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면 내 탓이요 못 되면 조상 탓!?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제대로 된 못난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미셀의 조상들을 생각 해 본다. 윗 대로 올라 갈수록 채찍과 피로 얼룩진 노예의 역사 속 장본인이며 증인이다. 그녀는 이러한 노예의 혈통이지만 조상을 원망하거나 수치로 여기는 소인이 아니다. 분연히 딛고 일어나 편견에 도전하는 자수성가형 멋진 여성이다.
세상은 변했다고 하나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인종 차별 속에서 미셀 오바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었일까? 그것은 바로 ‘교육’이 아닌가 싶다. 학업에 대한 열정, 월반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 했던 오빠와의 선의의 경쟁, 거기다가 주눅 들지 않는 야무진 성격이 잘 어우러져 지금의 미셀이 된 것 같다. 우리가 교육을, 명문코스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셀은 최고의 영재들이 다니는 최고의 공립고등학교를 선택한다. 집에서 3시간이나 되는 등하교 시간쯤은 큰 장애가 될 수 없다. 이 학교를 선택한 것은 학과 과정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인종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가장 심했던 명문대 프린스턴 대학 졸업, 미국에서 제일 가는 명문 하버드 로스쿨 진학, 일류 법률 회사의 변호사, 자신이 받은 고등교육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기 위하여 탄탄대로의 변호사 길을 접고 자선단체에 지원.
이러한 이력을 통하여 그녀가 주는 교훈은 성실, 열정, 자신감, 새로운 도전, 책임감, 집중력 등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성품이 하늘에서 똑 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녀에게 크게 영향을 주었을 가정 분위기는 청렴과 신뢰와 사랑으로 충만하다.
다발성 경화증으로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2층에서 구해내는 연습을 하는 어린 시절 미셸 남매에게서 진한 가족간의 연대감을 느낀다. 장애가 있는 아버지의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어린남매의 모습이 기특하기까지 하다. 불편한 몸이지만 언제나 미소로써 가족을 사랑했던 아버지는 남매에게 가르침을 물려준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단다. 충분히 노력했다 해도 항상 좋은 결과가 따르는 건 아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걸 얻고 싶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해.’ 평소에 부모님을 존경했던 이들 남매는 그 교훈을 어떻게 했을지 그들의 현재에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가!
그녀의 어머니 또한 자녀를 믿고 존중하며 잔소리가 아닌 행동으로 자극을 주는 데 이는 미셸의 자립심 형성에 큰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 들어가 살림을 돌 봐 주는 사람들에게 ‘우리 딸들은 자기가 할 일은 모두 스스로 한 답니다.’ 하는 대목에서 가정 교육의 중요성을 세삼 느낀다. 사소하면서도 정말 멋진 말이다. 본 대로 배우지 않던가.
요즘 가정의 대부분 아이들은 자립심이 많이 부족하다. 하나에서 열 까지 부모가 손발이 되어주니 배우고 실천할 틈이 없다. 책상 정리나 자기 방 청소 정도는 스스로 하게 하는 것이 사회성을 기르는 일환일텐데 부모는 그 시간이 아까운 것이다. ‘그냥 두어라, 엄마가 할게, 너는 들어가서 공부해라, 피아노 치거라, 책 읽어라,,,,,. ’ 안타깝게도 부모는 자신이 큰 우를 범하고 있음을 모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미셸 오바마가 부러운 이유는 하나였다.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오직 개인적인 생각이다. 흥분 마시기를) 버락 오바마와 사는 여자?! 그런데 이 책을 읽어 보니 그녀 자체가 지니고 있는 책임감과 열정과 끈기와 도전이 부럽다. 무엇보다 가정의 소박한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자. 자신이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여자! 앞으로 미셸 오바마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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