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일상에서 리더십을 읽다 - 원칙과 소신의 리더, 이순신의 삶과 꿈
김헌식 지음 / 평민사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순신에 대한 평전이라 할 수있겠다.  보통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영웅 이순신'에 머물지 않고 '난중일기'와 시대상황을 상세히 파악한 후에 평가하여 독자에게 전달한다.  이는 마치 독자에게 이순신의 '난중일기' 한 권을 다 읽어내린듯한 뿌듯함을 선사한다.

 

  왜란 7년동안 기록해 둔 난중일기는 귀중한 사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이순신을 두고 작가는 기록의 리더 평한다. 이순신이 왜적을 물리친 명장이기 때문에 일기 전체에 전쟁만을 적은 기록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음을, 작가는 오히려 '인간 이순신'의 면모에 집중하고 있다.  철갑옷을 두르고 두 눈을 시퍼렇게 부릅뜨고 긴 칼을 옆에 찬 기골장대한 모습은 영웅을 나타내기 위해 만들어진 이상화된 모습이라는것.  난중일기에 의하면 이순신은 160정도의 키에 신경성 위장염,장티푸스,구토,고열,몸살,식은땀,체력소진 등의 증상을 늘 지니고 사는 병약한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열악한 해상 전쟁터에서 7년 넘는 세월을  리더로서 보낸다는 것, 그 자체로도 어찌 완전한 건강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그는 나라위해 몸을 아끼지 않은 무인중의 무인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신경 쓰이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당대의 임금 선조이다.  성군이 되려면 먼저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

 어야 하는데 선조에게서는 영 기대하기가 어렵다.  문신과 무신에 대한 대우가 현저히 차이나는 조선시대라 해도 어찌 그 위급한



상황에 문신들의 말에만 귀를 쫑긋 세우고 그들의 말에만 의지해 이순신을 옥에 가두고 두 번이나 백의종군하게 했는지.  이순신의 대쪽같은 성격으로 백의종군을 결심했다는 것은, 자신의 자존심보다는 오직 나라와 백성을 위함이며 그것이 바로 자신의 존재가치라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바로 살신성인의 정신이다.

 

  이순신과 거북선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거북선이라는 배는 정말 이순신이 최초로 제작한 것일까.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조선 태종때부터 거북선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그 이후 사료에 거북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고 있는 이유는 그 동안 왜적의 침입이 크지 않아서 해상방어에 크게 신경쓰지 않은 것으로 짐작한다.  다른 신하들과 임금마저도 설마했던 임진왜란, 그러나 이순신은 많은 정보를 모으고 소통한다. 임진년에 왜적이 쳐들어 올 것임을 짐작한 그는 거북선을 다시 제작하고 전쟁 바로 전에 완성한다.  물론 그 혼자의 힘으로 완성된 것은 아니다.   훈민정음을 세종이 창제했다고 하지만 집현전 학자들이 없이는 불가능했던 것 처럼 거북선도 배에 대해 전문적인 많은 사람들의 합작으로 이루어졌음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180년 동안 잠자고 있던 거북선을 깨워 재창조, 발전시켰다는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할 대목이다.  작가는 이런 이순신을 혁신의 리더십, 다중지성의 리더로 평가하고 있다.

 

  이순신은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되 아닌것은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뚝심도 있었다.  두번 째 백의종군하게 되는 부산포해전.  선조는 가만보면 해상방어에 한해서는 탁상공론의 임금이다.  난중일기를 읽다보면 수군의 상황이 해상방어력이 얼마나 열악한 지 역력하다.  노젓는 격군과 싸워야 할 수군이 없어서 배가 나갈 수 가 없다. 거북선만 견고하면 무슨 소용인가.  배를 끌고 갈 군사가 없는 것을.  대부분 군사력을 육군에 배치했던 당시에 수군 지원군을 요청하는 장계를 올려도 소용이 없다.  더이상 보충병은 없으니 있는 군사로 나가서 무슨일이 있어도 싸워 승리하고 오란다.  참 어불성설이다.

