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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삼킨 소년 - 제37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9월
평점 :
2009년도에 개봉한 '아무도 지켜주지 않아'란 영화가 있습니다..
주인공인 중학생 '사오리', 그녀의 오빠가 초등생 유괴살인 혐의로 체포되고..
'사오리'의 가족은 언론에 노출됩니다..
언론들의 자극적인 기사와 사람들의 비난에, 그녀의 부모님은 동반자살하고..
홀로 남은 그녀, 그러나 아무도 그녀를 지켜주질 않는데요..그녀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가족이였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농사가 바로 '자식농사'라고 말을 합니다..
어릴적에는 부모가 최고라고 생각하며 따르던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서 반항을 하고, 그후는 부모의 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 맘대로 살아갑니다..
그렇게 삐뚤게 나가다가, 큰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면, 그 부모의 마음은 어떨지 말이지요
더군다나 가해자의 가족이니까...그 누구도 편들어주는이 없을텐데 말입니다..
물론 현실에는 아주 뻔뻔한 부모들도 많습니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란 말이 맞는 정도로, 죄책감 없는 모습..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의 자식이 그런짓을 저질렀을리가 없다는 현실을 부정부터 하게되는데요
그 모습이 어떻게 보면 뻔뻔해보일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어요...
소설의 시작은 '요시나가'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앞두고 있는 장면입니다..
그는 현재 '미사키'라는 연인과 재혼을 앞두고 있는 상태..
성공만을 위해 승승장구 하고 있는 그의 삶에...갑자기 위기가 다가오는데요..
전처인 '준코'와 살고 있는 아들 '쓰바사'가 살인혐의로 체포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네티즌 수사대가 대단한데 말입니다..일본도 비슷한듯..
인터넷에는 벌써 '준코'와 '쓰바사'의 사진이 올라오고, 살인자라는 욕설이 난무하고,..
경찰은 아들을 아직 만날수 없다고 합니다..
언론은 냄새를 맡고 '요시나가'에게 접근을 해오고..
전처인 '준코'는 현실도피를 하고...도망을 쳐버립니다..
그리고 사실이 알려지자, 연인인 '미사키'는 그를 외면하려 하고..
거기다가 회사에서 자리도 위태로와지는 가운데..
'요시나가'는 그럼에도 사라진 '준코'대신 아들의 변호사를 선임하고 그를 어떻게던 구하려 합니다.
그러나 '쓰바사'는 침묵을 지킵니다...
어떻게든 아들의 입을 열게 하려는 '요시나가'
나름 좋은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그는...사실 자신이 아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음을 알게되는데요..
성공으로만 향하던 아버지가..뒤늦게 찾은 아들을 향한 사랑...
삶에서 뭐가 중요한지 뒤늦게 깨닫는데요..
보면서 많이 안타깝더라구요....
'쓰바사'가 친구를 죽인 이유도 결국...부모들의 문제랑 관련이 있었거든요.
작가인 '야쿠마루 가쿠'는 '천사의 나이프'로 처음 만났는데요..
'천사의 나이프'는 정말 대단한 작품입니다..
특히 반전으로 통해, 피해자의 입장과 가해자의 입장을 동시에 보여주지요..
'침묵을 삼킨 소년' 역시 그런데요..
동급생을 살해한 '쓰바사', 그가 침묵을 지키는 이유..
그를 지키려는 아버지 '요시나가'의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이야기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질 않고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는데요..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은 이번이 네번째인데...정말 사회파추리소설은 잘 쓰시는거 같아요..
가독성도 좋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주고...괜찮았던 작품이였습니다.
'쓰바사'가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마지막 장면도 기억에 남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