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만왕국 유산 시리즈 1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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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다툼을 주된 소재로 쓰인 판타지 소설은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읽은 게 무엇인지도 가물가물한데, 로도스도 전기였나.. 로도스도 전기는 모험 이야기였고, 음. 아마도 처음이다. 왕좌의 게임류도 영상으로만 보았고 이런 시리즈물은 텍스트로는 처음이다. 이런 판타지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세계관 및 배경 인물들을 구축하는 과정이 필수라 어느 정도 설명들에 시간을 소비해야 되는 노력도 들고, 그래서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번 빠지게 되면 이것만큼 팬심이 생기는 장르도 없겠다.

이 판타지 소설은 그래도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세계관 구축에 많은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이 곧바로 사건들이 진행된다. 전체를 아우르는 권력 대결도 처음부터 공개되며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가 쉽게 그려진다. 다면 이 세계관이 흥미롭다는 것엔 약간 의문이지만, 그냥 내 취향은 아니라는 것이지 스토리텔링은 스피디하고 명확하며 직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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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세이지 영화 수업 - 위대한 감독의 명작과 예술
메리 팻 켈리 지음, 한창욱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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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시네마로도 칭하는 사람들 중에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를 모르는 사람이 존재나 할까. 현존 영화를 정말 맛깔나게 연출하는 거장을 뽑으라면 무조건 이름이 거론되는 이 아저씨는 특근 택시드라이버 좋은 친구들 카지노 갱스 오브 뉴욕 디파티드 셔터 아일랜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등 마스터피스가 도대체 몇 편인지도 모르겠다.

최근작들에 대한 내용이 부족해서 아쉽긴 하지만, 스콜세지 감독 본인과 주변 인물들의 좌우충돌 영화 제작기를 이렇게 길게 읽을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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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여인숙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한애경.이봉지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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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자극적인 표현과 장면 없이 숨 막히게 그려낸 우중충한 회색 빗물.

이 소설을 ‘고딕 로맨스’로 지칭하는 건 너무 저평가하는 단어 같은데, 로맨스는 단지 인간의 수많은 감정 가운데 한 면일 뿐이다. 몇 명 되지도 않는 등장인물들을 데리고 만든, 으스스하고 안개 낀 간결한 문체로 이루어진 절묘한 인간 심리극이라고 지칭해야 된다. 단편적인 캐릭터는 하나도 없다는 게 더욱 놀랍고, 중반 사건 이후 벌어지는 플롯들을 보면 왜 서스펜스의 대가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레베카보다 휠씬 극적이고 아찔하고 압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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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 - 삶의 한계에 도전하는 동물들, 그 경이로움에 관하여
데이비드 B. 아구스 지음, 허성심 옮김 / 현암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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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도 자연에서 태어나고 진화된 생명체임에도 수많은 질병들에 고통받는 건 아마도 필연적이지 않을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문명을 이루고 과학이 발달하고 먹을 걱정 없이 사는 인간이란 종이 수명이 길어짐으로 얻어지는 불편한 것들. 고도로 발달된 문명의 혜택에 부작용과 반작용이 없을 수가 있겠나. 문명이 발전할수록 더불어 우린 현명해져야 되고 지혜롭게 살아가야 된다.

이 책은 동물들의 사례를 통해 인간들이 알고 배워야 할 여러 잡다한 의학 지식들을 전달해 준다.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운동. 누구나 알고 있는 건강에 필요한 이야기를 한다고 재미가 없는 건 아니다. 다시 한번 건강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근데 맛있는 걸 도대체 어떻게 포기하는가.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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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주전쟁이 일어날지도 몰라
황도순 지음, 김잔디 그림 / 찰리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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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성 해왕성은 눈 같애. 우주 젤리 같애. 지구가 돌아가잖아. 그럼 인공위성도 돌아간다고 했잖아. 우주엔 공기가 없으니깐 충돌하면 다른 곳으로 뻥 가겠지. 지구랑 충돌할 수 있으니깐 망원경이 멀리 떨어져 있는 줄 알았어. 태양 플레어 분출이 신발같애. 화성 정찰 위성 모습이 할아버지 머리 같애. 우주집은 이글루 같은 것으로 연결되어 있네. 화성에 물은 옛날에는 있었어. 완전 재미있어서 9점이야. 물곰이랑 태양의 중력이랑 우주 쓰레기가 기억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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