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감각 -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
앤 라모트 지음, 최재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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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어렵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말 그대로 펜을 들고 종이에 써내려가는 것 또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다. 단순한 이 작업이 모두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왠지 거창하고 큰 주제를 갖고 써야만 할 것 같고, 작은 주제로 시작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큰 의미를 내포한 결말을 맺어야 할 것 같은.. 작가도 아닌데 왜 그렇게 스스로 부담을 갖고 시작하려고 했을까? 그러니 당연히 지레 겁먹고 글쓰기를 시작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글쓰기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그렇다. 무엇이든 어렵게 생각하고 지레 겁을 먹게 되면 시작하기도 힘들고 실패했을 때 자책하는 경우가 많다. 수없이 고민하느라 시간도 낭비된다. 잃어버린 시간과 함께 흘러간 기회는 다시 잡을 수도 없다. 글쓰기에 대해 쓰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튼! 고민하는 시간은 5분이면 충분하다.



그는 우리가 보다 대담해지고 독창적이 되기를, 그리고 자발적으로 실수를 범하는 인간이 되기를 원했다. "실패하지 않으려고 너무 안간힘 쓰느니, 차라리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까지 실패해 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라고 한 카툰 작가 제임스 터버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것이 얼마나 맞는 말인지를 역설했다. 

-11p



글을 쓰고 싶은 건가요,

출판을 하고 싶은 건가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긴 했는데, 왜 쓰고 싶은지는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게 진짜 순수하게 글을 쓰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최종적으로는 내 책을 내고 싶은 것인지.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기는 했는데, 그것만을 위해서 글을 쓰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는 순수하게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인가? 출판을 목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그럼 안 순수한 건가?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또 어떨까. 어쨌든 글을 써야 한다면 글쓰기를 그 자체로 사랑하는 수밖에 없다. 출판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도 결국엔 이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자신이 글쓰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것에 관한 좋은 비유가 책 속에 있다. 

 그것은 마치 당신이 카페인을 좋아하므로 다도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당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은 다도 그 자체라는 것을 발견할 때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30p



써야 직성이 풀린다면


사람은 본래 자기가 알고 있는 것 또는 자기 자체를 세상에 드러내고 싶어 한다. 무엇이든 써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도 더 알리고 싶은 욕구가 가득한 사람일 것이다. 써야 직성이 풀린다면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대해도 괜찮지 않을까? 쓰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그 시작이 너무 어려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면, 그건 상상만 해도 답답하다. (나도 그런 답답한 사람 중 하나지만..) 일단 쓰자. 책에서처럼 학창시절의 점심 도시락에 관해서라든지 초등학생 때 소풍 도시락에 관해서라든지 어렸을 때 겪어온 크고 작은 모든 일들에 대해서.  
 그렇게 (앤 라모트의 표현대로)조잡한 초고가 완성되면 그것을 더 나은 2차 초고로, 3차 초고로 다듬어가며 글을 완성시키면 되는 것이다. "하나씩 하나씩. 새 한 마리 한 마리 차근차근 처리하면 돼." 그녀의 아버지 말대로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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