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빵 1
보담 글.그림 / 재미주의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해

누구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지친 하루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간절히 원하던 무언가를 놓쳤을 때 또는 그냥 아무 이유없이. 언제나, 필요할 때 그런 위로를 보내주는 이가 곁에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각자 저마다의 방법으로 지친 자신을 위로한다. 어떤 사람은 술로 또 어떤 사람은 기분 좋은 목욕으로 그리고 나의 경우에는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책으로. 때로는 사람이 건네는 위로보다 고작 몇 줄의 글이 더 깊은 곳을 어루만져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것은 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많은 공감, 위로 에세이가 서점의 베스트 셀러를 차지하는 것은 사람들이 글을 통해 위로 받고 있음을 증명해준다. 왜 이런 위로 에세이가 베스트 셀러를 차지하는 것일까? 내 나름대로 해석을 해보자면, 무한 경쟁으로 인해 남에게 쉽게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털어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털어 놓지 못한 슬픔을 글로 해소하고,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는,, 어쩌면 그 많은 에세이들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원치 않은 경쟁에 어쩔 수 없이 내몰린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주는 것은 아닐까.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는 건 알지만..

나는 아직도 모든 일에 서툴기만 한데, 주변에서 저를 바라보는 눈빛은 달라져 있었어요. 의연한 어른을 기대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럴수록 저는 저를 괴롭혔던 것 같아요. 힘들어도 힘든 걸 티내면 안 되고, 못하는 걸 못한다고 말하면 안 되고, 뭐든지 잘하는 척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저를 부풀릴수록 저는 반대로 작아지고 있었죠. -작가 소개 중에서 

 20대는 기대와 오지랖을 한 몸에 받는 나이대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그 무엇이든에는 어떤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일을 한다고 하면 격하게 걱정들을 하는데, 대부분은 그냥 걱정없는 격한 말일 뿐이다. 나에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비난일 뿐인데, 애석하게 용기를 주는 말보다 그런 말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은 다들 안다... 정말? 정말 다들 알고 있는 걸까? 

“사는 데 정해진 답은 없잖아. 그러니까 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가끔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누군가 나에게 그래도 된다고 허락해주길 바랄 때가 있다. 말하자면 용기가 필요할 때이다. 이건 글로 충족되지 않는 무언가이다.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 '넌 그럴 만한 능력을 갖고 있어. 너라면 할 수 있어.'라고 말해준다면 못할 게 없을 것 같다. 책 속에서처럼 따뜻한 커피와 달달한 케이크를 앞에 두고 용기의 말을 건네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달달한 위로

<옥탑빵>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9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나와 옥탑방에 빵가게를 연 지영, 6년 동안 사귄 애인과의 결혼 문제로 고민하는 은혜,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꿨지만 일과 육아에 지쳐 모난 성격이 되어버린 혜수.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모두 여성의 이야기이다. 작가(여성)가 여성을 위해 따뜻하고 달달한 위로를 건네는 것일까? 

여자는 사소한 것에 위로를 받는다는 말로 이 책을 설명하고 싶지 않다. 사소한 것에 위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공감에 위로를 받는 것이다. 사소한 것에 위로를 받는 것이라면 동전 한 닢에도 위로를 받겠는가. 정성이 담긴 빵을 만들어 남을 위로하고 자신을 위로하는 주인공, 지영을 볼 때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책 속의 달달한 위로는 나에게까지 전해진다. 



오늘도 지치고 고된 하루를 살아낸 당신에게 건네는 위안의 케이크 한 조각, 사람들의 저마다 다른 '삶의 발효 시간'을 응원하는 이야기. -<옥탑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