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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4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황소연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평점 :
제가 중학교 1학년때, 학교가 집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였습니다...
그 거리를 단축시키려고, 근처 전문대 운동장을 맨날 가로질려 다녔었는데요..
어느날 퇴근, 아니 하교길에 운동장에서 사진전을 하는것을 봤습니다
무심코 친구랑 사진들을 봤는데, 그 사진들은 ㅠㅠ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돌아가신분들의 시체였습니다..
지금에야...워낙 찌든 눈이지만...말입니다..
당시에는 시체라는 것을 처음 봤는데요....그것도 보통 시체가 아닌...끔찍한..형상의...ㅠㅠ
저는 어린맘에 큰 충격을 받았고 그후 밤마다 잠을 못 이루고..일부러 학교 갈때 먼길로 빙둘려서 갔습니다..
그런데...아무리 트라우마같은 기억도..세월이 약이더라구요..
어느새 못잊을꺼 같던 기억도 잊혀지더라는..
컴퓨터에 '롬'과 '램'이 있듯이.....
사람들의 두뇌에도 고정기억과 휘발성기억이 있는듯 합니다..
그래서 사람에겐 아무리 고통적인 기억도 언젠가는 잊혀지거나, 희미해지는데요..
그렇지만,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어떨까요??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한때 유망한 풋볼선수였던 '에이머스 데커'
그는 경기중에 심하게 다치고, '과잉증후군'이라는 증상을 얻게됩니다..
결국 운동선수는 그만뒀지만, 재활치료중에 사랑하는 아내 '캐시'도 만나고..
기억력과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그는 경찰이 되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데요...
소설은 그가 잠복근무를 마치고 돌아왔다가, 살해당한 가족의 시체를 발견하는 장면입니다.
누구보다 사랑했던 아내와 딸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현장..
그는 오직 '자살하고 싶은 마음'뿐이였습니다..
결국 범인은 잡히지 않고....2년의 시간이 흐르고..
경찰을 그만두고...탐정일을 하며 고독한 삶을 살아가는 '에이머스 데커'
그런 그에게 옛파트너인 '랭카스터'가 찾아옵니다..
'레오폴드'라는 노숙자가 '데커'의 가족을 살해했다고 2년만에 자수했다는 것이지요.
'데커'와 시비를 붙고 자신을 무시한 그를 미행해 가족을 살해했다지만...
그의 잊을수 없는 뇌에는 '레오폴드'에 대한 기억이 없습니다..
경찰서로 향하는 '데커', 그는 변호사로 위장하여 '레오폴드'를 심문하는데요
그러나 그는 기억이 온전치 못했고, '데커'는 그가 살인범이 아니라..
그 누군가에게 살인스토리를 들은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당시 경찰서에는 '데커'의 모교인 '맨스필드'고교에 충격적인 총기난사 사건이 벌여집니다..
전직 상사이자, 상관인 '밀러'서장은 탐정인 그에게 총기난사사건의 컨설던트로 일할수 있도록 하는데요
끔찍한 사건이지만,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이 일이...자신의 가족을 죽인 사건의 실마리가 되는데요..
사람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고 해서 올바른 데이터가 될수 없는 법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기 기억하고 싶은데로 기억해버리는거니까요..
데이터는 해석이 필요하듯, '데커'의 기억 역시...올바른 해석이 필요했는데요..
그의 기억속에 감춰진 진실, 왜 그의 가족이 살해당해야 했는지..알아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했습니다..
많은 이웃분들이 잼나다고 극찬해서 시작했던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였는데요..
정말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게 후다닥 읽어버렸습니다..
가독성과 몰입도도 대단하지만..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매력적인데요..
이런 캐릭터들을 단 한번으로 소모하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시리즈가 계속 되지 않을까? 싶네요..
'데이비드 발디치'는 저는 처음 듣는 작가분인데...
미국에서는 인기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하십니다..다른 작품들도 조만간 출간되길 바라는데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였습니다..