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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 보이스 - 법정의 수화 통역사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3월
평점 :
저는 20대 초반에 수화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수화를 배운적이 있습니다..
당시 중급까지 배웠는데...20년전이라 다 까먹은....
그런데 모든 언어가 그렇겠지만...수화 역시...우리가 배우는 수화랑..
실제 '농인'들이 사용하는 수화는 많이 다릅니다..
중간에 안 들리게 된 '농인'들은 그래도 부족한 수화들도 알아보시는데..
선천적인 '농인'들은 왠만한 수화가 아님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자존심 세시더라구요....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초보들 수화 피곤하니까요)
주인공인 '아라이'는 '코다'입니다...
'코다'는 '농인'부모 밑에서 자라난 '청인'을 말하는 것인데요
그래서 어릴적부터 의도치 않게 완벽한 수화를 습득하고 있었을텐데요..
그것도 수화통역을 위해 배운 수화가 아닌 실제 '농인'들 삶속에 수화니까요..
20년동안 일하던 경찰서 사무직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던 그에게..
수화능력을 되살려...'수화통역사'에 도전하라고 지인이 추천해주고..
결국 그는 '수화통역사'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게 되는데요
그런 그에게 어느날 찾아온 '법정통역의뢰'
그리고 그 대상은 수화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한 '스가와라'라는 '농인'이였습니다
그 모습을 통해 떠올리는 17년전의 한 사건...
'농아시설'의 원장이 죽었고 범인으로 지목된 '몬나'라는 남자..
당시 경찰들은 '진술서'를 수화통역사 없이 작성했고..
'아라이'가 수화를 한다고 하자..그 '진술서'를 전달시키는 일을 맡기는데요
문득...'아라이'는 그때 경찰들이 제대로 통역을 했을까? 의문을 가집니다.
실제로 이런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농인'들이 범죄에 휘말리게 된 경우....표현을 못하니까
억울한 일도 많이 당하고 그런다고 하더군요..
'아라이'는 '스가와라'의 법정통역을 맡으며 '판사'에게 피고인이 진술서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을 전달하고
그 모습을 한 여인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녀는 '펠로십'이라는 비영리 단체의 대표인 '루미'라는 여인이였는데요..
'루미'는 '아라이'에게 단순한 '법정통역'이 아닌 '스가와라'의 '전속통역'을 의뢰합니다..
'코다'로 태어나....'청인'들에게도 '농인'들에게도 어느세계에서 환영하지 못하던 '아라이'의 모습..
사실 실제로도 '농인'들의 삶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는데요
그러나 그것을 그렇게 만든것이 바로 우리라는 것을...문득 책을 읽다가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진정 '농인'들의 '같은편(?)이 되어 그들의 '보이스'를 전달하게 되는데요..
그리고 17년전의 살인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교차되면서
농아시설에서 있었던 일이 드러나는데요..
사건도 사건이지만...그 일을 무관심으로 대처하는 우리들의 모습도 보였는데요
읽으면서 얼마나 답답해지던지..
'데프 보이스'는 '농아' + '보이스'란 의미인데요..
실제로 '농아'인들의 목소리는 듣기 힘듭니다...
알아보기가 힘드니까요...그래서 이렇게 억울한 일도 많고...
'수화통역사'들의 중요성도 느꼈고 말이지요..
마지막에 드러나는 두 '코다'의 모습을 통해서..
마지막 반전도 좋았고, 결말도 훈훈했고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였는데요..
책 두께도 얇고 가독성도 좋아서 금방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