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말하자면

 

 

               

                              카르마

 

 

진실로 말하자면 진실이 때로 안쓰럽구나 

하여튼 멀리서도 올 듯한 바람처럼 진실은 

떠나기도 하였으며, 돌아오기도 하였으나,

본디 이처럼 머뭇거리기도 하였으되

그토록 두터운 진실을 호리고 눈앞에서 멀어진

마침내 그대는 오래된 벗, 어디쯤에 늘 있었듯이

어디서나 늘 끌어안고 있는 사물의 그늘과 빛

어디서나 늘 제자리를 오가는 길이 모이는 곳

 

진실로 말하자면 진실한 모든 것이 안쓰럽구나

하여튼 물론 괜찮다, 이파리를 적시는 모든 입김이

애초에 아주 작은 물 조각에서 시작하였듯이

하나씩 각각 떠다니는 습기가 서린 진실들

바람의 옷자락 펄럭일 때마다 조금씩 꺼내어 보라

떠다니는 습기어린 것들, 새삼 눈시울이 뜨겁도록 보라

어디서나 늘 공간과 시간을 끌어안고 있는 사물의 

어디서나 늘 매달린 현실과 허구가 풀려나가고 있다.

 

 

2012. 0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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