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의 힘 - 조직심리학이 밝혀낸 현명한 선택과 협력을 이끄는 핵심 도구
박귀현 지음 / 심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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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의 힘‘이 꼭 선한 영향력이라는 건 아니다. 오히려 부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극복하는 방법도 어느 정도 제시한다.

집단 지성이 인류를 성장하게 했지만 SNS 시대에서 다수에 의해 소수의 의견이 묵살되는 현상에 대해 흔들리지 말고 결정은 오직 본인이 하되 심사숙고하라는 이야기. 우리의 심리는 사회적인 배경에 지배당하고 있다는 경고.

심리학 관련 책만큼 유용한 분야도 없는 듯. 하지만 심리학 서적에서 자주 등장하는 심리 실험 이야기는 독서에 있어 참 곤욕인 게, 대충 결과와 요약만 알려줘도 책 흐름에 전혀 관계가 없다. 10장의 내용에서 조금 갸우뚱하는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내용들이 알차고 쉽게 읽을 수 있게 잘 풀어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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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생물체는 자신의 유전자가 정해 주는 신체적 기능과 생물학적 본능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31p

비슷한 사람이 뭉쳐서 집단을 이루기에 사람들은 더욱더 자신이 속한 집단은 자기와 의견이 비슷하다고, 아니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72p

유화 메시지, 융통성 발휘와 같은 방법은 다수에게나 쓸모 있는 다수의 특권이다. 자기 생각이 다수와 같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일단 마음이 편해진다. -102p

소수가 융통성을 보이는 순간, 자신이 미칠 수 있는 약간의 영향력조차 없어진다. -103p

이념과는 상관없이 소수 의견이 있는 집단이 높은 현명함을 보여주었다. -109p

•••자기 이념만을 절대적으로 신봉하여 소수 의견을 묵살하거나 배제하는 집단의 문화에서 나온다. -111p /테러리스트 집단, 극단적 집단에 관한 연구에서/

소수 의견이 영향력을 갖는 이유는 그 의도가 정치적이지 않고 실제 자기 생각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의도가 불순해지면 소수 의견은 힘을 못 쓴다. -116p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집단이 무언의 힘으로 개인을 집단에 동조하고 성실히 일하도록 만드는 심리적 회초리라 볼 수 있다. -130p

집단에 속하지 못한 사람은 심리적 고통을 겪는데, 그것은 사회적 죽음, 즉 사회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는 것과 같다. -132p

미국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다양한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창의적인 사람들, 즉 아인슈타인, 피카소, T.S. 엘리엇, 프로이트 등의 일생을 심리학적 관점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자신을 알아주는 소수의 조력자와 그들만의 집단을 이루어 그것을 심리적 기반으로 삼아 새로운 것들을 마음껏 시도하고 실패해도 굴하지 않는 용기를 얻었다. -135p

무슨 일을 하더라도 서로의 감정에 반응하는.
사회성이 높은 팀은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 -179p

집단의 기억은 대물림된다. -232p

개인의 '배신'은 보통 자기 이득에만 치중한 선택으로 비춰지지만 집단의 '배신'은 개인이 속한 집단의 성원에게 이득이 되어 집단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2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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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동무들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노은희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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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슬픈 과거에 등지고 현재에 이르러 타인에게 관심과 걱정의 텍스트, 목숨 걸고 하는 기도.

‘인간의 마음이란 이렇듯 약하고 간사한 것이었다.’ -51p

그렇다. 1장을 읽고, 아 이거 너무 따뜻한 이야기겠다. 이러다 하품 나오겠다. 기독교 찬양 작가인가.

이렇게 인간은 편협하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고, 미리 편을 갈라버린다. 나는 더 심하구나 하고 다시금 부끄러움을 느낀다.

2장부터 인간 목숨이 걸리는 진짜 현실의 이야기가 전개되면 갑자기 스릴러로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하지만 바로 이게 재미로만 볼 일이 아니라서, 현실이라 더욱 가슴이 아프다.

외다리 나무 아래 의지할 곳도 없는, 정신적 육체적 자유를 원하는 인간들이 안식처. 종교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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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말씀이 그렇게 절대적이고 목숨보다 소중하다면,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서 그리스도가 ‘김부자 쓰레기라고 외치라’라고 시키면 그렇게 외칠 것인가? 목숨도 살아야 기도도 하고 복음도 전파하는 게 아닐지. 그 장면에선 그 어리석음에 화가 났다. 종교인이 아니라 모르겠지만 내가 살아야 종교가 있고 세상이 있는 것인데, 살아가야 북한의 신도들도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종교는 참으로 어리석다.

