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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bonpon 지음, 이민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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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과 폰

같은 듯 다른 링크 코디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의 노부부, Bon과 Pon의 두 번째 에세이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이 부부의 또 다른 에세이 ‘본과 폰’에서는 두 사람의 코디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면,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에서는 부부의 일상과 가족과 함께 살던 집을 정리하고 둘만의 세컨드 라이프를 위한 지금의 집을 구하게 된 이야기들이 쓰여 있다.




이미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이 알려진 부부의 패션이 아닌, 좀 더 일상적인 모습들, 노후에 대한 부부의 생각들이 많이 묻어난 책이어서 ‘본과 폰’과는 다른 재미가 있었다.



옷만큼이나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은 부부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답게 가구나 소품을 살 때도 신중한 편이다. 책에서 가끔씩 소개되는 소소한 인테리어 팁들은 기억해뒀다가 나중에 써먹어야지 싶었다.




부부의 비결


부부에게 꼭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는데, 바로 어떻게 하면 당신들처럼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부부는 둘의 성격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상대방이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지만, 진짜 비결은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자신을 바꾸거나 상대를 바꾸기 위해 애쓰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연필을 갑자기 지우개로 쓸 수 없듯이 사람도 원래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누군가에게 맞춰 스스로를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상대의 취미나 습관에 크게 간섭하지 않고 서로의 즐거움을 최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이 부부의 진짜 비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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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든든한 내 편이던
박애희 지음 / 걷는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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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읽으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 저자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회상하며 함께 해서 기뻤던 일들이나 못해줘서 아쉬웠던 것들,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알 수 있는 어머니의 마음에 대해 써내려간 이 에세이는 마치 나에게 있을 때 잘하라는 충고를 해주는 것만 같았다.



가족과 관련된 에세이를 읽을 때면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에 대해 쓴 에세이, 『비가 와도 꽃은 피듯이』를 읽을 때는 이보다 더 울었던 것 같다..



아마 지금 내가 두 분께 따뜻한 말 한 마디 못해드린 것이 너무나도 죄송스럽고, 자식들이 으레 부모님께 하는 크고 작은 잘못과 섭섭하게 해드렸던 일들이 후회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도 딸이다.


태어나보니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여서, 우리는 자주 잊는다. 엄마도 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엄마도 할머니의 품에서 울고 웃고 잔뜩 투정부리고 귀하게 자랐을 텐데, 나는 너무 무신경하게도 그 당연한 사실을 잊고 살았다.



늘 받아왔으니 당연하게 나는 받는 존재, 엄마는 주는 존재로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따뜻한 말 한 마디조차 주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미운 말들은 기어이 주고야 만다.



엄마도 상처받기 쉬운 사람일 텐데 말이다.





"엄마가 떠나기 꼭 1년 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엄마는 발병 후라서 몸이 몹시 좋지 않았다. 그런데도 장례식장에서 문상객들을 맞으며 밤을 새웠다. 그것이 딸의 마지막 도리라며. 할머니의 입관식이 있던 날, 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는 울지 않았다. 담담한 모습으로 할머니 가시는 길을 끝까지 지켜봤다. 그러다 돌아서서 뒤늦게 나를 발견했다. 엄마는 그제야 눈물을 흘리며 내게 안겼다. 흐느끼는 엄마를 안고서 등을 토닥였다.

엄마를 안으면서 나는 처음으로 내가 참 작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엄마보다 훨씬 컸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내 가여운 엄마를 더 크게 안아 줄 텐데. 그때, 나는 기도했다. 다음 생에는 엄마가 나의 딸로 태어나게 해 달라고. 그래서 꼭, 딸이 된 엄마를, 더 많이 더 크게 따뜻하게 안아 주게 해 달라고." -175p




전하지 못한 말


엄마에게 전하지 못한 말이 많다. 지금 당장 문을 열고 나가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생각을 하면,,, 둘 다 어색해질 것 같다..



이건 아마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그동안 나는 엄마와 더 많이 웃고,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먹으며 둘만의 시간을 가지면 된다. 마치 이제 막 친해진 친구처럼 서로를 알아가고 우정을 쌓으며 베프가 될 그날까지!


