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시스트
윌리엄 피터 블래티 지음, 조영학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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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보고 영화를 보는 방식은 영화 불감증을 날려보내는 아주 유용한 방법이다. 흔히들 걸작 영화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원작 소설이 존재한다. 두 가지다. 영화를 접하고 소설을 보는 것과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감상하는 것. 대부분 소설의 명성에 따라가지는 못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영상이 가지는 아주 복잡한 프로세스에 기인하는 것이리라. 반면 텍스트는 무궁무진하다. 표현에 제한도 없고 모든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수정도 너무 쉽다. 기획이 잘 못 되면 다시 고치면 된다. 그리고 상상력에 의존하므로 무궁무진한 전파력이 있다.

엑소시스트는 후자다. 대부분 이 작품을 영화로 먼저 접했을 것이다. 영화에 문외한도 엑소시스트는 알 정도로 너무나 유명한 영화이지 않은가. 나도 사실 원작이 있는지 몇 년 전에 알았는데, 으레 걸작이라고 칭하는 영화는 그 원작과 톤이나 느낌과 -좋은 뜻으로- 아주 다른 경우가 있다. 걸작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의 기본 조건이 아닐까. 영화와 달리 이 원작 소설은 엑소시즘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탐정(혹은 신부)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면모를 보이며 여러 장르들이 잘 어울려진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빙의된 소녀, 그 소녀의 어머니, 형사, 신부 나머지 감초 역할의 조연들까지 유머도 넘치고 과학적인 분석과 몰입도 높은 문체가 완벽하게 엔터테이닝 하다.

앞으로 벌어질 전조 현상들을, 영상으로 표현하기 힘든 텍스트로 표현된 심리 묘사가 아무렇지 않은 듯 스멀스멀 다가온다. 형사와 신부가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장르적 쾌감도 리드미컬하고 압도적인 재미도 선사한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완전체라 부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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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짜 진짜 사람입니다 스콜라 창작 그림책 91
엑스 팡 지음, 김지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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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진짜 사람입니다? 이건 사람이 아니야. 왜냐하면 더듬이가 있어. 그러니깐 조용히 똥을 먹을지도 몰라. 색깔이 엄청 화려해. 모자 쓴 외계인이 진짜 재미있었는데, 키 큰 애가 두 명이라서 헷갈렸어. 쉿! 이건 비밀이야. 따꽁. 나는 8점이야. 그런데 어떻게 외계인인 걸 알고 있었지? 사람들 춤추는 것도 재미있었어. 멍멍이랑 대화하는 것도 웃겨. 지구 다음에서 달로 갈 것 같아. 아주아주 옛날에는 외계인이 우리 지구에 들어왔어. 사막으로 들어왔어. 외계인이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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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여우의 숲속 가게
카이야 판눌라 지음, 네타 레흐토라 그림, 이지영 옮김 / 초록귤(우리학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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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어요.’ 아빠 비가 오면 좋은 게 아니야? 마지막 꿈은 잘 모르겠어. 깨어나지 않는 건 죽은 거야. 낚시하는 게 재미있었어. 지렁이도 웃겼어요. 물속 괴물은 얼굴이 엄청 이상했어요. 오소리는 잠만 잤잖아. 조수 오소리. 딸기가 없어서 블루베리를 먹으려고 했나 봐. 나는 딸기가 좋아. 영화 찍는 거 나도 하고 싶어. 나는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해. 나는 8점이야. 그런데 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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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몬스터 북멘토 그림책 26
이정은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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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몬스터 엄청 무서울 줄 알았는데, 정신 나간 사람보다 휠씬 재미있어. ㄱ이 날라간다. ㄴ은 변기 모양같애. ㄷ은 물고기 같애. 그 다음에 ㄹ은 바뻐서 추가 못한다. ㅁ은 하늘 높이까지 닿았어요. 그 다음에 ㅎ은 뭔지 모르겠어요. 나는 ㅅ몬스터가 제일 좋았어요. 왜냐하면 ㅅ이 제일 웃겼어요. 그 다음은 ㅋㅋㅋㅋ이 좋았어요. 제목도 재미있었어요. 따꿍.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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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 - 혁신 신약을 찾아서
조진호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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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베스트 중에 하나였던, 필리프 데트머의 ‘면역‘과 먼나라 이웃나라가 만난듯한 이 친절하고 흥미로운 그림책은 우리가 언젠간 보고 만날, 암이라는 지독하고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질병에 대한 이해서이다. 희귀병도 아닌 이 흔한 질병이 왜 정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서사는, 면역체계에 대한 이해 없이는 결코 알 수가 없다. 생명유전공학의 획기적인 발견 발전과 AI 폭탄이 이뤄낼 합작품이 암의 정복을 이루어낼지 미래가 궁금해진다.

그러나 나이와 비례하는 암은 단순히 하나의 질병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수명과 관련된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를 다시 보면 암이라는 그 무서운 세포와 항암 세포들과의 전쟁을 보고 있노라면 진화의 경이로움에 다시 경탄에 경탄을 부를 수밖에 없다.

인류는 언젠가는 생명을 넘어설 수 있을까. 언젠가는 생명을 넘어설 날이 올까? 너무 먼 미래라 공상의 영역이지만, 암은 우리들에게 곧 다가올 명백한 현실이다. 적을 알아야 싸울 수 있다. 이 책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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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보일랑 말랑 하는 게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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