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여인숙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한애경.이봉지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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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자극적인 표현과 장면 없이 숨 막히게 그려낸 우중충한 회색 빗물.

이 소설을 ‘고딕 로맨스’로 지칭하는 건 너무 저평가하는 단어 같은데, 로맨스는 단지 인간의 수많은 감정 가운데 한 면일 뿐이다. 몇 명 되지도 않는 등장인물들을 데리고 만든, 으스스하고 안개 낀 간결한 문체로 이루어진 절묘한 인간 심리극이라고 지칭해야 된다. 단편적인 캐릭터는 하나도 없다는 게 더욱 놀랍고, 중반 사건 이후 벌어지는 플롯들을 보면 왜 서스펜스의 대가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레베카보다 휠씬 극적이고 아찔하고 압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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