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한 빗물

 

                   Esther

 

 

세상 어디에나 골고루 비가 내린다. 

세상 어디에나 스며든다.

우울하고 우묵한 곳마다 

경사지고 평평하지 않은 곳마다

웅덩이가 생겨 

평등을 눈으로 볼 수 있는 날,

 

가만히 있는 빗물은 없다.

고정된 것들 사이를 지나

아래로 흘러간다.

흙먼지 가라앉히고

푸른 나뭇잎만 동동 뜨는

커다란 함지박을 채운 후

 

어두운 하수구로

냄새나는 하천으로 흘러가

때로는 깊은 물로,

출렁이는 위로의 손길

세상의 모든 것을 어루만지고

어디서든 가만히 누워 

하늘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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