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에서 죽다 쏜살 문고
토마스 만 지음, 박동자 옮김 / 민음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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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표지를 넘겼는데, 당혹스러운 전개에 내가 잘못 읽었나 하고 앞으로 다시 돌아가서 확인하고 확인했다. 퀴어물이라고 접근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지라, 장막을 걷어내고 이걸 주류에서 벗어나는 소수의견이라, 사회적 억압을 표현하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그냥 이걸 금지된 사랑으로 본다.

화자가 ‘아셴바흐‘ 라면 이야기는 망상에 빠진 소아변태영감으로 치부되겠지만, ‘그‘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서로에 대한 감정이 사실인듯하다. 사회적 명성을 가진 저명한 예술가이자 그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가, 자신이 혐오하는 인물의 모습을 거울로 보았을 때, 그 파멸의 무게를 감당할 도리가 있겠는가.

허약한 몸을 가진 남성상에 대한 욕망이, 하나의 필요악이라고 하면서 내 몸의 불필요한 장기로 인식되는 허무함을 안고 예술인이 예술적인 죽음으로 본분을 다 하였음을 인정하노라.


그러니까 정열은 재난 덕분에 이익을 취하리라 막연하게나마 희망할 수 있었다. -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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