 

  부산포에 왜적이 나타났다고 출전 명을 받았으나 이순신은 현재 병력으로는 자멸하러 가는 것이나 만찬가지. 싸우나마나 조선군이 전멸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분부를 받들수가 없었다.  알면서 자신의 군사를 죽음으로 내몰 수 없었던 것인데, 그는 명을 따르지 않은 죄목으로 하옥되고 처형직전에 처하게 되는데 유성룡의 도움으로 목숨은 구하고 권율 밑에서 백의종군하게 된다.  난중일기를 읽다보면 수 년간 계속되는 전쟁에 굶주림과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도망하는 병사들이 급증한다. 큰 마음으로 용서해 줄 것 같은 이순신이지만 그는 도망병들을 엄벌에 처한다.  처벌, 처형,효수 등 극에 달하는 벌을 내리는데 이는 나머지 군사와 나라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결단이었다.  엄한 군율로 다룰 수 밖에 없음이, 인용된 난중일기 속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는 상과 벌이 분명한 리더였다. 공을 세운 병사에 대하여는 한 명도 빠뜨리지 않고 장계를 올려 포상을 받게 해준다.  상벌이 분명한 행동이 있어야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될 수 있고 이는 더 많은 사람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이순신의 '난중일기'로만  읽기 버거운 사람은 이 책으로 뚝딱 하기를.  카리스마 넘치는 '명장' 이면에는 '인간 이순신'이 있다.  병으로 고생하고 모함으로 고통받는, 외로움과 긴장을 호소하는, 전쟁이 뜸 할때는 피리 거문고 소리 듣기를 좋아하고 친구와 시를 짓고 바둑을 두는 문무를 겸비한, 인간 이순신을 꼭 만나보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유럽에서 광을 판다 -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동유럽
오동석 글 사진 / 두루가이드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서양 유럽의 중세 도시처럼 웅장하고 섬세하고 화려한 책이다.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폴란드, 독일, 크로아티아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독자의 호기심을 가득 채워주는 책, 그래서 기행수필이냐? 그렇다고 꼭 기행수필만은 아니다. 역사와 정치 이야기냐? 또 그것만도 아니다.  그 나라에서의 여정, 견문, 감상 더하기 역사와 정치적 사건, 음식과 지명의 유래와 뜻풀이까지, 그것도 모자라 신화, 전설까지 서비스하는 웅대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여행서적계의 종합 선물 세트! 이 책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심전심으로 이런 마음, 통했으리라!

  누구나 한 번 쯤 꿈 꾸어 보는,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은  ‘유럽 여행’ 아직 떠나기가 여의치 않다면 우선 이 책으로 맛보기 여행을 떠나 보자. 진국이다. 사백 오십 페이지에 달하는 글과 사진은 독자의 마음과 눈을 휘둥그레하게 해 준다.  광학(光學)을 전공한 작가는 유럽 관광 (觀光)가이드가 되어 우리에게 여행 가이드의 빛을 던진다. 점수 잘 나오게 강의 잘하고 혼을 쏙 빼 놓을만큼 재미난 세계사 선생님처럼!

  특히 오스트리아는 내 발목을 잡고 놓아 주질 않는다.  왈츠의 도시 빈(비엔나), 유럽 중세사의 흔적과 박물관, 궁전 등으로 문화유산이 풍부한 빈. 빈을 대표하며 유럽에서 최고의 권력을 누렸다는 마리아 테레지아(1740-1780 재위기간) 재위시절 완공한 쇤브룬 궁전(아름다운 샘). 사진으로 보는 궁전의 아름다움은 어쩜, 어쩜하는 짧은 감탄사 외엔 어떤 말도 할 수 없게 한다. 전쟁 영웅 오이겐이 빈을 한 눈에 내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에 세웠다는 벨베데레 궁전, 오이겐 장군이 예술 애호가였기에 궁전 내부는 유럽을 대표하는 19세기와 20세기 미술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작품 ‘키스’ 로 유명한 클림트의 작품도 이 곳에 전시되어 있다고 하니, 클림트의 팬으로서 참말 욕심나는 곳이다.

  독일에서 온 베토벤과 브람스, 슈베르트와 요한 슈트라우스, 모차르트 등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했던 음악가들도 많은데 이는 왕가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나라의 지원을 받고 활동하는 예술가들은 얼마나 큰 행운인가.  예술도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며 마음껏 예술의 혼을 발휘할 수 있는 법!

