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애 눈물애의 카타르시스, 마이 시스터즈 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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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 - My Sister's Keep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하마터면 묻힐뻔 한 영화다. 요즘 개봉된 좋은 영화들에 가려 못보았더라면 얼마나 후회를 했을까. 요즘 내가 본 영화중의 최고다. 눈물은 건강에 좋다고 한다. 눈물을 흘리면 그 속에 스트레스나 좋지 않던 묵은 감정들이 함께 빠져 나와 감정도 정화되고 정신건강에 특효약이라고 한다. 울고 싶은데, 울고 싶어죽겠는데 통곡할 자리가 없는 분, 또는 선선한 가을도 되고 했으니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고 싶은 분께는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한다.
혈액암인 백혈병에 걸린 언니를 위해 치료형 맞춤아기로 태어난 11살 안나,
안나는 자신의 14K목걸이를 팔아 수임료를 마련하고 91% 승률을 자랑하는 변호사를 찾아간다.내 몸을 부모로부터 지켜달라고.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언니에게 골수,세포 등 많은 걸 기증했다고. 이번엔 신장. 신장은 줄수 없다고, 이제는 더 이상 언니의 치료에서 해방되고 싶다고.
처음 장면에서 안나의 이 모습보며 당돌하고 독한것! 신장 하나 없어도 살 수있는데 언니에게 하나 이식해주고 언니도 살고 온 가족이 행복하게 살지, 왜 저러나 싶었다. 보실분들을 위해 안나의 의도는 밝히지 않으련다.
그래서 자꾸 눈물이 난다. 지독하게 개인적인 아이같지만, 이런 행동에는 의도가 있으므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 끄억끄억 하게 한다.
엄마, 무슨일이 있어도 아이를 살려야 한다. 아이를 잃고는 숨도 쉴 수가 없을 것 같다. 아이의 치료 간호를 위해 변호사직도 그만 둔 억척 엄마다.
케이트의 치료를 위해 계획적으로 가진 아이 안나, 안나에게 언니를 위해 당연히 신장을 기증해야 한다고, 딸을 상대로 법정싸움까지 한다. 안나가 미워서가 절대 아니다. 다 함께 살기 위해서다. 엄마는 냉정을 잃지 않으려 눈물보이지 않으려하는데 보는 관람객은 또 끄억끄억!
케이트의 오빠. 동생의 치료를 위해 부모님은 그것에만 올인한다. 늘 뒤에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있는듯 없는듯 묵묵하게 외롭게 살아간다.
어린시절엔 부모로부터 보살핌을 받지못해 난독증으로 1년간 따로 치료를 받아야했다. 그래도 병마와 싸우는 케이트를 보면 늘 안쓰럽고 슬프다.
아빠, 과묵하게 지긋이 딸을 바라보며 아픔을 누른다. 아이 치료를 위해 극성스러운 아내를 보면서도 왠만하면 넘어가준다. 힘든 치료로 지친 케이트가 바다를 보고 싶어하므로 위험하다며 가로막는 아내를 몸싸움으로 밀어내고 아이들과 바다로 나온 아빠.
오랜만에 해방을 맞는 기분이다. 보는 관람객도 그런 마음이다. 지쳐가는 것은 케이트 뿐 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병들어가는 것 같다. 집안에 환자가 한 명이라도 있어 본
관람객이라면 충분히 이심전심일 것이다.
케이트.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을 위해 희생해야 했던, 아니 희생하기 위해 태어난 동생 안나가
고맙고 미안하기만 하다.
엄마, 자신에게 모든것을 바친 엄마에게 어떤 말로도 표현 못할만큼 고맙다. 하지만 이제 자연의 이치대로, 돌아가고 싶다. 엄마는 자신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 남은 세포 하나에도 전기충격을 가할 분이다. 오직 자신을 살리기위해!
자신으로 인해 가족의 각개 삶이 엉망이고 살얼음판이다. 엄마,아빠,오빠, 동생, 이러한 가족이 있었음이 더 없이 행복했고 후회도 없는삶이었다.
이 정도면 15년 삶, 정말 잘 살았다.
그렇게 케이트는 가족의 사랑속에 떠나고 남은 가족은 케이트의 죽음으로 인해 많은 정신적 성숙을 얻는다.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은 절대 케케묵은 말이 아니라 진리이다)
10대 소녀가 부모 상대로 법정 소송문제를 다룬 영화라 해서 얼마나 살벌하고 콩가루 집안일까, 했던 생각이 일시에 사라진다.
법정 소송은 큰 문제가 아니다. 그 사이에 그려지는 진한 가족간의 사랑과 희생. 가슴이 뻐근해서 심호흡을 몇 번씩 하며 보아야 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극 중의 배우들은 울고짜고 징징대지 않는다. 그런데 왜 보는 관람객이 울고 짜게 되는지. 정말 가슴 저 밑에서 오는 울음이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이 세상에서 가장 축복 받은 관계가 바로 가족임을, 그래서 나의 가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감동의 영화다.
이 영화는 2004년 발표된 미국 작가 조디 피콜트의 소설 <쌍둥이 별> 을 영화화 한
작품이라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소설도 괜찮을 것 같다. 군더더기 없는 시나리오를 보면 원작도 만만치 않은 수작일 듯 싶다. 참으면서 울었더니 명치도 아프고 눈도 맵다. 그래도 진한
카타르시를 느끼며 영화관을 나설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