주님의 말씀이 목숨보다 중요하다면 그런 거겠지만 이해가 도리가 없다. 이러니 내가 종교가 없지. 자유를 향한 이야기가 이렇게 허무하게 마무리된다. 신앙이 있는 분들에겐 참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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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남은 시간 - 인간이 지구를 파괴하는 시대, 인류세를 사는 사람들
최평순 지음 / 해나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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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남은 시간 많다.

위기, 최악, 멸종.

이런 분들이 좋아하는 단어다. 이건희 회장이 살아생전 주구장창 외치던 위기론을 본 받은 건지 아님 주변에서 머라고 하는 건진 모르겠는데, 해결책은 전혀 없고 주장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거의 없다.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그걸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건지, 정확히 어떤 방법들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은 없고, 두리뭉실한 나열된 이미지와 지극히 편협한 과대한 공감론만 보인다. 숫자를 이야기하면서 출처 표시도 거의 없고, 위험하다고만 떠들면 누가 공감을 하고 행동에 나설 것인가.

가장 화가 나는 건 해결책의 부재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나열하지도 못 한다는 것. 진짜 환경을 위하고 동물들이 잔인하게 죽는 게 걱정이라면, 지구 인구 10억 명 이상이 가난에 시달리며 도움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건 왜 언급하질 않는지 모르겠고, 환경을 이야기하고자 하면서 가장 큰 핵심 문제인 에너지 문제를 왜 거론하지 않는 건지, 그 가벼움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갑자기 마지막에 젠더 문제는 왜 나오는 건지 좀 당황스러운데, 진짜 환경을 위한다면 제대로 된 글이 필요하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마이클 셰렌버거),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스티븐 E. 쿠닌) 꼭 읽어보시길. 진짜 기후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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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주의 첫 순간 - 빅뱅의 발견부터 암흑물질까지 현대 우주론의 중요한 문제들
댄 후퍼 지음, 배지은 옮김 / 해나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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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암흑물질이 빅뱅의 극초기 비밀을 풀 수 있수 있다는 중요성을 언급한 과학 교양서는 처음 본다.

/점점 더 멀어지고 기하급수적으로 팽창되는 우주에서 우리는 시간이 갈수록 외로워진다. 멀수록 더 멀어진다는데, 그 말은 즉 지금이 가장 가깝다는 것. 참 시적인 게 인류는 궁극적으로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다.

/일론 머스크의 망상이 이제야 조금씩 이해가 되는데 하루라도 빨리 우주로 나가 우주인이 되어야 관련 마켓(자본주의 참 무섭지)도 생기고 인류의 수명도 늘어나고 보존될 확률도 늘어난다.

/반물질보다 물질이 더 많기 때문에 우리가 존재한다? 시간의 흐름이 그 증거가 아닐까.
시간 = 물질 - 반물질?

/멀어질수록 더욱더 멀어진다니 우리는 점점 더 외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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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물질은 빅뱅 후 첫 100만분의 1초를 들여다보게 하는 첫 번째 창문이 될 것이다. -220p

수천의 광년의 거리를 둔 두 점 사이의 공간은 매우 빠르게 팽창하는 정도를 넘어, 빛의 속도보다도 빠른 속도로 팽창한다. ••• 그 결과, 우리가 쏘아 보낸 빛 또는 신호는 이 먼 은하에 결코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250p

새로운 눈으로 무엇을 바라보면 이전에 아예 볼 수 없었던 것을 발견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2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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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 여행기 을유세계문학전집 129
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황승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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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견도 없고 배경에도 참 무지하지만, 머릿속 생각들이 텍스트로 옮겨지는 프로세스에 감탄을 하게 된다.

나도 표현하는 사람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드는 감정은 ‘표현한다’라는 정의에 대해서, 그 어떤 철학적인 인생에 대해, 개뿔도 모르겠는데 아무튼, 글도 하나의 표현 방법이고 그 내공이 진지하게 느껴진다.

누구나 다 표현을 하고 산다. 인간은 기록의 동물이고 표현하고 싶고 관심받고 싶어 한다. 글 속에서 바닷바람이 느껴지고 멀미도 느끼고 짠내도 나고, 분노와 기쁨 절망과 사랑도 느껴지는데 나도 툴은 다르지만 그 표현력과 영향력을 갖추었으면 좋겠다. 그 자유분방한 욕망이 꿈틀거리는 기록으로 이어지는 저 과정이 참 부럽다.

영화 ‘콘택트’에서 웜홀을 타고 광활하고 경의로운 은하수를 보고 난 뒤에 엘리의 대사 -‘과학자가 아니라 시인이 왔어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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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혀 가식적이지 않으며 거리낌 없이 말하고 머리에 떠오른 것을 아주 순진하고 단순하게 쓰기 때문에 -249p

우리는 그녀를 쳐다보았고, 먹구름 사이로 빛나는 달처럼 땋은 검은 곱슬머리 사 이로 창백한 장밋빛으로 반짝이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27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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