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러네이 엥겔른 지음, 김문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르셋이란 사회가 과도하게, 집요하게 여성의 머리에 주입시킨 '여성은 ~해야 돼'라는 생각을 벗어나기 위한 투쟁이라고 볼 수 있다. 그 투쟁의 시작은 바로 여성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의문을 가지는 것부터다. 내가 화장을 왜 하고 있지? 다이어트는 왜? 왜 맨날 거울을 달고 사는 거지? 남들 눈을 의식하는 버릇은 어디서 온 것이지? 

태어나는 순간부터 위의 것들을 내면화한 채로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말하자면 여성은 태어나기 이전에 사회가 만들어놓은 여성의 이미지에 노출되면서부터 끊임없이 자신을 검열하고, 스스로를 통제하려 하고, 압박해왔을 것이다. 그것들에 바보같이 억압된 여성의 잘못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숨막히는 생활을 해왔고 이제라도 그것에서 벗어나자는 말을 하고 싶다. 이제까지 꾸밈노동에 낭비해왔던 시간, 돈, 정신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 

그 어떤 것에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투자. 상상만 해도 삶이 크게 달라질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모든 여성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소망한다. 자신에게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 여성이라도 책을 통해 얻는 것이 분명이 있을 것이다.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여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고!




야, 여자는 외모가 권력이지


과연? 정말? 자기 스스로 권력을 행사할 수 없고 타인이 자신에게 내리는 평가의 말이 있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권력이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의 생각은 이런 것이다. 예쁜 여자는 돈 많고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날 수 있다. or 남자들은 예쁜 여자에게 친절하기 때문에 여자들은 자신의 마음대로 남자를 부릴 수 있다. 

결국 그들이 말하는 예쁜 여성이 가진 권력이란, 남성들의 평가가 있지 않는 이상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남이 주는 권력을 원하지 말자. 남이 갖고 있는 권력을 빼앗아 오든지, 그들이 가진 권력을 뛰어 넘는 권력을 손에 쥐든지, 그들보다 더 권력에 욕심을 내면 좋겠다.



우리가 젊은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은 외모라고 교육한다면 당연히 남성(그리고 여성)은 여성에게 심리적으로 상처를 입히고 싶을 때 어디를 공격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76p


남성이 듣기 싫은 여성의 말을 말로 받아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외모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여성을 인간이 아닌 대상으로 보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당연한 논리적 결과물이다. -77p





나의 돈, 시간, 정신이 낭비되고 있진 않은가?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여성의 모습을 충족하기도 벅차다고 하면, 누군가는 나를 게으른 여성이라고 말할까?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벅찼다.(지금은 많은 것을 내려놓아서 훨씬 좋아졌지만!) 

남들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화장을 하는데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상을 공들이고, 불편한 치마를 입고 잘 엉키는 긴 머리를 잘 빗은 뒤에, 5cm 이상의 구두를 신는 날이면 항상 내가,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집 밖에서도 한 시간에 몇 번이고 거울을 확인하며 화장을 고쳤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정말 낯설게 느껴졌다. 내 본래의 모습을 모두 지운 내 모습을 느낀 그 날부터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동안 온갖 꾸밈을 위해 낭비해왔던 내 돈은, 내 금같은 시간들은, 타인의 눈을 항상 의식하며 소모해왔던 내 정신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쓰인 것일까? 그 중의 단 1%라도 진정으로 나를 위한 것이 있긴 했던 걸까? 그냥 그렇게 낭비하지 말고, 그것들을 내 꿈을 위해 사용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달라져 있을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나는 여성들이 위의 것들에 더 이상 자신의 자원을 낭비하지 말고 보다 큰 꿈과 목표를 향해 집중했으면 좋겠다.




예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예뻐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온전히 자신의 생각인가?


우리는 수많은 미디어가 쏟아내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 많은 미디어들이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대량 생산해내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예쁘다, 저게 나의 이상형이다, 워너비다 라며 그것을 더욱 신격화시킨다. 그런 사회에 살고 있는 여성이 그것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 리는 없다. 

우리 사회가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긴머리의 피부가 하얗고 적당히 생기 있는 입술과 볼이라는, 획일화된 여성의 모습만 자연스러운 여성의 모습으로 인정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이런 사회 속에 사는 여성은 수시로 거울을 보고, 수시로 화장을 고치고, 아침이면 거울 앞에 앉아 자신의 얼굴에서 남들이 보기에 좋지 않는 부분을 가리고, 자신이 진짜 원해서 바르는 색인지도 모르는, 그저 그런 색들을 쓰면 예뻐보인다고 해서 바르는 색을 얼굴에 얹는다. 