#엄마에게안부를묻는밤 #박애희 #공감에세이 #에세이추천 #공감 #위로 #책추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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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로 사는 게 더 행복했을까 - 하루하루가 더 소중한 시한부 고양이 집사 일기
박은지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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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에세이에 대하여



요즘 SNS에서는 반려동물의 귀여운 일상을 담은 계정이 웬만한 사람보다 더 많은 팔로워들을 보유하고 있다. 사람들은 행복하고 즐거운 모습만을 보여주는 사진들에 좋아요를 누르고, 출판사들은 앞다투어 반려동물 포토 에세이를 제작한다.



물론 나도 수많은 반려동물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고 서점에서 포토 에세이를 보면 사볼까 하는 마음이 아예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그 행복한 단면에 매료된 나머지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의 그늘을 보지 못하고 사람들이 쉽게 입양을 결정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길고양이로 사는 게 더 행복했을까



그런 즐겁고 행복한 에세이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이 책은 전혀 즐겁지 않다. 귀엽고 귀여운 다른 책들이 마치 판타지라는 것을 일깨워주기라도 하듯, 이것이 현실이며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좋은 일을 말하는 것은 쉽지만 자신의 아픈 부분을 드러내고, 그것을 글로 옮겨 다시 그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상상만 해도 괴로운 일임이 분명하다. 저자는 반려동물 ‘제이’의 투병생활을 담담하게 써내려갔지만 그 담담함이 무색할 만큼 제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호전되거나 하는 순간마다 글에서 긴장감이 느껴졌다.



SNS에서 반려동물의 즐거운 일상만 봐왔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이 SNS에서 보는 것처럼 마냥 꽃밭은 아니라는 것과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에 얼마나 많은 경제적 비용과 정신적 노력이 드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고양이를 환장하게 좋아하고 언젠가는 꼭 키우고 싶다고 생각해왔지만, 만약 내 고양이가 제이처럼 아프다면 이처럼 지극정성으로 케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용을 얼마까지 들여서 케어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내가 너무 잔인해보였다. 그래서 나는 좋아하기만 하고 절대 키우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반드시 필요한 에세이



펫코노미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커진 반려동물 시장과 랜선 집사니 이모니 삼촌이니 하며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이런 에세이는 반드시 필요하고 일반 포토 에세이보다 더 많이 출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출판보다도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주제의 에세이는 많이 팔리지 않는다는데,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은 귀여운 에세이를 살 것이고 키우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아파서 사지 않을 테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입양할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주제에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마주해야 한다. 반려동물의 질병이나 죽음과 같은 부정적인 면과 마주하는 것이 힘겨울지라도 말이다.



수많은 고양이 에세이를 봐 왔지만, 이토록 고양이의 투병생활에 대해 자세하고 절절하게 쓰인 에세이를 본 적이 없다. 제 3자의 눈으로 본 제이의 투병생활에 대해, 나는 저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케어를 해줬다고 생각하지만 가족이 마음이 항상 그렇듯 해줘도 해줘도 모자란 마음이 더 큰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제목에 쓰여있듯이 제이는 차라리 길고양이로 사는 게 더 행복했을까. 힘든 투병생활을 하지 않는 게 더 나앗을까. 나는 제이가 저자를 만나 무척 행복했을 거라고, 물론 지금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 한 줄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작고 귀여운 어린 시절뿐 아니라 늙고 병드는 마지막 순간까지를 책임진다는 의미라는 걸 안다. 그러나 그 책임의 방법에서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한 생명에 대한 선택권을 하나부터 열까지 짊어진다는 것은 무겁고 버거운 일이다. 과연 어떤 판단과 결정이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일까, 그것조차 알 수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함께 보낼 시간이 영원하지 않음을 때때로 기억하고 지금 이 순간에 더 많이 사랑을 나누는 것뿐이다.

