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에타의 드레스 업 1~2 세트 - 전2권
채하빈 지음 / 디앤씨북스(D&CBooks)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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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에서 연재 재밌게 봐서 출간 무척 기다렸었어요. 여주인 쥴리에타가 제가 좋아하는 여성상이라서 더 좋았어요. 표지도 멋지네요~ 종이책으로 만날 쥴리에타의 드레스 업, 무척 기대돼요. 어서 완결까지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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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헤븐 1 블랙 라벨 클럽 디럭스
박슬기 지음 / 디앤씨북스(D&CBooks)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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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박슬기 작가님의 신작이라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한, 연재 때부터 지켜보며 재밌게 따라갔었기에 완성본의 출간이 더 기다려졌던 <로스트 헤븐>. 오매불망 기다리고 마주한 <로스트 헤븐>은 기대감을 넘어 만족감과 감탄을 연발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색감과 상징적이면서도 디테일한 일러스트 덕분에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지는 표지, 미래의 어느 한 순간을 연상케 하며 작품의 분위기를 더하는 삽화, 글의 웅장함을 느끼게 하는 미래의 연혁, 눈에 확 들어오는 구성의 등장인물의 일지(또는 일기)와 메시지 등 책의 겉부터 안의 구성 하나 하나까지 얼마나 디테일하게 공을 들였는지가 느껴지는 완성도 있는 책이었습니다.(실물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는 게 쉽지 않군요.)

 

책을 펴고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는 <로스트 헤븐>의 외양적인 매력을 훌쩍 넘어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로스트 헤븐>2100년의 미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로맨스소설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SF 판타지 로맨스입니다.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먼 미래를 다루고 있다는 소재나 설정, 장르라는 이유로 선입견을 가지고 읽는 것을 망설이는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런 분들께도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을 만큼 좋은 글입니다. 이야기의 전개라든가 등장인물의 이름, 장소의 명칭 등 성서와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엿볼 수 있는데, 이게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조화를 이루며 때때로 무릎을 탁 치게 합니다. 그야말로 스토리, 연출 등 어느 한 부분이 부족하거나 과함이 없는. 한 편의 잘 짜여진 영화 한 편을 보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한 번쯤 미래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봤을 겁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등 우리는 흔히 과학으로 발전한, 편리한 미래를 떠올리곤 합니다. 미래는 과연 편리하기만 할까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SF드라마 <써클>에서 그려지는 미래처럼 과학의 발전 이면에는 어둠이 존재할 겁니다. 유엔의 인구보고서에 따르면, 2100년의 한국의 인구는 4천만 명 선에도 미치지 못할 거라고 합니다. 에너지 고갈과 물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도 더욱 커질 것이고, 과학으로 이를 보완 대체한다고 할지라도 한계가 있을 겁니다. 다가오는 미래는 과학의 발전과 다양한 분야에서의 끊임없는 연구로 인해 인간의 수명을 연장해주고, 편리함도 가져줄 것이지만 그만큼 우리가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늘어날지 모릅니다.

<로스트 헤븐>은 그러한 미래의 한 부분을 배경으로 합니다. 우주 식민지 개척, 물 전쟁, 자원 전쟁 등이 시작되고, 알 수 없는 괴질로 인해 인류는 존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신종 바이러스 감염에서 살아남은 여아의 몸에서 항체를 추출해 인류는 지속되고, ‘로스트 헤븐이라는 인공의 섬에 그들만의 낙원을 창조합니다.

 

좀비를 연상케 하는 델타 포획률 1위의, 브루클린의 성녀 정유림 소위.

그녀의 훈련생으로 들어온 신비스런 비밀을 간직한 예쁜 남자 케이.

 