앞으로는 다양한 모습을 한 여성이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 탈코르셋 바람이 불면서 내 주변 여성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는 포용력이 있는 사회이고, 연구에 따르면 이런 사회가 더 발전가능한 사회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모습을 인정하고 변화를 시도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 - 넘치는 데이터 속에서 진짜 의미를 찾아내는 법
나카무로 마키코.쓰가와 유스케 지음, 윤지나 옮김 / 리더스북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제가 뭐예요?


누가 나한테 경제가 뭐냐고 물으면, 나는 정말 단 한 마디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 정도로 경제와 담 쌓고 있는 나는 가짜 뉴스에 쉽게 속고, 사건 사이의 조금의 연관성만 있어도 '음, 둘은 인과관계군'이라고 쉽게 생각해버린다. 혹시 나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경제에 한 걸음 다가서고 싶은 사람이라면 정말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다. 

경제 알기의 첫 걸음은 바로, 데이터를 볼 줄 아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넘치는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고, 타당한 데이터인지 분별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보다 합리적인 정보만을 받아들일 수 있다.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오는 데이터에 놀아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은 어떤 사건의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양한 인과 추론 방식을 통해 정보를 걸러들을 줄 아는 힘을 길러준다. 




<착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

일상생활 속에서도 인과관계와 상관관계의 차이를 이해하고 '정말 인과관계가 있는지' 명확히 하는 훈련을 해두면 착각이나 근거 없는 통설에 현혹되지 않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데이터 분석 기술뿐 아니라 데이터의 분석 결과를 해석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20p



인과 추론


인과 추론이란, 두 사건이 정말 원인과 결과의 관계에 놓여 있는지 즉,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사실 두 사건이 단지 우연 또는 단순히 공통분모가 있을 뿐인데 마치 한 사건이 다른 사건을 일으키게 한 원인라고 믿는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예컨대 '운동을 잘 하는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고 했을 때, 이것을 인과관계로 본다면 모든 모부은 아이의 성적 향상을 위해 운동을 시킬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인과관계일까? 교육열이 높은 아이의 모부가 아이를 체력까지 신경 써서 운동을 시켰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여기에는 원인과 결과 모두에 영향을 주는 '제 3의 변수(교란 요인)'인 모부의 교육열이 있는 것이다. 아이의 성적이 단지 '운동으로 인해 높아졌다'보다 훨씬 타당한 근거이다.  
이처럼 인과 추론은 보다 설득력 있고 타당한, 논리적인 사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경제 입문서로 딱..!


경제,,, 생각만 해도 딱딱하고 이것을 주제로 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읽기도 전에 지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전에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라는 책을 추천받아서 읽어보려고 도서관에 잠시 들렸는데 그 책의 두께에 한 번, 빽빽한 글자에 두 번, 한국말임에도 불구하고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에 세 번 놀란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앞서 언급했듯이, 인과 추론의 입문 중의 입문(!), 완전 초보자를 위한 책이기 때문에 경제학에 대한 배경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수식 등도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같은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책이다!!



큐티뽀짝한 그림과 흥미로운 칼럼도 책을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이라고 할까? 전혀 어렵지 않다는 게 가장 중요한 사실!!!★

대학생들의 취업 준비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경제 상식을 길러두기 위해 경제 신문을 읽어야 한다고 많이 들었는데, 신문도 한국어지만 정말 이해가 안 되는 말이 많다..신문 탓이 아니고 온전히 내 탓..경제 상식이 없는 내 탓....☆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은 데이터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에 약간의 통찰력을 더해준 것 같아 전보다 경제에 대한 이해력이 생긴 느낌적인 느낌이다. ^^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더독 레볼루션 - 무자본, 무스펙, 고졸의 게임 폐인, 레드오션 창업으로 300억 신화를 쓰다
전종하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고졸, 게임 폐인의

언더독


'언더독'이라는 말은 경기에서 승산이 없는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패색이 짙은 사람, 승률이 매우 낮은 사람. 즉 '질 것이 뻔한' 선수를 가리키는 말이다.(9p) 저자인 전종하는 고등학생 때 리니지라는 게임에 빠져 학업은 뒷전인 사람이었다. 생활 패턴을 전적으로 온라인 가상세계인 리니지에 맞춰 살았었기 때문에 성적은 9등급을 밑돌던..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남들에게 언더독으로 찍힐 것이 뻔한 사람이었다. 
다행인 것은, 알아주는 리니지 폐인이었기 때문에 게임으로 얻은 수익이 많다는 것. 리니지라는 게임을 청산할 때 얻은 수익이 5천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5천만원을 가진 언더독이라..)



