 부르면

현실의 네가 그렇게 웃는다.

 

 

2013. 3. 27.

 

* 오늘이 가장 바쁜 날인데, 문득 네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어. 반가운 너의 웃음

폐부에서 울려나는 너의 웃음소리, 따스한 환상을 갖게하는 너의 목소리

고마워, 함께 공유한 시간이 고맙고, 사랑해주었던 나날이 고마워.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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