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그러나 더 나은
디터 람스 지음, 최다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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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드는 생각은 필연에 대한 나의 이야기, 수많은 것들이 생겨나고 수렴되는 것들이 필연이라고 부르는 것에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운명론을 믿진 않지만 자유의지와 동전의 양면처럼 한 몸이라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고, 한 단계 더 나아가 결국 어떤 현상은 지금 당장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축척되고 눌리고 응집되어 분출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대한, 다시 보니 운명론과 연관이 있더라는 사고의 확장이다.

제품 디자인도 비슷한 생각이 든다. 트렌드는 항상 있어왔지만 그 당시 통용되는 기술과 자본과 결정권자의 현명한 판단 아래, 여러 한계를 거쳐 자연스럽게 돌출된다. 그 결과는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게 아니다. 제품 디자인은 항상 자본에 영향을 받는다. 라인 하나에 제작비가 수백수천이 바뀔 수도 있으므로 철저하게 생산자 감독을 받으며 그 안에서 항상 새롭고 효율적인 라인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다. 이런 기회를 가지는 것도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성취감을 얻기 위한 고통은 필연이고 그 기회는 절대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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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문화꽃이 피었습니다 - 관계를 잇는 나무 인문학
이흥재 지음, 강석태 그림 / 아시안허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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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재낀 러브레터와 보리처럼 완곡해진 나무바리기.

단일 소재를 가지고 여러 에피소드들을 글로 써내려나가는 애정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다. 하나의 나무처럼 깊은 뿌리에 건강한 줄기와 수많은 가지들이 풍성하게 돋은 글들에 사랑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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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나무에 기대고 평생을 사는 이들에게 삶의 법칙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44p

인간은 사랑할 때가 가장 보통의 모습이다. -85p

바람이 불면 나무는 같이 흔들려야 한다. 그러나 나무와 달리 사람은 꼿꼿이 서서 노를 저어야 한다. -1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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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닝 프로그램스 - 프로그램으로서의 디자인
카를 게르스트너 지음, 박재용 옮김 / 안그라픽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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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게 주창하는 디자인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혼돈의 먼지들 속에서 하나를 선택한 과정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 감각적 삶의 자세에서 영감이든 머든 간에 꼼꼼히 끈기 있게 기록하는,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공감할 솔직한 스토리.

비록 사소한 고민들일지라도 그냥 지나가는 먼지들처럼, 신경은 쓰지만 가치의 무게에 따라 금방 잊혀가는 이것들을 파고들어 기록하면 이렇게 소중한 역사적 보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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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나 불일치는 구조의 문제다. -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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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철학은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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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평론으로 철학으로, 생각지도 못한 방법론으로 인생을 이야기한다. 예술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 모여놓은 친절한 가이드이자 요약서. 가장 닮고 싶은 글쓰기이다.

내가 항상 자연스럽게 글쓰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던 방식 그리고 조금씩 하고 있는 프로세스로, 영화나 문학에서 인생의 의미와 질문과 위안을 얻어 가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 아닐까. (뒤로 갈수록 영화 이야기보다 고전에 중점을 두는 흐름은 조금 아쉽다.)

이런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한다. 동기부여에서 성공이란, 돈이란 허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평생에 걸치는 수긍하고 고뇌하고 고통스럽고 해답을 찾아나가는 보람찬 과정이 거의 전부라고 믿고 싶다. 믿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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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점은 사회를 절망에 빠트리는, 불의가 정의를 이기는 많은 상황들은 바로 이런 자기기만에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47p

고전을 대할 때 관건은 진열장의 상품처럼 가격을 정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을 어떻게 일깨우는지 깨닫는 것이다. -71p

•••인간은 이런 무상한 반복을 좋아한다. -216p

시간은 빠르거나 느리다. -246p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느림의 가치이다. -248p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장식의 이 부수성 때문에 장식 예술은 이른바 순수 예술에 비해 평가절하 되어왔다. -271p

전혀 몰랐던 과거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는 기쁨이 찾아온다. -2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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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살아가기 위한 기초 지식 - AI 개념부터 위험성과 잠재력, 미래 직업까지 AI 세상에서 똑똑하게 살아가는 법
타비타 골드스타우브 지음, 김소정 옮김 / 해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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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어디까지 규제할 것인가란 물음. 그게 국가 별로 통제할 수 있을까? 전혀 아니올시다.

먼 미래의 일이지만, 핵심은 인간을 닮는 게 아니라 인류를 닮아가는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개선해야 될까란 철학적인 질문으로 나아간다. 음란물과 혐오 자료들이 넘쳐난다고 인터넷 사용을 금지할 순 없지 않은가. AI를 통제하자고 하는 저의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 핵무기 가진 나라들 봐라. AI는 핵무기보다 휠씬 강력한 미래를 가진 무기이지만 특정 계층, 국가, 집단이 독점할 것인가? AI를 국가별로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비관적으로 본다. 넌센스다. 인류를 위협한다고 계속 떠들겠지만 결국 필연적으로 소수에게 권력이 편증되는 결과만 낳을 것이다.

인류의 많은 부분이 편협적이고 지나치게 차별적이고 이념에 사로잡혀있으며, 대단히 이기적이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데,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될까. 규제를 해야 되는데 범지구적인 규제가 가능이나 한가.

저자는 그 답이 ‘여성’에게 있다는 유용한 페미니즘적인 시야를 가지고 있다고 마무리되길 자연스럽게 예상했는데, 거기까지 이르진 못했다. 남자들이 만드는 AI는 성차별적이란 사례와 더불어 과거 그리고 지금 현장을 리드하고 있는 뛰어난 여성들을 소개해 준다. 이렇거면 사실 제목 뒤에 (여성 편)이라고 추가했어야.

AI의 순기능에 대해 나열해 주는 목록들이 정말 좋았고, 장밋빛 미래를 보여준다(항상 그렇지만 말하고 꿈꾸는 건 아주 쉽다). 특히 의료 분야에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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