  오스트리아에 꼭 가고 싶은 최고의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잘츠부르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잘츠부르크 부분은 두 번씩 다시 넘겨 읽는다. 제 1차 세계대전 직후 전역한 트랩 대령 가족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의 실제 배경이 되었던 곳이며 이 곳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이 되었다고 한다.  잘츠 부르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인물인 대주교 볼프 디트리히는 연인을 위해 미라벨 궁전을 건설하는데 그 궁전에 딸린 바로크식 미라벨 정원은 영화의 ‘도레미송’을 부른 장면의 배경이라고 한다.  마리오네트 인형극장, 아이들이 자전거타며 지나던 잘차흐 강변, 잘츠 부르크 음악제가 열리는 축제극장, 베드로 성당 부속 베드로 공동묘지, 논베르크 수도원,  잘츠 부르크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지역 잘츠 카머구트의 70 여개의 호수와 알프스가 어우러진 배경이 모두 실제 영화를 촬영한 곳이라니 마음이 설렌다.  그 장면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1965년,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만들어진 이 영화를 아마도 대 여섯 번은 본 것 같다.  이렇게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니아가 된 이유는 아름다운 이야기와 노래와 춤에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 공간적인 배경에 있었다.  처음에는 컴퓨터 그래픽인 줄만 알았는데 그 시대에 보편화 되지 못한 기술이므로 설마? 사뭇 의심했었다.  여기가 어딜까! 이런 곳이 실제 있을까! 이 책속에서 상세한 사진과 글을 확인하고는 단번에 비행기표 끊고 날아가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체코 프라하의 프라하성, 성안의 비투스 성당, 프라하성 아래에 있으며 현재 체코 상원에서 사용한다는 웅장한 발렌슈타인 궁전, 성 니콜라스 성당, 리히텐슈타인 궁전, 프라하를 대표하는 650년 넘은 돌다리인 카를 다리 등 제 2차세계대전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프라하는 섬세하고 화려한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있다. 이는 체코 국민 뿐만 아니라 세계인에게 축복이다.  네 것 내 것 따지며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은 세계화 시대에 걸맞지 않다.  우리 모두가 즐겁게 누려야 할 문화 유산이며 잘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도 함께 해야 한다.

  그 외에도 헝가리, 폴란드, 독일, 코로아티아 등 유럽 여행을 계획 하고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고 떠난다면 따로 가이드를 구하지 않아도 충분할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오랜만에 포스트 잇이 아닌 공책을 두고 메모하며 읽었다.  어른이 되어 책으로 여행하며 능동적으로 배우는 세계사 공부, 열공한 학생처럼 뿌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싱글, 오블라디 오블라다 - 뜨겁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 싱글들의 행복 주문
박진진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 먹어 싱글이다 보니 이런 제목에 관심이 갈수록 더해 간다. ‘싱글 오블라디 오블라다' 싱글, 뭐 어때! 싱글, 다 그런거지 뭐! 싱글, 아! 좋아. So what! 정도로 해석? 싱글로 문제 없이 잘 사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작가와 나의 이심전심 몇 가지 
 

 싱글, 먼저 경제적인 안정이 있어야 한다.
  돈이 백 프로는 아니지만, 돈 없이 만물의 영장 노릇 하기 힘들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 못할 것이다. 경제적으로 비빌 언덕이 없는 싱글에게는 더욱 그렇다.  안정을 위해 전제되어야 할 것이 바로 일거리. 전문 직종이면 더욱 좋겠지.  아니라도 수입이 있는 일을 놓치면 안 된다. 그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막막하고 갑갑해진다.  소비에 대한 조율도 철저해야 한다. 서른 즈음 여성들이 올드미스를 자칭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좀 싱겁다. 거기에다 한 십 년은 더해야 ‘나 올드미스다’ 는 명함을 내밀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고! 서른이 넘어 망망대해 싱글임을 자각하고 경제적 축대부터 구축하는 사람, 부럽다.  나도 그때 그런 생각을 했더라면!  
 

  타고 난 경국지색은 아니더라도 가꾸어야 한다.
  이것은 꼭 싱글 여성뿐만 아니라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면 스스로 품위 유지에 힘 써야 한다.  멋부리는 사람을 ‘머리가 텅빈 사람’으로 평가하는 시대는 지나고 있다.  아니 오래 전에 지났다!  능력만큼 이미지메이킹도 중요해졌다.  현대 사회는 이미지도 전략이 된다.  깨끗한 피부, 깔끔하고 세련된 차림새, 좋은 인상, 말씨에 사람들은 호감을 갖는다.  물론 내면이 먼저 만들어져야 하는 것을 두 번 말하면 숨차다.

  노처녀 히스테리라 부르지 말라.
  사회는 왜 여자에게, 그것도 싱글 여성에게는 좀 더 가혹할까!  살짝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경향도 있으며 (뭔가 모자라 결혼을 못한 건 아닐까, 성격이 까탈스럽거나!  뭐 그런거......,)  다른 사람들이 욱하니 화를 내면 그럴 수 있지 하면서 싱글 여성이 화를 내거나 목소리를 내면 노처녀 히스테리니 뭐니 해서 뒷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나도 한 때는 이런 소리 안 듣기 위해 지레 알아서 애를 쓴 적이 있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내는 편은 아니지만, 꼭 내야할 때도 될 수 있으면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익히려 내공을 쌓는데,  그럴때는 꼭 심호흡과 참을 인(忍) 세 번이 필요하다.  사람들아, 화를 낼 상황에 화를 부리는 것은 인지상정이지 올드 싱글이어서 그런 것이 아님을 이성적으로 알아주오! 