-238p~239p



#길고양이로사는게더행복했을까 #박은지에세이 #에세이 #반려동물 #고양이 #고양이에세이 #미래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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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일기 (리커버 에디션)
롤랑 바르트 지음, 김진영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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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일기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는 작가가 어머니와 사별한 뒤 그가 느낀 상실감과 슬픔에 대해 써내려간 기록이다.

1977년 10월 25일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는 약 2년에 걸쳐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담은 짧은 기록들을 써내려간다그는 자신이 겪고 있는 상실의 슬픔을 기록하는 것이 그저 문학으로 남게 될까봐 두려워하면서도그 문학이야말로 인간의 진실된 감정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기록을 이어간다.

감정이라는 형용할 수 없는 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할까? 감정을 말로 완벽히 표현할 수 있다면, 왠지 그 '감정'이라는 것이 가진 순수함이랄지, 원초적인 무언가가 사라지는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 알겠지만 기록들이 날짜순으로 정리되어 있기는 해도, 롤랑 바르트의 감정도 날짜순으로 차분하게 정리되어 있다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슬픔이 옅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잠잠해진듯 하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치는 슬픔의 파도를 그의 기록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그 감정의 기록들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이 이토록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을 읽기 위해


처음 애도일기를 흔한 소설처럼 그냥 읽으니아무것도 느끼는 바가 없었다제목처럼 작가가 자신의 슬픔을 짧은 메모 형식으로 기록한 일기이기 때문에어떤 스토리나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그 집요한 상실의 슬픔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 ‘어머니라는 단어가 많이 나와 자연스럽게 우리 엄마를 떠올리게 된다.그럼 모든 페이지모든 문장에서 울컥울컥..또르르... 읽기가 힘들어진다.

이런 말이 있다.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은, 그가 느끼고 있는 슬픔보다 더한 슬픔을 경험해야 그 슬픔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같은 맥락으로, 어떤 사람은 이 책을 작가와 같은 슬픔(소중한 누군가를 잃은 슬픔)을 가진 사람에게 추천한다고 하지만, 나는 반대로 그런 사람은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읽어도 이렇게 슬프고 마음이 아픈데, 진짜 상실을 경험한 사람에게 이 책이 어떤 무게로 다가올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책 속 문장들


1977.10.31.

나는 이 일들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 결국 문학이 되고 말까 봐 두렵기 때문에. 혹은 내 말들이 문학이 되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런데 다름 아닌 문학이야말로 이런 진실들에 뿌리를 내리고 태어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1977.11.5.

나의 슬픔은 그러니까 외로움 때문이 아니다. 그 어떤 구체적인 일 때문이 아니다. 그런 일들이라면 나는 어느 정도 사람들을 안심시킬 수가 있다. 생각보다 나의 근심 걱정이 그렇게 심한 건 아니라는 믿음을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일종의 가벼움 혹은 자기관리가 그런 일들 속에서는 가능하다. 나의 슬픔이 놓여 있는 곳, 그곳은 다른 곳이다. “우리가 서로 사랑했다”라는 사랑의 관계가 찢어지고 끊어진 바로 그 지점이다. 가장 추상적인 장소의 가장 뜨거운 지점.




1977.11.28.

그 누구에게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그 사람 없이도 잘 살아간다면, 그건 우리가 그 사람을, 자기가 믿었던 것과는 달리, 그렇게 많이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까?


1978.3.20.

이런 말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슬픔도 차츰 나아지지요- 아니, 시간은 아무것도 사라지게 만들지 못한다. 시간은 그저 슬픔을 받아들이는 예민함만을 차츰 사라지게 할 뿐이다.


1978.5.18.

사랑이 그런 것처럼 애도의 슬픔에게도 세상은 비현실적이고 귀찮은 것일 뿐이다. 나는 세상을 거부하면서, 세상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 세상이 나에게 주장하는 것 때문에 괴로움을 당한다. 나의 슬픔을, 나의 삭막함을, 나의 무너진 마음을, 나의 날카로운 신경을 세상은 자꾸만 심해지게 만든다. 세상이 나를 점점 더 기운 빠지게 만든다. 


1978.6.24.

자기만의 고유한 슬픔을 지시할 수 있는 기호는 없다.