사업에 눈뜨다


저자의 부모님은 식당을 운영하셨는데, 부실한 운영방식으로 인해 가게를 여러 번 접기도 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저자는 자신이 게임으로 얻은 돈을 허투로 쓰지 말고 집안에 도움이 되는, 또한 자신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하기로 결심한다.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 대신 마케팅 학원을 다니며 경영에 관련된 지식을 배웠고 갖가지 아르바이트와 부모님의 가게에서 돈도 벌고, 현장 체험(?)도 하며 사업의 길에 조금씩 발을 들여놓았다.
그 시기의 저자는 정말 살인적인 스케줄에 의해 움직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무언가를 위해 미친듯이 한다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업가 기질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저자는, 딱 타고난 사업가였다. 자신에게 매우 엄격하고, 쉬는 것조차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것이 쉬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였다. 돈에 눈이 멀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일은 벌이지 않았고, 자신이 사업 초기에 정립한 사업 철학을 뚝심있게 밀고 나가는 사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책이 계속 떠올랐다. 그 책은 마케팅에 대해 정리한 책이고, 이 책은 마케팅보다는 성공학?에 관련된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마 두 책 사이의 접점때문에 자주 떠올랐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두 책 사이의 접점은 '진정성'이다. 겉보기에 멋져 보이는 마케팅 기법이나 표현 방식보다 고객에게 진심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두 책 모두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리더로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도 강조하고 있다. 


리더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전 직원이 같이 공유해야만 한 방향으로 혼연일체가 되어 움직일 수 있다. 

-92p



마음에 새길 세 가지


책을 통해 얻은 세 가지 교훈이 있다. 필사해서 책상 위에 붙여 놓을 정도로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싶은 말이다. 

1. 태양광 패널이 되어라.
태양광 패널은 햇빛을 흡수하여 에너지로 변환시킨다. 그렇다면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설치하면 된다.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을 찾아다녀야 한다. 좋은 사람, 좋은 공간, 좋은 경험을 많이 접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양질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218p 

2. 꿈을 구체화 하라.
막연한 꿈이 있다면 그걸 당장 구체화해야 한다. 노트를 꺼내 꿈을 적어보자. 그리고 하나 둘씩, 세부적인 꿈을 떠올려 끄적이자. -229p 

3. 3인칭으로 살아라.

처한 상황마다 ‘난 이래서 안 돼’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 식의 마음가짐으로 일관하면 세상을, 사람을, 상황을 편식하게 된다. 그에 따라 여러 기회와 경험, 혜안들을 놓치게 될 것이다.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51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쓰기의 감각 -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
앤 라모트 지음, 최재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쓰기는 어렵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말 그대로 펜을 들고 종이에 써내려가는 것 또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다. 단순한 이 작업이 모두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왠지 거창하고 큰 주제를 갖고 써야만 할 것 같고, 작은 주제로 시작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큰 의미를 내포한 결말을 맺어야 할 것 같은.. 작가도 아닌데 왜 그렇게 스스로 부담을 갖고 시작하려고 했을까? 그러니 당연히 지레 겁먹고 글쓰기를 시작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그렇다. 무엇이든 어렵게 생각하고 지레 겁을 먹게 되면 시작하기도 힘들고 실패했을 때 자책하는 경우가 많다. 수없이 고민하느라 시간도 낭비된다. 잃어버린 시간과 함께 흘러간 기회는 다시 잡을 수도 없다. 글쓰기에 대해 쓰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튼! 고민하는 시간은 5분이면 충분하다.



그는 우리가 보다 대담해지고 독창적이 되기를, 그리고 자발적으로 실수를 범하는 인간이 되기를 원했다. "실패하지 않으려고 너무 안간힘 쓰느니, 차라리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까지 실패해 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라고 한 카툰 작가 제임스 터버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것이 얼마나 맞는 말인지를 역설했다. 

-11p



글을 쓰고 싶은 건가요,

출판을 하고 싶은 건가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긴 했는데, 왜 쓰고 싶은지는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게 진짜 순수하게 글을 쓰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최종적으로는 내 책을 내고 싶은 것인지.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기는 했는데, 그것만을 위해서 글을 쓰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는 순수하게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인가? 출판을 목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그럼 안 순수한 건가?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또 어떨까. 어쨌든 글을 써야 한다면 글쓰기를 그 자체로 사랑하는 수밖에 없다. 출판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도 결국엔 이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자신이 글쓰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것에 관한 좋은 비유가 책 속에 있다. 

