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소리가 처음 듣는 듯 전해지는 이 가공할 파워의 텍스트는 모든 부모들에게 그리고 부모가 될 사람들의 마음을 두근두근하게 만든다.이런 책이 자기 계발서이고 철학책이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베스트셀러이다. 텍스트에 눈이 쓰쳐가기만 하면 머릿속에 바로 입력되는 아주 쉬운 문체와 인풋 덩어리들. 가장 두려운 건, 이 마법의 글들을 읽고 감명받고 다시 언제 읽었냐는 듯 리셋되어 버리는 것이다. 우린 누구든 육아를 해야 되고 그건 종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신성한 의무이다. 언제든 어느 페이지든 이 책을 펼쳐보고, 아 나도 좋은 부모가 되어야지란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생각보다 휠씬 좋은 책이었다. 저출산 시대에 모두에서 권장하는 도서.
생명체의 단 하나의 목적을 말하자고 한다면, 후대에 유전자를 남기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종’으로서 종의 생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그리고 나의 분신이 되도록 좋은 환경에서 켰으면 하는 마음은 필연적이다. 그게 어떤 식으로 발현되는지는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잘 켰으면 하는 바람은 교집합이다.육아에 사랑이란 단어는 작은 의미로 보인다. 희생과 헌신. 이것이야말로 육아에 필요한 정신이 아닐까. 희생과 헌신은 영웅들의 기본적인 덕목이다. 그러니깐 육아는 절대 쉽지 않고 나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이다. 부끄럽지만 아들에게 짜증도 많이 냈고 화를 참지 못한 적이 많았다. 내가 그렇게 닮지 않고 싶었던 아버지의 모습이 나에게도 보였던 것이다. 무조건 행하자.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말자. 내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해질 수 있다.책 이야기를 하자면, 육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날려주는 듯하다. 결국 나 자신만 편하려고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아이를 위한 거라고? 진정으로? 위한 ‘척‘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영웅이 아무나 되나. 먹고살기 바쁜데 육아도 해야 되고 우울함도 이겨내야 되고 짜증 나도 웃어야 된다. 이게 아무나 할 짓인가. 그래 아무나 할 짓이 아니니, 더욱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부모들은 넘쳐난다. 아이들을 어떤 방법으로 육아를 하고 올바르게 키울까라고 걱정한다면, 자기 자신부터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느냐고 자문해 봐라. 그게 기본 조건이다.
권력 다툼을 주된 소재로 쓰인 판타지 소설은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읽은 게 무엇인지도 가물가물한데, 로도스도 전기였나.. 로도스도 전기는 모험 이야기였고, 음. 아마도 처음이다. 왕좌의 게임류도 영상으로만 보았고 이런 시리즈물은 텍스트로는 처음이다. 이런 판타지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세계관 및 배경 인물들을 구축하는 과정이 필수라 어느 정도 설명들에 시간을 소비해야 되는 노력도 들고, 그래서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번 빠지게 되면 이것만큼 팬심이 생기는 장르도 없겠다.이 판타지 소설은 그래도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세계관 구축에 많은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이 곧바로 사건들이 진행된다. 전체를 아우르는 권력 대결도 처음부터 공개되며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가 쉽게 그려진다. 다면 이 세계관이 흥미롭다는 것엔 약간 의문이지만, 그냥 내 취향은 아니라는 것이지 스토리텔링은 스피디하고 명확하며 직관적이다.
영화를 시네마로도 칭하는 사람들 중에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를 모르는 사람이 존재나 할까. 현존 영화를 정말 맛깔나게 연출하는 거장을 뽑으라면 무조건 이름이 거론되는 이 아저씨는 특근 택시드라이버 좋은 친구들 카지노 갱스 오브 뉴욕 디파티드 셔터 아일랜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등 마스터피스가 도대체 몇 편인지도 모르겠다.최근작들에 대한 내용이 부족해서 아쉽긴 하지만, 스콜세지 감독 본인과 주변 인물들의 좌우충돌 영화 제작기를 이렇게 길게 읽을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하다.
단 하나의 자극적인 표현과 장면 없이 숨 막히게 그려낸 우중충한 회색 빗물.이 소설을 ‘고딕 로맨스’로 지칭하는 건 너무 저평가하는 단어 같은데, 로맨스는 단지 인간의 수많은 감정 가운데 한 면일 뿐이다. 몇 명 되지도 않는 등장인물들을 데리고 만든, 으스스하고 안개 낀 간결한 문체로 이루어진 절묘한 인간 심리극이라고 지칭해야 된다. 단편적인 캐릭터는 하나도 없다는 게 더욱 놀랍고, 중반 사건 이후 벌어지는 플롯들을 보면 왜 서스펜스의 대가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레베카보다 휠씬 극적이고 아찔하고 압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