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몬스터 엄청 무서울 줄 알았는데, 정신 나간 사람보다 휠씬 재미있어. ㄱ이 날라간다. ㄴ은 변기 모양같애. ㄷ은 물고기 같애. 그 다음에 ㄹ은 바뻐서 추가 못한다. ㅁ은 하늘 높이까지 닿았어요. 그 다음에 ㅎ은 뭔지 모르겠어요. 나는 ㅅ몬스터가 제일 좋았어요. 왜냐하면 ㅅ이 제일 웃겼어요. 그 다음은 ㅋㅋㅋㅋ이 좋았어요. 제목도 재미있었어요. 따꿍. 끝.
23년 베스트 중에 하나였던, 필리프 데트머의 ‘면역‘과 먼나라 이웃나라가 만난듯한 이 친절하고 흥미로운 그림책은 우리가 언젠간 보고 만날, 암이라는 지독하고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질병에 대한 이해서이다. 희귀병도 아닌 이 흔한 질병이 왜 정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서사는, 면역체계에 대한 이해 없이는 결코 알 수가 없다. 생명유전공학의 획기적인 발견 발전과 AI 폭탄이 이뤄낼 합작품이 암의 정복을 이루어낼지 미래가 궁금해진다.그러나 나이와 비례하는 암은 단순히 하나의 질병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수명과 관련된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를 다시 보면 암이라는 그 무서운 세포와 항암 세포들과의 전쟁을 보고 있노라면 진화의 경이로움에 다시 경탄에 경탄을 부를 수밖에 없다.인류는 언젠가는 생명을 넘어설 수 있을까. 언젠가는 생명을 넘어설 날이 올까? 너무 먼 미래라 공상의 영역이지만, 암은 우리들에게 곧 다가올 명백한 현실이다. 적을 알아야 싸울 수 있다. 이 책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광고가 보일랑 말랑 하는 게 단점이다.
제목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표지를 넘겼는데, 당혹스러운 전개에 내가 잘못 읽었나 하고 앞으로 다시 돌아가서 확인하고 확인했다. 퀴어물이라고 접근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지라, 장막을 걷어내고 이걸 주류에서 벗어나는 소수의견이라, 사회적 억압을 표현하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그냥 이걸 금지된 사랑으로 본다.화자가 ‘아셴바흐‘ 라면 이야기는 망상에 빠진 소아변태영감으로 치부되겠지만, ‘그‘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서로에 대한 감정이 사실인듯하다. 사회적 명성을 가진 저명한 예술가이자 그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가, 자신이 혐오하는 인물의 모습을 거울로 보았을 때, 그 파멸의 무게를 감당할 도리가 있겠는가.허약한 몸을 가진 남성상에 대한 욕망이, 하나의 필요악이라고 하면서 내 몸의 불필요한 장기로 인식되는 허무함을 안고 예술인이 예술적인 죽음으로 본분을 다 하였음을 인정하노라.—그러니까 정열은 재난 덕분에 이익을 취하리라 막연하게나마 희망할 수 있었다. -93p
어떤 일을 해낼 때, 리더는 모든 책임을 가지고 팀원들의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게 해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코리안 미들로우컴퍼니 15년 경력의 월급쟁이를 경험한 나로서는 진정 이것이 드라마가 아니라 실화라는 것에 충격을 받은 것과 동시에, 저런 천재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극한의 증오와 허무함을 심어주는 조직도 수없이 많다. 저런 동료들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곳에서 일하는 분들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고난 뒤에 찾아오는 뿌듯함은 그 어느 것으로도 대치할 순 없겠다. 역시 사람은 공부를 잘해야 된다. 나사 정도는 들어갈 수준으로.책 이야기를 하자면 너무 완벽한 이야기라,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도 저분들은 마땅히 존경받고 살아야 되는 지식인들이다. 집단 지성은 이렇게도 훌륭하다.
조영남 어르신은 뭐랄까. 재미있는 사람이다. 나이 먹은 꼰대 할버지들에게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나에겐, 윗사람을 절대적으로 공경하라는 강한 유교 세상에서 단연 빛나는 튀는 매력이 있다. 솔직함이 미덕인 시대다. 거참 일기도 책으로 내신다. 부럽다.——진리를 알고 있다면 침묵하라. 진리를 말하려면 맞아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18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