이 슬픔은 절대적 내면성이 완결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현명한 사회들은 슬픔이 어떻게 밖으로 드러나야 하는지를 미리 정해서 코드화했다. 우리의 사회가 안고 있는 패악은 그 사회가 슬픔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979.9.15.

슬프기만 한 수많은 아침들…….




#책추천 #독서 #롤랑바르트 #애도일기 #슬픔에세이 #에세이추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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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oming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자서전
미셸 오바마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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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Becoming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 <비커밍>을 펼치면미셸 오바마는 더 이상 버락 오바마의 든든한 조력자나 단순히 그의 아내로만 보이지 않게 된다그녀의 평범했던 어린 시절그녀의 꿈그녀의 젊은 날뿐만 아니라 버락의 대선 과정과 버락이 대통령으로 있던 그 시간들 모두 미셸의 삶의 일부로 흡수되어 그녀의 자서전비커밍 안에 담겨있다누군가의 그림자로서가 아닌오직 미셸 본인에게 집중하여 쓰여진 책이라 더욱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Becoming이라는 제목도 그런 의미에서 지은 제목이 아닐까? 그녀는 버락이 대선에 출마하던 날부터 버락의 대통령 임기가 끝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미셸'보다 '버락의 아내'라는 수식어로 더 많이 불렸을 것이고, 어쩌면 앞으로도 그렇게 불릴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생각은, 미셸이 이 자서전을 낸 이유 가운데 하나에는 버락의 그림자에 머물던 자신을 드러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았다. 



미셸 오바마


<비커밍>은 미셸의 자서전답게 그녀의 모든 인생 이야기가 들어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버락이 대통령 임기 시절, 즉 모두가 버락에게 집중하고 있었던 순간에(물론 그만큼 그의 가족에게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겠지만, 버락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있는 사람이었으니, 그보다는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함) 미셸이 그의 아내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느낀 감정이 서술된 부분이었다. 



나는 내 일이 좋았다. 완벽하지는 않을지언정 내 삶도 좋았다. 사샤도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니까, 나도 내 인생의 새 국면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버락이 대선에 출마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될 것이다. 안봐도 뻔했다. 버락과 나는 지난 11년동안 다섯 번이나 선거 운동을 경험했고, 나는 그때마다 내 삶의 우선순위를 지키기 위해서 점점 더 안간힘을 써야 했다. 내 영혼은, 또한 결혼 생활은 그때마다 조금씩 타격을 입었다. 그러니 대선은 우리를 정말로 망가뜨릴 것 같아서 두려웠다. 

-298p



내가 버락 오바마의 아내로 인지될수록 내 다른 면들은 남들의 시야에서 서서히 사라지는 게 아닌가 싶어 은근히 걱정되기는 했다. 기자들은 내 일에 관한 질문은 던지지 않았다. 나를 소개할 때 '하버드 출신'이라는 표현을 빼먹지는 않았지만 보통은 그걸로 끝이었다. 심지어 몇몇 매체들은 내가 병원에서 승진한 것은 내 노력과 자질 덕분이 아니라, 남편의 높아진 정치적 위상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측성 보도를 내보냈다. 

-323p




(책 날개 부분에 설명된 이야기를 빌려 말하자면) 미셸은 책에서 자신이 일과 가정생활, 그리고 빠르게 상승세를 탄 남편의 정치 경력 사이에서 어떻게든 균형을 잡아보려고 고군분투했던 시간을 허심탄회하게 들려준다. 


또, 그녀는 '흑인' 그리고 '여성'이라는 벽 아닌 벽 앞에서, 사람들이 그녀에게 던지는 시선과 온갖 억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꿋꿋하게 자신과 가족을 지켜나가는 강인함을 보여주었다. 


미셸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이 대단한 직업을 갖고 계셨던 것도 아니었고, 그러므로 든든한 빽이나 배경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을 깎아내리려는 사람들에게 미셸은 좋은 표적(?)이 되었을 것이고 갖은 시기와 질투도 많이 받아왔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야기는 우리의 삶에 귀감이 될 것이며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인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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