<로스트 헤븐>은 인공의 낙원인 로스트 헤븐을 배경으로, 태초의 남녀인 아담과 이브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강렬한 연으로 묶인 한 남녀가 낙원의 이면과 음모를 파헤치고 그들의 존재 이유를 찾아가는 성장물이자 인류 구원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로맨스소설답게 유림과 케이의 애절하고 강인한 사랑도 엿볼 수 있지만, 웅장한 세계관과 스펙타클한 전투신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로맨스에만 치중하지 않고 글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나 분위기를 조화롭게 표현하고자 하나 하나 정성들여 포석이 깔려있는 만큼 나중에 그것들 하나 하나의 의미를 발견하는 감동도 큽니다. 성서적인 모티프와 미래지향적인 세계를 보면서 과거와 미래의 멋진 콜라보를 보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다양한 군상의 감정을 다룸으로써 유희적인 소설이라기보다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깊이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낙원이라고 표명하지만 로스트 헤븐이 진정한 낙원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진정한 낙원을 이룩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하는 철학적인 질문도 하게 되더군요. 어쩌면 이러한 고민을 던져주기 위해 작가가 이중적인 의미로다가 로스트 헤븐이라는 낙원의 섬을 만든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4권 완결로 현재는 2권까지 출간되었지만 곧 3, 4권에 아트북까지 출간됩니다. 미완으로 오래 남지 않을 것이니 기다림도 길지 않을 겁니다. 저도 어서 3, 4권이 출간되어 유림과 케이의 여정을 따라가고, 그들의 끝이 행복으로 귀결되길 바라봅니다.


치밀하고 세심한 디테일과 완성도가 살아 있는 미래를 엿보고 싶으신 분, 구원·인류애·영웅물 좋아하시는 분, 남녀 주인공의 절절하고 강렬한 사랑을 응원하고 싶으신 분, 걸크러쉬 여주와 외유내강의 예쁜 남주로 눈호강 하고 싶으신 분, SF판타지 로맨스 좋아하시는 분,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하고 싶으신 분, 단순한 메시지보다는 의미 있는 주제를 담은 글이 좋으신 분, 로맨스소설이라면 무조건 좋아하시는 분, 로맨스에 입문한지 얼마 안 된 분 등등 <로스트 헤븐>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시간 아깝다는 생각 전혀 들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점점 줄어가는 페이지가 아깝게 느껴지실 겁니다.

 

로스트 헤븐 행 에어쉽 한 번 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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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원리 - 개정증보판
차동엽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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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무지개원리>,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워낙 많은 사람들의 호평과 추천이 있었기에 읽어야지 하고 생각은 했었는데 지금에서야 읽게 되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결과적으로 같은 맥락의 메시지들을 전하고들 있다. 솔직히 자기계발서들이 제시하는 메시지를 보면 누구나 머리로는 알고 있는 것들이다. 다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실천이 쉽지 않을 뿐. 그래서 <무지개원리>의 무엇이 그렇게 사람들을 열광시키는지 궁금했다.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하고.

 

[하는 일마다 잘되는 무지개 원리]

1.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2. 지혜의 씨앗을 뿌려라.

3. 꿈을 품으라.

4. 성취를 믿으라.

5. 말을 다스리라.

6. 습관을 길들이라.

7.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확실히 <무지개원리>만의 차별성을 느낄 수 있었다. 제목처럼 꿈을 이룬 사람들의 성공요소를 통합해 일곱 빛깔의 무지개처럼 일곱 가지 성공 법칙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억지로 짜 맞춘 게 아니라 꼭 필요한 요소들만으로 잘 정리했고, 삶을 보다 행복하고 윤활하게 만드는 일곱 가지 원리들을 체계적이면서도 세분화해 효과적으로 설명한 것 같다. 적절한 사례와 경험, 인용 등을 내세워 공감을 이끌고, 전문적인 내용도 어렵지 않게 잘 풀어 설명함으로써 이해도를 높였다. 더불어 ‘자아’를 이해하고 재확립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나 자신을 일깨우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다. 검증된, 선인과 인생의 선배들이 들려주는 경험과 성공담을 보면서 나 또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고, 스스로를 독려하기도 했다. 저자인 차동엽 신부만이 들려줄 수 있는 그의 삶과 성경적인 이야기에서도 많은 교훈을 얻었다. 왜 지금에서야 이 책을 읽었을까. 좀 더 일찍 읽었더라면, 지금 느낀 것을 좀 더 빨리 깨달았더라면, 내 삶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치고 소소한 부분에 변화를 가져오지도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무지개원리>를 읽으면서 내 인생의 밑그림을 떠올려봤다. 막연히 미래의 내 삶은 어떨까 하고 상상해보긴 했었지만 구체적으로 세워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계획을 세운다고 해서 계획대로 착착 이뤄지는 것만은 아니겠지만 인생 설계를 통해 내가 추구하는 건강한 삶을 이루고 지키는 데 노력하기 더 수월할 것이다. 건축을 하는 데 있어서 기초공사가 제일 중요하듯이 어떤 역경이 닥치더라도 좌초하지 않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데 가이드를 해줄 튼튼한 밑그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일곱 가지 원리와 긍정적인 메시지를 바탕으로 내 인생의 밑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게 되었다.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인생의 밑그림. 이 밑그림을 바탕으로 내 인생을 멋지게 이끌어갈 수 있기를,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절망은 속단이다. 어떤 철옹성 같은 이유로도 절망은 끝내 속단이다.”