  박진진이라는 작가는 싱글의 생활 자세에 대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도 자신의 신변잡기를 적기도 한다.  자신의 풋풋한 첫사랑과 이별 이야기, 이웃과 부모와 친구 이야기, 가사노동에서의 탈출, 동거와 낙태에 관한 견해, 소비와 저축에 관한 조언.  북 칼럼니스트이자 연애 칼럼니스트라는 그녀도 싱글, 삼 십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싱글인 그녀가 지금 싱글인 다른 여성들에게 던지는 명랑한 메시지!  한 번 주르르 읽은 후에 다시 또 한번 쭈르르 읽게 되는 유쾌한 싱글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 딸과 함께 읽는 미셸 오바마 이야기
데이비드 콜버트 지음, 박수연 옮김 / 부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잘 되면  내 탓이요 못 되면 조상 탓!?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제대로 된 못난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미셀의 조상들을 생각 해 본다.  윗 대로 올라 갈수록 채찍과 피로 얼룩진 노예의 역사 속 장본인이며 증인이다.  그녀는 이러한 노예의 혈통이지만 조상을 원망하거나 수치로 여기는 소인이 아니다.  분연히 딛고 일어나 편견에 도전하는 자수성가형 멋진 여성이다.  


  세상은 변했다고 하나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인종 차별 속에서 미셀 오바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었일까?  그것은 바로 ‘교육’이 아닌가 싶다.  학업에 대한 열정, 월반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 했던 오빠와의 선의의 경쟁, 거기다가 주눅 들지 않는 야무진 성격이 잘 어우러져 지금의 미셀이 된 것 같다.  우리가 교육을, 명문코스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셀은 최고의 영재들이 다니는 최고의 공립고등학교를 선택한다.  집에서 3시간이나 되는 등하교 시간쯤은 큰 장애가 될 수 없다.  이 학교를 선택한 것은 학과 과정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인종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가장 심했던 명문대 프린스턴 대학 졸업, 미국에서 제일 가는 명문 하버드 로스쿨 진학, 일류 법률 회사의 변호사, 자신이 받은 고등교육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기 위하여 탄탄대로의 변호사 길을 접고 자선단체에 지원.

  이러한 이력을 통하여 그녀가 주는 교훈은 성실, 열정, 자신감, 새로운 도전, 책임감, 집중력 등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성품이 하늘에서 똑 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녀에게 크게 영향을 주었을 가정 분위기는 청렴과 신뢰와 사랑으로 충만하다.

  다발성 경화증으로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2층에서 구해내는 연습을 하는 어린 시절 미셸 남매에게서 진한 가족간의 연대감을 느낀다.  장애가 있는 아버지의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어린남매의 모습이 기특하기까지 하다.  불편한 몸이지만 언제나 미소로써 가족을 사랑했던 아버지는 남매에게 가르침을 물려준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단다.  충분히 노력했다 해도 항상 좋은 결과가 따르는 건 아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걸 얻고 싶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해.’ 평소에 부모님을 존경했던 이들 남매는 그 교훈을 어떻게 했을지 그들의 현재에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가!


  그녀의 어머니 또한 자녀를 믿고 존중하며 잔소리가 아닌 행동으로 자극을 주는 데 이는 미셸의 자립심 형성에 큰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 들어가 살림을 돌 봐 주는 사람들에게 ‘우리 딸들은 자기가 할 일은  모두 스스로 한 답니다.’ 하는 대목에서 가정 교육의 중요성을 세삼 느낀다.  사소하면서도 정말 멋진 말이다.  본 대로 배우지 않던가.   


