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을 들여다보니
카르마
개울 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너의 눈속처럼 깊숙이
그 속에 내가 있다.
오랜 여행에 지친
피곤과 외로움에 앞으로 쏠린 얼굴로
깊숙이 숨어든 물고기
어디선가 태어나
어디론가 떠다니다가
그쯤에 나타나
시방 나뭇잎을 쪼고
돌틈에 얼굴 하나
물 속에 일렁이다가
네가 아니었던가
바람에 꺽여 떨어진 나뭇잎들처럼
물 속에 썩은
작년 한해의 기억을 쪼던
물고기 간데 없고
물을 꺽어 다른 흐름을 만드는
그곳에 박혀있는 돌 하나 있다.
2012.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