 

 나 스스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내 삶의 행복에 있어서 기준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무지개원리>. 긍정적인 마인드와 바라고 꿈꿀수록 꿈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바라봄의 법칙,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처럼 말을 다스리는 것의 중요성,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루는 데 기필코 필요한 인내 등.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천이 쉽지 않았던 삶의 지혜, 성공의 원리들을 살펴보면서 과거 그리고 현재, 미래의 내 인생을 스케치해보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사실 자기계발서들을 읽을 때마다 상기하고 다짐은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게 쉽지 않았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천하는 게 제일 중요한데 말이다. 꿈을 그리기만 하지 말고 그 꿈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내 스스로를 제대로 다스릴 필요가 있겠다. <무지개원리>를 통해서 깨달은 성공 원리들을 잘 적용하고 실천하자! 다짐에만 그치지 말고,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행동에 옮겨 내 인생에도 지지 않는 무지개를 띄울 수 있기를! 계속 스스로에게 되새기고 있는 중이다. 보다 나은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그 무엇도 내 허락 없이 나를 불행하게 할 수 없다.”

 

 내 삶의 주체는 바로 나. 나 자신을 올바르게 세우고 긍정적이고 희망 찬 근본을 만들어가며, 내 삶에 불행의 그림자가 스며들지 않도록 늘 경계하자. 행복만이 가득하길 허락하자. Only 긍정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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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마노, 달의 여행
나서영 지음 / 심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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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 2세기경. 낮고 볼품없는 산 밑에 터전을 이루고 살던 촌부락 규모의 모르민족. 지도자인 네오길레우스는 서방에 들어와 소수민족의 터전을 잔인하게 짓밟는 훈족이 언제 그들에게도 손을 뻗칠지 몰라 고심 끝에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나기로 한다. 모르민족이 향한 곳은 지형이 험악해 인적이 드문 락키슈숲. 그들은 우거진 숲의 중앙으로 나아가 자리를 잡고, 그 작은 세계에 금방 적응해 안락한 생활을 영위한다. 어느새 모르민족에게는 락키슈숲은 유일한 세상이자 넘어서는 안 되는 금단의 벽이 되었다.
 AD 13세기경, 비옥한 락키슈숲의 풍요 덕분에 모르민족은 번영을 이룬다. 하지만 그들의 세계는 여전히 락키슈숲에 한정되어 있었다.
모르민족의 한 어린 소년 알로마노가 있다. 하늘까지 높이 솟아 있는 아르토스산, 그 꼭대기에서 떠오르는 달을 찾아 험한 산을 오르는 사람들. 달의 흙이 가진 젊음을 유지하고 청춘을 돌려주는 힘 때문에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산을 오르고, 달이 움푹 파인 이유는 젊음을 유지해주는 달의 흙을 퍼간 흔적이라며,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달의 전설은 알로마노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알로마노는 그 전설을 들으며 매일 상상하고 꿈꾼다. 언젠가 달의 여행을 떠나겠다고.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함께 자라며 형제 같은 아르곤도 홍일점 친구 루우비도, 함께 달의 여행을 떠나겠다고 약속했지만 달의 전설을 믿지도 않을뿐더러 알로마노가 락키슈숲을 떠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년의 꿈은 한결 같았다. 그리고 장성한 알로마노는 어릴 적부터 꿈꿔온 것을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모두의 반대와 걱정의 무릅쓰고 달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알로마노는 꿈의 원정대를 꾸린다. 알로마노와 아르곤, 루우비 이렇게 셋이었지만 루우비가 두려움을 느끼며 동행을 망설이자 결국 두 사람만 달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친구들을 떠나보낸 뒤 우울함에 빠진 루우비도 결국 길을 나서긴 하지만.
 그들은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때로는 상처를 입기도 하고 여러 시련을 겪기도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그들은 더 단단해진다. 끝이 보이지 않는 험난한 아르토스산을 오르면서 포기하고 싶은 위험한 순간들도 찾아오지만 알로마노는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루우비가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알로마노는 꿈을 포기하고 산을 내려올 결심을 한다. 하지만 그런 그의 꿈을 지지해주기 위해 심하게 다치고 동상에 걸렸음에도 참고 동행하던 아르곤은 자신이 루우비와 내려갈 테니 알로마노에게 꿈을, 여행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잠시의 이별을 뒤로 하고 끝내 아르토스산의 정상을 밟은 알로마노. 그는 달과 마주했을까, 달의 전설을 눈으로 확인했을까. 