  요즘 가정의 대부분 아이들은 자립심이 많이 부족하다.  하나에서 열 까지 부모가 손발이 되어주니 배우고 실천할 틈이 없다.  책상 정리나 자기 방 청소 정도는 스스로 하게 하는 것이 사회성을 기르는 일환일텐데 부모는 그 시간이 아까운 것이다.  ‘그냥 두어라, 엄마가 할게, 너는 들어가서 공부해라, 피아노 치거라, 책 읽어라,,,,,. ’ 안타깝게도 부모는 자신이 큰 우를 범하고 있음을 모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미셸 오바마가 부러운 이유는 하나였다.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오직 개인적인 생각이다.  흥분 마시기를) 버락 오바마와 사는 여자?!  그런데 이 책을 읽어 보니 그녀 자체가 지니고 있는 책임감과 열정과 끈기와 도전이 부럽다.  무엇보다 가정의 소박한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자.  자신이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여자!  앞으로 미셸 오바마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법
바보가 바보들에게 두 번째 이야기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 2
김수환 지음, 장혜민(알퐁소) / 산호와진주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 든 손녀가 할아버지 앞에 얌전히 앉아 그 분의 따뜻한 훈계를 듣고 있는 듯하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하루에 5분,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왜 사는지 자기를 마주하는 시간을 찾아보자는 김수환 추기경의 이 말씀은 한 번쯤 눈을 감고 진정 나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자신의 현재를 점검하게 한다.
 

   그 분은 많은 말씀을 하지 않으신다.  가치 있게 살기 위해 가져야하는 마음과 실천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사랑, 자기희생, 배려, 용서, 친절, 용기, 자비, 조화 등 사전을 찾아보지 않아도 될, 우리가 이미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 온 말이다.  그런데 왜 그 분은 한 권의 책이 될 만큼 이 낱말들을 강조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실천의 문제겠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행동으로 옮겨 가족과 이웃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야 하는 것이겠지.

  말로는 잘도 떠들어 대면서 과연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성찰하게 한다.  행려 병자 수용소를 만들어 배를 곯거나 병들거나 늙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하루에도 몇 백명씩 받아들여 먹을 것을 나누어 주고 가족 없이 죽어가는 사람은 손을 꼭 잡아 주며 기도로서 임종을 지켜주던 테레사 수녀님의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예전에 마더 테레사에 대한 책을 읽으며 이런 분은 진정 하늘이 내시는 것일까 감동한 적이 있다.  이런 실천이 있어야만 진정한 나눔이라 하겠지.

  예전에 장애인 시설에 자원봉사를 나간 적이 있다.  스무 명쯤 되는 사람들이 지체 장애로 언어와 행동에 장애를 겪고 있었다.  남자 아이들도 꽤 많았는데  겉으로 보아서는 나이를 짐작할 수가 없다. 알고 보니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 초반까지 되는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자꾸 침을 흘리며 나에게 안기거나 손을 잡거나 바짝 붙어 앉아 책을 읽어주기를 원한다.  순간 겁이 나고 적응이 되지 않는다.  이들이 가슴에 자꾸 안겨 드는데 이를 어쩌나. 사심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달려 드는 아이들인데도 멈짓멈짓 물러서게 된다.  당황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에 미소는 잃지 않으려 애썼으나 이미 나의 마음가짐이 틀렸던 것이다.

  마더 테레사는 문둥이 병으로 온 몸의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만큼의 중환자도 모두 끌어안고 맞아 들였다.  그들의 손을 잡고 기도를 쉬지 않았다.  진정한 나눔이란 그런 것이어야 하는데, 나는 아직 작은 그릇도 되지 못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 후에는 다시 그 장애시설로 나눔을 나가지 않았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김수환 추기경은 나에게 왠지 호통을 치시는 것 같다. 

  잠시 뉘우침의 시간이었다.  이번 달 나눔에는 꼭 장애인시설에 가서 참여하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늘 마음 한 켠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잘 되었다.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라고 말씀하신다.  나의 마음을 좀 더 열면 되는 것이다.  나보다 가난하고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마음을 크게 한 번 먹고 다가가 웃으면 되는 것이다. 묘하게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이해타산 없는 맑은 영혼에서 나오는 해맑은 그 분의 미소를 이제는 직접 볼 수없지만  이렇게 좋은 책으로 그 분의 말씀을 대신하여 들으니 아쉬운 마음이 덜어지는 듯하다.

우리가 다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이 이 안에 가득하다.  다시 말하지만 그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며 알고 있는 것을 조금씩 실천해 가면 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법
    from 꽃방글의 서재 2009-09-23 00:44 
     나이 든 손녀가 할아버지 앞에 얌전히 앉아 그 분의 따뜻한 훈계를 듣고 있는 듯하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하루에 5분,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왜 사는지 자기를 마주하는 시간을 찾아보자는 김수환 추기경의 이 말씀은 한 번쯤 눈을 감고 진정 나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자신의 현재를 점검하게 한다.      그 분은 많은 말씀을 하지 않으신다.  가치 있게 살기 위해 가져야하는 마음과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