 그것은 마치 당신이 카페인을 좋아하므로 다도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당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은 다도 그 자체라는 것을 발견할 때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30p



써야 직성이 풀린다면


사람은 본래 자기가 알고 있는 것 또는 자기 자체를 세상에 드러내고 싶어 한다. 무엇이든 써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도 더 알리고 싶은 욕구가 가득한 사람일 것이다. 써야 직성이 풀린다면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대해도 괜찮지 않을까? 쓰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그 시작이 너무 어려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면, 그건 상상만 해도 답답하다. (나도 그런 답답한 사람 중 하나지만..) 일단 쓰자. 책에서처럼 학창시절의 점심 도시락에 관해서라든지 초등학생 때 소풍 도시락에 관해서라든지 어렸을 때 겪어온 크고 작은 모든 일들에 대해서.  
 그렇게 (앤 라모트의 표현대로)조잡한 초고가 완성되면 그것을 더 나은 2차 초고로, 3차 초고로 다듬어가며 글을 완성시키면 되는 것이다. "하나씩 하나씩. 새 한 마리 한 마리 차근차근 처리하면 돼." 그녀의 아버지 말대로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옥탑빵 1
보담 글.그림 / 재미주의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해

누구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지친 하루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간절히 원하던 무언가를 놓쳤을 때 또는 그냥 아무 이유없이. 언제나, 필요할 때 그런 위로를 보내주는 이가 곁에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각자 저마다의 방법으로 지친 자신을 위로한다. 어떤 사람은 술로 또 어떤 사람은 기분 좋은 목욕으로 그리고 나의 경우에는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책으로. 때로는 사람이 건네는 위로보다 고작 몇 줄의 글이 더 깊은 곳을 어루만져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것은 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많은 공감, 위로 에세이가 서점의 베스트 셀러를 차지하는 것은 사람들이 글을 통해 위로 받고 있음을 증명해준다. 왜 이런 위로 에세이가 베스트 셀러를 차지하는 것일까? 내 나름대로 해석을 해보자면, 무한 경쟁으로 인해 남에게 쉽게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털어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털어 놓지 못한 슬픔을 글로 해소하고,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는,, 어쩌면 그 많은 에세이들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원치 않은 경쟁에 어쩔 수 없이 내몰린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주는 것은 아닐까.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는 건 알지만..

나는 아직도 모든 일에 서툴기만 한데, 주변에서 저를 바라보는 눈빛은 달라져 있었어요. 의연한 어른을 기대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럴수록 저는 저를 괴롭혔던 것 같아요. 힘들어도 힘든 걸 티내면 안 되고, 못하는 걸 못한다고 말하면 안 되고, 뭐든지 잘하는 척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저를 부풀릴수록 저는 반대로 작아지고 있었죠. -작가 소개 중에서 

 20대는 기대와 오지랖을 한 몸에 받는 나이대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그 무엇이든에는 어떤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일을 한다고 하면 격하게 걱정들을 하는데, 대부분은 그냥 걱정없는 격한 말일 뿐이다. 나에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비난일 뿐인데, 애석하게 용기를 주는 말보다 그런 말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은 다들 안다... 정말? 정말 다들 알고 있는 걸까? 

“사는 데 정해진 답은 없잖아. 그러니까 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가끔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누군가 나에게 그래도 된다고 허락해주길 바랄 때가 있다. 말하자면 용기가 필요할 때이다. 이건 글로 충족되지 않는 무언가이다.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 '넌 그럴 만한 능력을 갖고 있어. 너라면 할 수 있어.'라고 말해준다면 못할 게 없을 것 같다. 책 속에서처럼 따뜻한 커피와 달달한 케이크를 앞에 두고 용기의 말을 건네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달달한 위로

<옥탑빵>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9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나와 옥탑방에 빵가게를 연 지영, 6년 동안 사귄 애인과의 결혼 문제로 고민하는 은혜,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꿨지만 일과 육아에 지쳐 모난 성격이 되어버린 혜수.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모두 여성의 이야기이다. 작가(여성)가 여성을 위해 따뜻하고 달달한 위로를 건네는 것일까? 

여자는 사소한 것에 위로를 받는다는 말로 이 책을 설명하고 싶지 않다. 사소한 것에 위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공감에 위로를 받는 것이다. 사소한 것에 위로를 받는 것이라면 동전 한 닢에도 위로를 받겠는가. 정성이 담긴 빵을 만들어 남을 위로하고 자신을 위로하는 주인공, 지영을 볼 때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책 속의 달달한 위로는 나에게까지 전해진다. 



오늘도 지치고 고된 하루를 살아낸 당신에게 건네는 위안의 케이크 한 조각, 사람들의 저마다 다른 '삶의 발효 시간'을 응원하는 이야기. -<옥탑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