우리가 다 알고 있듯이 달의 전설은 허상에 불과했다. 산 정상에 올라서도 달은 저 높은 하늘에 떠 있었고, 그의 눈앞에는 드넓은 세상만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알로마노는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일까. 그의 여행은 헛된 것이었을까. 글쎄, 물론 알로마노의 허탈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아르토스산을 밟기까지의 그 과정을 보면 결코 그렇다고 생각할 수 없다. 꿈을 꾸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루기 위해 용감하게 길을 나섰던 모습, 여러 시련이 찾아왔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산을 올랐던 것, 드넓은 세상을 제 눈으로 확인한 것 등 그것만으로도 그는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지지를 아끼지 않은 아르곤과 루우비, 두 친구와 더 돈독해졌다는 것. 아르곤과 루우비가 없었다면 그들의 지지와 희생이 없었다면, 알로마노의 여행은 순탄치 못했을 것이다. 함께 꿈꿔 주고 독려해주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알로마노가 아르토스산의 정상을 밟을 수 있었고, 그 정상의 모습이 자신이 꿈꾸던 것과 거리가 멀었음에도 실망하지 않고 웃을 수 있었다. 그가 꿈꿔온 세상과는 달랐지만 꿈꿨듯이 아르토산의 정상을 밟았기에 100%는 아니더라도 그의 꿈은 이뤄졌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같이 꿈꿔준 친구들을 실망시키기 싫은 마음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만난 친구들에게 꿈을 이뤘다고 말하는 것처럼.
 <알로마노 달의 여행>에서는 그 결과보다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꿈의 끝이 어떤 모습이든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작가는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달의 여행을 떠난 알로마노의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다.
 <알로마노 달의 여행>이 들려주는 스토리나 의미만을 봤을 때는 꽤 인상적인 글이라고 생각이 되지만 솔직히 글의 구성이나 전개 방식, 표현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전개되는 방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짧은 에피소드 식으로 글을 구성한 것이 어색하게 다가오기도 했고, 이야기가 끊어지는 듯한 느낌에 초반에 집중할 수 없었다. 점차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생각, 그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개성을 찾는 것을 좋아하는데, 문장이나 표현이 단순해서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적어서 아쉬웠다. 뭔가 설익은 느낌을 곳곳에서 받았다고 할까. 픽션이라고는 하지만 알로마노가 달의 여행을 꿈꾸고 떠나는 부분도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는데, 좀 더 자연스럽게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그렇지만 꿈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끔 하는, 의미 있는 글이기도 했다. 아직 작가가 이십대 초중반이고, 이번이 네 번째 장편소설인 만큼 앞으로는 더 완성도 있고 깊이 있는 글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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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 박효남
김진영 지음 / 스칼렛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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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아내 박효남>. 사실 처음 책이 출간되었을 때 책 제목이 끌리지 않아서 지나쳤던 책 중 하나였다. 그런데 <나의 아내 박효남>을 향한 호평들을 여러 곳에서 듣고 궁금해 읽기 시작했는데 안 읽었다면 정말 후회했을 뻔했다는 것이 지금의 심정이다. 마음 속 가득 따뜻함과 사랑스러움을 채워주는 이 글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다 읽고 난 지금, <나의 아내 박효남>보다 이 책을 잘 표현할 제목은 없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맑고 순수한,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소녀 같은 여자 박효남. 그녀에게 무한 홀릭되고 말았다. 인우가 그랬던 것처럼…….

 

 오누이 같았던 효남과 인우는 인우의 어머니에 의해 결혼을 하게 된다. 병색이 완연한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 허울뿐인 결혼생활을 하던 그들. 결혼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을 때 그들의 관계에 변화가 찾아온다. 효남이 인우와 함께 생활하던 집을 나가 친정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말이다. 효남은 인우와 결혼을 하고서 점차 그를 향한 사랑을 깨달아갔다. 인우에게 표현할 수 없었지만 그녀의 사랑을 담아서 그의 아내로서의 역할을 다해냈다. 그러던 와중 인우와 이경의 키스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효남은 그를 원망하지도 못한 채 속으로 곪아가다가 결국 그와 이혼을 하고자 결심하게 되는데…….

 

 사람과의 관계를 되돌아보기 위해선 때때로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가까이 있을 때는 그 사람이 있음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 소중함을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인우 또한 그랬다. 효남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자의가 아니었기에, 또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여자로 보려고 하지 않았기에 그녀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지 못한 채 효남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었던 것인지도. 효남이 그를 떠나면서 인우는 그녀에 대한 감정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고 그녀와 제대로 된 부부로서 살아가고자 마음먹는다. 이후, <나의 아내 박효남>은 효남과 인우가 진정한 부부가,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나의 아내 박효남>에서 좋았던 점 중 하나는 효남과 인우의 갈등을 길게 끌고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롤에서 이들 부부의 문제점을 보여준 후 효남과 인우 두 사람이 함께 했던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교차해가며 전개를 하면서 그들이 가진 애정과 유대감을 공유·이해시키고, 현재에서 맞닥뜨린 갈등을 빠르게 풀어나간다. 갈등으로 인한 지나친 감정 소모를 지양하는 스토리 덕분에 글에 더 몰입하고 효남과 인우에게 온전히 이입해 글을 읽을 수 있었다. 눈물 흘리기도 하고, 미소 짓기도 하고…….

 

 한 여름에 첫 만남을 가진 유년의 효남과 인우. 효남을 남자로 알고 형이라고 부르라던 또래보다 어른스러웠던 인우, 그런 인우를 하고 따르며 아이다운 사랑스러움을 전파시키던 효남. 사이좋게 나란히 잠든 두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인우의 엄마가 느꼈듯이, 나 또한 그들의 예쁜 모습에서 그들이 인연이고, 예쁜 부부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뜻하지 않게 그들이 헤어지게 되고, 효남이 강숙을 엄마로 맞던 장면이 기억난다. 효남이 강숙을 향해 엄마라고 부르던 장면 속에서 강숙이 느꼈을 그 감정이 오롯이 공명되어 내 마음을 적셨었다.

 한 겨울에 재회를 하게 된 효남과 인우. 어쩌면 지나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그들이 교회에서 만나고 껴안는 장면을 보았을 때는 역시나 이들은 운명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그들이 부부가 되어서 기쁘면서도 이렇듯 서로에 대한 감정이 애틋했음에도 정상적인 부부로서의 모습을 갖추지 못한 것이 안쓰럽기도 했었다. 결국 긴 시간을 되돌아 와 서로의 상처를 감싸 안으며 진정한 부부의 모습을 갖춰 가지만…….

 

나무는, 나무면 된대요. 땔감도 못 되고, 건물을 받치는 기둥이 아니어도,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으면 되는 거래요. , 오빠가 너무 좋은 나무가 되려고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세상에 좋은 나무, 나쁜 나무라는 건 없으니까. 오빠가 그냥 서인우 모습 그대로, 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나의 아내 박효남> 148쪽 중 효남이 인우에게 하는 말-

 

 사실 효남과 인우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꽃피우고 있던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그들에게 찾아온 시련에 나는 우려했었다. 글이 막바지를 달려가는 시점에서 굳이 또 다른 위기를 줄 필요가 있을까 싶었기에. 작가후기에도 이에 대한 부분이 언급된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난 지금, 난 느낀다. 효남과 인우는 이 시련을 통해 진정한 부부가 되고, 더 깊이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간 그들은 다시금 서로를 알아가고, 남자와 여자로서 마주하게 되었다. 서로를 향한 그들의 애절하고 진실된 사랑을 다시 한 번 재확인시켜주었다.

 

 <나의 아내 박효남>은 타인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따뜻하고 예쁘게 그려나갔다. 단순히 효남과 인우가 부부가 되는 것만이 아니라 효남이 강숙과 혈육 간보다 더 정 넘치는 모녀가 되고, 효남이네와 인우네가 진정한 가족이 되어 한 지붕 아래 살아가는 예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현실은 이렇게 녹록치만은, 예쁘지만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의 아내 박효남>을 통해서, 순수하고 맑고 예쁜 효남의 눈과 마음을 통해서 사랑과 가족애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고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소중히 대해야겠구나 하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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